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대하여

하루에 대하여 김

by 김비주



하루가 부서질 까봐 일찍 눈을 떴다

언제부턴가 뒤섞인 하루

낮이 졸고 밤 또는 새벽에 눈을 뜨고

밤에 잠깐 졸다 일어나는 새벽엔

시인의 시들을 읽고

그래 이렇게 시도 익어가는구나


사는 걸 전쟁이라 말하는 젊은 날들에게

그저 순순하게 전투도 되지 않는

늙음의 날들에게도

하루는 요만큼 왔다 저만큼 사라지는

일몰의 시간과 가까워졌구나

어쩌면 그리도 짠한 것이 가슴속에

늘 살아 잊고 있었구나

하루가 일찍 깰까 봐 조바심 내며

시를 적는 새벽에

하루를 가만히 토닥거린다


202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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