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n Baek 백산 Aug 15. 2023

목표돌진은 O 목표설정은 X

우린 내가 누군지 모른다

1. 명문대 교수 말하는 본토출신 한국학생 감별법


얼마 전에 미국 보딩스쿨, 그리고 한국 외국인 학교를 다니는 고등학교 고학년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들은 이야기이다. 아이비리그 교수와 학생들이 이야기하는 본토출신 한국인과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한국인 감별법. 둘 다 영어도 완벽하지만 조금만 대화하다 보면 생각보다 쉽게 그 둘을 구분할 수 있다고. 


한국에서 자라 유학온 아이비리그 학생들은 학업적으로 매우 우수합니다. 거의 가장 우수하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그들과 대화하면 할수록 도저히 그들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진짜 색깔을 모르겠달까요.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 뚜렷하게 알 수가 없어요. 어찌 보면 본인들도 잘 모르고 있을 수 있겠단 생각도 들고요.  


2. 객관식은 O 주관식은 X


한국식 교육을 받아 30여 년을 한국에서 자라고 일해온 나도 미국에서 일하면서 수없이 느꼈다. 난 너무나 정답 찾는데 익숙해져 있고, 내 의견을 확실하게 개진하고 반대의견을 또 경청하고 거기에 대응하며 토론하는 것에는 정말 서툴다고. 서로 다른 의견이 싸우는 그 장 자체가 내게는 너무 불편했고 지금도 쉽지 않다. 


객관식 정답만을 강조하는 사회. 하나의 획일화된 잣대를 들이대는 사회. 내가 입시교육을 받은 지 이십 년도 더 지났지만 객관식 정답 찾기에 올인하는 한국 교육과 획일화된 삶만을 강요하는 한국사회의 문화/압박은 오히려 심해진 듯하다. 여기에 스마트폰/소셜미디어가 더해져 청소년들의 개성과 표정이 오히려 더 없어진 느낌이랄까... 


3. 개념설계 역량, 목표설정 역량 


축적의 시간에서 저자들은 결국 최고의 가치 창출은 "개념설계"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도화지에 새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창의성이 나중에 그려진 그림을 바탕으로 실행/구현하는 것에 비해 훨씬 더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이야기이다. 


한국인, 한국사회는 목표달성 능력으로는 이미 전 세계 최고 수준임을 증명했다. 하지만 목표설정 능력에선 과여 어느 수준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이글에 자세히 생각을 다 담을 순 없겠지만 아래 목표설정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나열해 보자면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 (self-awareness)  

세계관 (세상과 상대에 대한 이해)

자신만의 목소리와 의견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공간/장, 그리고 경험

즉 나를 알고 남을 알고 그 가운데에서 자기 의견을 마음껏 표현하며 토론하고 다듬어가는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나를 알고 상대를 알고 목표를 설정할 수 있을지. Perhaps if we Korean can even get to do that, we will be unstoppabl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