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접몽 Apr 25. 2021

김인육 사랑의 물리학 드라마 도깨비에 나온 시

드라마 도깨비를 할 때, 오랜만에 설레는 마음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해서 시청했다. 때로는 말도 안 되는 스토리인데 완전히 공감하며 빨려 들어가는 드라마가 있는 반면, 분명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인데도 거리감이 느껴져 몰입하지 못하는 드라마가 있다. 그럴 때에는 괜히 청소하거나 빨래 접거나, 없는 개 밥 줘야 한다며 왔다 갔다 하게 되는 것이다.



몰입해서 보면서 뿌듯하고 설레는 드라마가 있었으니, 그중 <도깨비>는 단연 손에 꼽을 만했다. 그 드라마 중에서 배우 공유가 낭독해 주는 시가 있었다. 어쩌면 그 시를 내가 그냥 책으로만 읽었다면 스쳐 지나갔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소리로 들으며 시각적으로 보고, 무엇보다도 드라마의 스토리와 함께 다가오니 쿵~ 쿵쿵~ 소리를 내며 다가온다. 오늘은 김인육의 「사랑의 물리학」을 감상해본다.







사랑의 물리학



김인육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드라마 도깨비

소개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인간 신부가 필요한 도깨비, 그와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 기억상실증 저승사자. 그런 그들 앞에 '도깨비 신부'라 주장하는 '죽었어야 할 운명'의 소녀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신비로운 낭만 설화


드라마 홈페이지에 가보니 시즌 2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요청이 가득하다. 나도 이 글을 마치고 한 마디 보탤까 한다. 천년을 기다릴 수는 없겠지만 몇 년 정도야 기다릴 수 있겠다. 기다리고 싶다. 드라마 도깨비를 다시 감상하는 것은 시즌 2의 시작 소식이 있을 때에 그렇게 해야겠다. 이어서 보면 그 감동이 아찔한 진자운동을 하면서 몇만 배는 될 것이니 말이다.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설렌다.

매거진의 이전글 황진이 시 「동짓달 기나긴 밤을」 「청산리 벽계수야」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