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나누고 결혼을 이야기하고 준비하기 - 남자이야기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평생에 걸쳐 사랑할 사람과의 연애 초기 이야기.
거의 매일 쓴 노트들, 1년 지나자 어느새 150개를 훌쩍 넘었다
I wanted to make this relationship right. I wanted to triple check my gut feeling and also 우리 둘의 삶을 맞는 방향으로 방향 설정해서 조금씩 나아가고 싶었다. 연애 극초기, 사귀기로 시작하고 바로 다다음날, 형의 결혼식으로 난 한국으로 2주간 떠나게 되었는데 그 2주를 시작으로 에버 놋을 통해서 많은 sharing을 시작했다. 매일 통화하고 채팅하고 그런 것은 했지만 글로써 또 생각을 정리해서 나눈 것이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하고 맞춰가는 데에 훨씬 더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몇 가지 우리가 나눴던 것들을 share 하자면
Loving 관련
Road less traveled의 Love에 대해 우리가 나눈 것 – 이 책은 내가 영문/한글 번역본을 모두 읽고 그녀와 그녀 어머니께도 선물해줄 정도로 내게 영향을 많이 줬다. 특히나 사랑에 대한 정의 – ‘자기 자신이나 또는 타인의 정신적 성장을 도와줄 목적으로 자기 자신을 확대시켜 나가려는 의지’ (Love is the will to extend one’s self for the purpose of nurturing one’s own or another’s spiritual growth) – 와 사랑은 느낌이 아니라 행동이고 활동이라는 것. 사랑에 빠지는 감정적인 상태에서 헤어 나올 때 진정한 사랑이 시작된다는 것, 그리고 사랑은 책임감, 깊은 관심, 훈련되는 것, 상대 그 자체에 대한 존중이라는 것 등등이 정말 와 닿았고 같이 공감했다.
Real Marriage라는 책 읽고 나눈 것 – Real Marriage는 한 남녀 (목사님과 사모)가 자신의 실제 불행했던 결혼경험을 솔직하게 open 하면서 남자의 역할/여자의 역할/성/과거사/conflict resolution 등등 부부관계의 common issue에 대해 다룬 책과 영상 물이다. 잘 아는 형이 권유해서 접하게 되었는데, 특히 성(sex)에 대해서 많이 놔눴고 그 나눔과 고민의 깊이가 정말 깊어서 책과 영상을 몇 번씩 보고 민경이 놔 나눠본 것이 결혼생활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맞추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Being 관련
Listening: Let’s study and understand God together
– 이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나누자는 취지의 shared 기도 노트 같은 것이었다. 나중에 다른 식으로 서로의 신앙을 share 하게 되면서 중간에 중단했지만 그래도 처음에 서로의 신앙을 알아가고 맞춰가는 데에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 이건 그 당시 thanksgiving을 만나 감사노트를 쓰고 나눠본 것이었다. 나중에 long distance relationship 할 때도 매일 감사노트를 나눴는데 덕분에 서로의 대화가 훨씬 더 풍요로워지고 따뜻해지고 그랬다던 듯.
– 서로에게 권하고 싶은 것들 (사실은 대부분 내가 권했지만). Todo 를 만들어서 같이 하고 나누고 하니 대화거리도 공감대도 더 많아졌다.
Doing 관련
Doing: What we do together in the world – 진로 고민을 많이 하던 시기라 share 할게 많았다. 진로 상담하던 분을 만나기 전에 생각 정리해서 쓴 이메일을 share 하거나, 그런저런 생각들 update 들을 솔직하게 나눴다. 무얼 해도 좋다고 믿어주고 support 해주는 게 정말 고마웠고, 삶의 calling을 찾아가려는 모습도 참 멋있어 보였다.
Finance: 돈/재물에 대한 원칙 세우고 생각 맞추기– 좀 민감할 수 있는 문제이기에 더 빨리 더 투명하게 share 해보고 싶었다. share 하면 할수록 서로의 재물관이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런 부분을 나누는 것도 편안하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 더 확신이 생기고 자신감이 생기는 마음이 더해갔다.
2주간 한국에 갔다가 돌아오고, LA를 다녀오는 왕복 12시간가량의 차 안에서 또 많은 것을 나누면서 난 자연스럽게 또 넌지시 결혼 이야기를 그녀에게 꺼냈다. (정식 프러포즈도 아니고 간 크게 그냥 넌지시 또 기도 노트 같은걸 share 하면서 은근슬쩍.) 그리고 그녀는 내게 40일 동안 결혼을 놓고 새벽기도를 다녀보자고 제안했다. 사실 초신자인 내 입장에서 이렇게 무언가를 놓고 기도해보겠다는 것은 좀 낯설고 어찌 보면 무서운 제안이라 은근히 망설여 지기는 면이 있었다. 새벽에 일어나는 게 무서운 게 아니라 기도해보고 응답이 없으면 나를 짝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그리고 실제로 진짜 응답을 어떻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인지 의문이 저으기 들었다. 그래도 무언가를 같이 해보자는 게 그렇게 이뻐 보일 수가 없었고, 나도 한 번쯤 궁금하고 해보고 싶었던 거라 “Sure, 얼마든지! ”라고 시원하게 대답!
마침 사는 곳도 가까웠고, 근처에 좋은 교회도 알게 되어 새벽마다 만나서 교회를 같이 다녀오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중간에 내가 차가 생기기 전에는 5시 20분에 그녀가 나를 태우러 왔고 나중에는 내가 태워가기도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새벽형인 나와는 달리 올빼미 형인 그녀에게 새벽기도, 특히 40일 동안 새벽에 깬다는 건 엄청난 일이었던 것 – 그래서 더 많이 고마웠다. 많이 피곤할 때도 있었고, 실제 예배 중에 상당히 많이 졸기도 했지만 우리는 감사하며 때로는 꾸역꾸역(?) everyday routine으로 기도를 다녔다.
항상 새벽에 운동을 해야 하는 내 입장에서는 처음엔 새벽 1시간이 너무 아깝기도 하고 그랬지만 나중엔 이 시간이 많이 기억에 남고 기다려지더라. 교회에서 찬양하는 아저씨의 기타 소리, 불 꺼진 예배당, 기도할 때 종종 너무도 뜨거워지는 마음, 신비로웠던 말씀과 들리는 듯했던 음성들, 등등 정말 즐겁고 은혜로운 시간들이었다. 또 매우 다행스럽게도 그녀가 40일 후에 “하나님이 오빠 아니래!” 이런 말은커녕 더욱 나에 대해 확신하게 되었다며 단단해지고, 나중에 매일 쓴 기도 노트를 나눴을 때 서로가 받은 말씀과 음성의 일치를 확인하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결혼 이야기를 나누고 결혼에 대한 공감대를 단단히 다져갔다. 하나님이 예비한 짝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확신하는 과정을 통해 그 이후 있었던 이런저런 펀치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