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비는 공기처럼 내린다
by
김비주
May 13. 2024
비가 서글프게 내린다
가슴 밑바닥 저 아래서 올라오는 아지랑이
스멀거리다 잠시
뿌연 안갯속 세계는 사라지고
끓어오르던
고개를 베는 기억, 끄덕이는 생각의 칩거에
하루는 오래 걸린 장마철 빨래가 되어
몇 날을
습습할 거다
가로수의 행렬 종일 걸어도 좋다
사이로 내리는 비를
잠깐 거들어 긴 차를 마시고 싶다
비의 소리는 은근하고
마음은 둘 데 없어
캣타워에 수북한 고양이 발톱
마냥
스크래칭으로 부서져 나온 발톱
마냥
세계는 쌓이어 간다
비, 그리운 날이여
젊은 날은 순간에 가고
코끝이 시린 날이 남았다
2018.5.6
keyword
세계
기억
7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김비주
직업
시인
김비주 작가의 브런치입니다. 시를 좋아하던 애독자가 40년이 지나서 시인이 되었어요. 시를 만나는 순간을 시로 기록하고 싶어요.
구독자
53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오늘, 가족의 계보
꿈, 그리고 *집을 순례하다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