비가 서글프게 내린다
가슴 밑바닥 저 아래서 올라오는 아지랑이
스멀거리다 잠시
뿌연 안갯속 세계는 사라지고
끓어오르던
고개를 베는 기억, 끄덕이는 생각의 칩거에
하루는 오래 걸린 장마철 빨래가 되어
몇 날을 습습할 거다
가로수의 행렬 종일 걸어도 좋다
사이로 내리는 비를
잠깐 거들어 긴 차를 마시고 싶다
비의 소리는 은근하고
마음은 둘 데 없어
캣타워에 수북한 고양이 발톱 마냥
스크래칭으로 부서져 나온 발톱 마냥
세계는 쌓이어 간다
비, 그리운 날이여
젊은 날은 순간에 가고
코끝이 시린 날이 남았다
201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