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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Jun 17. 2024

유월 이야기



후덕한 나뭇잎을 보고 있으면 마알개진다

얼굴엔 웃음이 피어난다


아침은

일어나는 시간을 알까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을 때

지구를 염려한 이의 먼 알람이 도착한다

지구를 떠난 이는 아침을 깨우지도 않고

밤을 재우지도 않을 거라는 생각이 둥둥 떠다닌다


오월의 이팝, 아카시도 가고 덜꿩나무엔 겹나비가

가득 핀다


봄의 마지막을 걸어가는 길

유월은 유월대를 올리며 여기저기 희고, 붉고, 노란 꽃들을 피운다


유월항쟁, 육이오

배고픈 이들이 수북이 자라 산과 들의 모든 풀들,

저 세상 사람들의 어릴 적 이야기가 푸름에 녹아나고

나도 어른이 되어 거리로 나온 유월 한날이

문득 알람이 되어

유월을 길게 늘인다


슬픔을 접으면 눈물이 난다

긴 슬픔이 사라진다


2024.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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