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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May 16. 2024

꿈, 그리고 *집을 순례하다


김비주



이마에 송글거리는 땀이 계절을 꽉 차게 한다

봄이

눈부신 연서로 온 맘을 할퀴더니

초록의 발랄한 구애에

불판 위에 매운 오징어 볶음이 오글거리고

생각은 두서없이 건너 다닌다


휴대폰 화면 가득

낯선 집 인테리어에

삶의 진행이

꾸역꾸역 올라올 때

오래된 그리움이 보슬거린다


집들의 순례,

시간의 순례,

사랑의 순례,

펼쳐진 전개도에

생이 있다


긍지를 모조리 채운 난 상상의 건축가

빛나는 대지를 설렘으로 채우는 오래된 몽상가

지상에 걸린

집이

햇빛처럼 쏟아져 내릴 때

나무들이 숨을 쉬고

꽃이

쉼을 꿈꾸는 안락의자들이

집을 눕힌다


*나카무라 요시후미 지음

황용운, 김종하 옮김,  출판사 사이


2018.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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