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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접몽 Apr 23. 2021

황진이 시 「동짓달 기나긴 밤을」 「청산리 벽계수야」외

오늘은 황진이의 시조를 살펴보고자 한다. '황진이' 하면 먼저 '동짓달 기나긴 밤을~'이 떠오른다. 학창 시절 이 시조를 공부할 때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신기했다. 신기하기만 하다 말았으니 거기에서 멈춘 것이다. '나도 그런 표현을 해봐야지' 했다면 시를 쓰고 있었을까?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허리를 베어 내어
춘풍(春風)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른 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구비구비 펴리라
-황진이-


황진이는 시조를 몇 수 남기지 않았는데 얼핏 찾아보아도 집에 있는 두 권의 책에 있는 것이다. 오늘은 그 시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황진이(黃眞伊). 
본명은 황진, 일명 진랑. 기명(妓名)은 명월(明月). 개성출신. 확실한 생존연대는 미상. 중종 때의 사람이며 비교적 단명하였던 것으로 보고 있다. 
생애. 
그의 전기에 대하여 상고할 수 있는 직접사료는 없다. 따라서 간접사료인 야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계통의 자료는 비교적 많은 반면에 각양각색으로 다른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리고 너무나 신비화시킨 흔적이 많아서 그 허실을 가리기가 매우 어렵다. 
황진이의 출생에 관하여는 황진사의 서녀로 태어났다고도 하고, 맹인의 딸이었다고도 전하는데, 황진사의 서녀로 다룬 기록이 숫자적으로 우세하지만 기생의 신분이라는 점에서 맹인의 딸로 태어났다는 설이 오히려 유력시되고 있다. 
황진이가 기생이 된 동기는 15세기경에 이웃 총각이 혼자 황진이를 연모하다 병으로 죽자 서둘러서 기계(妓界)에 투신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 여부는 알 수가 없다. 
황진이는 자존심도 강하여 당시 10년 동안 수도에 정진하여 생불(生佛)이라 불리던 천마산 지족암의 지족선사를 유혹하여 파계시키기도 하였다. 당대의 대학자 서경덕을 유혹하려 하였으나 실패한 뒤에 사제관계를 맺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박연폭포·서경덕·황진이를 송도삼절(松都三絶)이라 하였다고 한다.
황진이가 지은 한시에는 「박연」·「영반월」· 「등만월대회고」 ·「여소양곡」 등이 전하고 있다. 시조 작품으로는 6수가 전한다. 이 중에 「청산리 벽계수야」·「동짓달 기나긴 밤을」·「내언제 신이없어」·「산은 옛산이로되」·「어져 내일이여」의 5수는 진본(珍本) 『청구영언』과 『해동가요』의 각 이본들을 비롯하여 후대의 많은 시조집에 전하고 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일도 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여 간들 어떠리.




푸른 산 속에 흐르고 있는 푸른 시냇물이여 그대 쉽게 흘러 가는 것을 자랑하지 말아라.

한번 흐르고 흘러서 넓은 바다에 다다른 뒤에 또 다시 이곳에 오기란 어려운 것이다

오늘밤 같이 해밝은 달이 아무도 없는 산에 가득히 비치고 있는 아름다운 밤에 잠깐 쉬어서 간들 어떻겠느냐?


이 시조는 당시 조선 종실(宗室)인 벽계수(碧溪守)라는 사람이 자기는 다른 사람들 처럼 황진이를 한번 보아도 침혹(沈惑)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늘 큰소리친다는 말을 듣고 사람을 시켜 벽계수를 유인, 개성 구경을 오게 하여 달 밝은 밤 만월대(滿月臺)에서 이 시조를 읊어 벽계수로 하여금 도취케 하여 타고 온 나귀에서 떨어지게 하였다고 하는 고사가 전한다. 여기에서 벽계수는 푸른 물, 벽계수(碧溪水)에 자기의 기명인 「명월」을 밝은 달로서 견주어 비유한 것이다.



소세양 판서를 보내며

달빛 아래 오동잎 모두 지고

서리 맞은 들국화 노랗게 피었구나

누각은 높아 하늘에 닿고

오가는 술잔은 취하여도 끝이 없네

흐르는 물은 거문고와 같이 차고

매화는 피리에 서려 향기로워라

내일 아침 님 보내고 나면

사무치는 정 물결처럼 끝이 없으리




어느새 '이 날씨 딱 좋아!'라고 생각되는 계절이 왔다. 황진이의 시를 보며 바쁘게 흘러가던 모든 것을 멈추어 붙잡아본다. 황진이의 절절한 시를 음미하며 계절의 향기에 젖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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