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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May 17. 2024

붉은 리트머스가 파랗게 변해요.



가끔은 생각하지요

낡은 책상과 교탁에서 일어나던 마술을

순정은 눈부신 붉음을 홀로 채우던

청춘의 뒤안에서

고요로 건너오기까지

닻을 띄우고

붉음의 속삼임에

침이 고이던 그날처럼

푸르게 바뀌어요


그저 리트머스시험지였어요

전복하기까지

산과 염기를 통해

시고 짭짤한 세계가 가득 머무르던


매직은 그것뿐이었어요

교과서는 아이의 앞길에

내일을 기약할 말들을 놓아요


지금 보았지요

학교에서 배운 모든 것이 허공을 떠다닐 때

오랜 침묵을 부수고

내일의 진실을

꺼내 보지요

붉은 리트머스가 푸른 리트머스로

변한다는 현상이 아직 유효한가요


진실이 그리울수록

학교의 이데아는 파랗게 변해요


2019.5.27


시집《 그해 여름은 모노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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