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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 Baek 백산 Jul 25. 2019

#0 프롤로그: 서른 중반 커리어 분투기

이 글을 왜 쓰는지 

정신없이 살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뭔가 또 한 번 course correct을 해야겠다고 느껴졌다. 하. 내 삶은 언제쯤이면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려나. 그런 게 있기는 한 걸까. 


Gut feeling을 따라서, 성장하고 싶고 더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계속 나름의 도전을 해 왔지만, 과연 이게 맞는 건지, 가능성이 있는 건지, 바보같이 사는 건 아닌지, 많은 의심이 됐다. 


사실 부끄러운 이야기다. 아직까지 혹자가 비판한 것처럼 갈피를 못 잡고 소위 말해 ‘헤매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게 내 커리어다. 직장 찾는데 고생하는 것도 한두 번이면 됐지 매번 수십 개 회사 떨어지고 한 게 뭐 큰 자랑이라고. 좋은 일을 찾는 건 너무 중요하지만, 취직 자체가 엄청난 ‘성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국 비즈니스를 일궈 냈느냐, 얼마나 많은 사람과 팀을 만들어 어려운 목표를 위해 도전해서 결과를 만들어 냈느냐 이런 것에 비하면 취직은 새로운 시작이고, 새로운 책임이지, 결코 결과나 성취는 아닐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내가 가는 길에 대해 확신은 없다. 잘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후배들이나 주위에 권하고 싶은 길은 아니다. 너무 고통스럽고, 늘 버겁기만 하다. 


이 과정에서 발견한 것. 세상엔 정말 커리어가 잘 풀려가고 있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은 늘 고민하고 struggle 하고 있다. 그런 이야기는 생각보다 많이 알려지지 않는다. 한두 마디로 조언을 주는 건 어찌 보면 쉬운 일이다. 실제 결정하는 입장이 되어보면 그다지 쉽지 않음을 느낀다. 그걸 본인이 어떻게 했는지 솔직하게 셰어 하는 게, 나 같은 사람에게는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가공된 ‘조언'과 ‘팁’ 이 아닌, 날것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우리는 각자의 이야기를 더 쓸 수 있지 않을까 소망하고 믿는다. 적어도 내가 했던 시행착오는 피해서, 더 적은 시행착오로, 덜 고통받기를 바란다. 


그리고, 너무 힘들었어서, 이렇게라도 써서 기록을 남기고 싶다. 


이 글의 주요 주제는 아니지만, 한국인은, 한국사람은 정말 우수하다고 느낀다. 하면서 많은 Korean American 도 만났다. 한국이 좁다면 한국 밖으로 적극적으로 뻗어나가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사람들이라고 믿는다. 그래. 이 이야기는 하고 싶다. 대기업 채용은 어렵고, 스타트업도 좋은 데 가기는 너무 어렵고, 중소기업은 너무 불안하고, 그래서 공무원이나 로스쿨이나 안정적인 거 하겠다는데, 근데 잘 모르겠는데, 혹시 어떻게 생각하냐 이런 후배들에게, 사실 잘 안 보여서 그렇지, 생각보다 다양한 길이 있다고, 쉬운 길은 없지만 못할 것도 없다고 이야기해주고 싶긴 하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내 보이고 싶다. 


그래 연애편지로 쓰고 싶다. 사랑하는 한국 선후배님들께, 동료들께,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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