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를 책으로 배운 정리 귀차니스트의 정리 이야기
매일 조금씩 정리와 청소를 생각하며 글을 쓰고 있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나는 여전히 집안일 초보자에 정리 귀차니스트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적어도 '하기 싫어'라는 생각으로 지긋지긋해하거나 할 일을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는 김에 조금 더'를 통해 집안에 찌든 때가 생기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
이미 찌들어버리면 고생고생 생고생이다. 찌든 때는 아주 힘들게 노력해서 제거하거나 그냥 버리는 수밖에 없으니 여간 고생이 아니다. 조금만 신경 썼어도 그렇게 되지 않았을 텐데, 미안하고 속상한 일이다.
욕조 실리콘에 생긴 곰팡이를 제거한 일을 떠올린다. 작년 여름이 지난 후 욕조 실리콘에 검은곰팡이가 생겼을 때 세제를 뿌리고 온 힘을 다해 박박 닦았지만 곰팡이가 전혀 제거되지 않았다. 땀만 뻘뻘 흘리고 기운은 다 빠져버려서 포기하고 말았다. 사람 불러야 되는 줄 알았다. 실리콘을 새로 해야만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 곰팡이를 올해 깔끔하게 해결했다. 올해 다시 박박 닦았을까? 아니다. 곰팡이제거젤을 뿌려둔 것이 전부였다. 맞는 세제를 잘 활용하면 손쉽게 해결할 문제였다. 물론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는 '그것도 몰랐나?'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계실 것이다. 정리 초보 살림 초보의 에피소드로 그냥 막 웃으시길, 그리고 '나는 훨씬 더 낫지롱~' 하고 자신감을 얻으시길 바란다.
물론 나는 여기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내가 굳이 더 열심히 박박 닦는다고 해도 이전 방법으로는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방법을 바꿔야 한다. 『내 머릿속 도마뱀 길들이기』에서 본 내용을 직접 체험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나는 전략을 바꾸기로 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할 때마다 큰 소리로 혼을 내도 좀처럼 말을 듣지 않으면 부모는 언성을 높여 더 심하게 꾸짖는다. 채널을 바꾸려고 TV 리모컨을 눌렀는데 채널이 바뀌지 않으면 리모컨 버튼을 더 여러 번 더 세게 누른다. 그렇게 똑같은 해결법 하나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수차례 시도하다가 결국에는 체념하고 포기한다.
그럴 때면 낙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쨌거나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오랫동안 열심히 노력했으니 말이다. 문제는 똑같은 행동을 반복해서, 점점 더 강도만 높여가며 시도했다는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봤는 데도 인생이 좀처럼 안 풀려서 제자리걸음만 하는 기분이 든다면, 혹시 똑같은 행동을 되풀이하면서 더 열심히만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라. 정말로 다른 방법을 써봤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
지금 필요한 건 몇 배의 노력이 아닌지도 모른다.
진정 필요한 건 전략을 바꾸는 것이다.
『내 머릿속 도마뱀 길들이기』 90~91쪽
『50이라면 마음청소』에서도 말한다. 5분 안에 제거되지 않는 더러움은 그 이상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해도 없어지지 않는다고 말이다. 조금씩 신경 쓰며 여러 번 닦아내거나, 그렇지 않다면 '더러움은 완벽히 제거할 수 없다'라는 체관의 경지에서 무슨 일이든 담담히 받아들이는 방법으로 마음을 바꿔야 한다.
많은 시간이 필요한 청소라면 더 열심히 노오력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전에 잠시 멈춰 서서 큰 그림을 그려보자. 너무 심각하게 힘만 빼지 말고 새로운 전략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