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비주
이마에 송글거리는 땀이 계절을 꽉 차게 한다
봄이
눈부신 연서로 온 맘을 할퀴더니
초록의 발랄한 구애에
불판 위에 매운 오징어 볶음이 오글거리고
생각은 두서없이 건너 다닌다
휴대폰 화면 가득
낯선 집 인테리어에
삶의 진행이
꾸역꾸역 올라올 때
오래된 그리움이 보슬거린다
집들의 순례,
시간의 순례,
사랑의 순례,
펼쳐진 전개도에
생이 있다
긍지를 모조리 채운 난 상상의 건축가
빛나는 대지를 설렘으로 채우는 오래된 몽상가
지상에 걸린
집이
햇빛처럼 쏟아져 내릴 때
나무들이 숨을 쉬고
꽃이
쉼을 꿈꾸는 안락의자들이
집을 눕힌다
*나카무라 요시후미 지음
황용운, 김종하 옮김, 출판사 사이
2018.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