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네들은 했던 말 또 하고 했던 말 또 하고 아오 진짜...
2022년 11월 13일 일요일
난 70년생 개띠이다. 한국 나이로 53세. 요즘 들어 부쩍 드는 생각이 있다. 모임에 나가면 나보다 나이가 많은 언니들이 있다. 그런데 이 언니들이 올해 들어 유독, 모임 장소를 정할 때면 자신들이 원하는 곳으로 가자고 계속 강요를 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나이 많은 언니가 말을 하면 동생들은 그 말을 거스르기가 참으로 어렵다.
10년 전쯤 함께 운동을 한 인연으로, 한 달에 한번 만나는 모임이 있다. 일명 엘빅계, 모임 특성상 나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오늘 모임에서도 가장 연장자인, 곧 70세 되는 미숙 언니가 "우리 동네 맛집 가자, 그럼 나 나갈 수 있어." 이렇게 카톡방에 부드럽게 선빵을 날리는 바람에 대부분 멤버들이 1시간이 넘게 걸림에도 불구하고 그곳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지난번에도 그랬고, 그 전번에도 그랬다. 그래서 우리 모임은 미숙 언니 동네 맛집을 순례하고 있다. 왕언니의 끌어당김이 아니라면 평생 살면서 한 번도 못 가볼 수도 있는 어중간한 지역이다. 화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참 너무한다 싶지만 표현은 강하게 못한다. 농담처럼 '너무 멀다' 투덜거림이 전부다. 그렇게 대놓고 화를 낼 수 없는 상황이 더 화가 났다.
왕복 2시간 운전을 하며 함께 카풀로 타고 오간 모임 동생들에게 '나이 들면 자기 생각만 한다. 우긴다. 같은 말 반복한다. 잘 삐진다.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며, 나는 절대 그러지 않을 거다. ' 열변을 토하며 계속 그 이야기를 강조했다. 가는 차 안에선 연신 동조하던 동생들이, 올 땐 좀 호응이 좀 별로길래 갸우뚱~ 왜지? 순간 뭔가 이상함을 캐취 했다. 아직 눈치는 살아있다. 그래서 모임을 다녀온 후 산책을 하며, 난 왜 이렇게 언니들에게 화가 나는가... 생각해 보았다.
이전엔 이렇게까진 아니었는데... 왜 요즘 유난히 언니들의 고집스러움을 못 봐주겠는가....
순간 깨달았다.
'나도 나이 들었구나...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를 반복하고, 고집스럽게 언니들이 고집 피우는 걸 못 봐주겠다고 계속 구시렁거리는구나...' 화끈 얼굴이 달아오른다. 뒤통수를 텅 맞은 기분이고 동생들에게 미안했다.

나이 듦...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아휴... 한숨이 나온다.
by 산책홀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