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정리

정리를 책으로 배운 정리 귀차니스트의 정리 이야기

by 호접몽

책들이 들이닥쳤다. 이미 나에게는 책이 충분하지만 부족하다. 늘 책에 목말라 있다. 날마다 새롭고 싶다. 읽고 싶은 책, 읽어야 하는 책, 충동구매를 한 책, 다음에 또 읽고 싶은 책…. 어쩌겠는가. 쇼핑중독까지는 아니어도, 활자중독 같은 것도 아니어도, 그냥 커피마시며 책 읽는 게 좋은 걸 어쩌겠는가. 그냥 이러고 살란다. 그냥 소소한 취미 삼아 책 속에서 위로도 받고 힘도 얻고 분노도 하며, 인생사 희노애락을 느끼면서 오늘 하루도 살아간다.



『말의 선물』에 보면 이런 글이 있다. 이 말이 책장에 있는 책들에 존재가치를 부여해준다. 더이상 미안해하지 않기로 했다.

사람은 언젠가 읽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읽을 수 없는 책에서도 영향을 받는다. 거기에 쓰인 내용이 아니라 그 존재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이다. 우리는 읽을 수 없는 책과도 무언의 대화를 계속한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과 비슷하게, 그 존재를 멀리 느끼며 적절한 시기가 도래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또한 하나의 말에도 인간의 인생을 바꾸기에 충분한 힘이 숨어 있다. 쓰는 사람의 일은 오히려 생애를 바쳐 하나의 말을 전하는 것 같다고도 지금은 생각한다. -『말의 선물』60쪽



책장에 꽂아놓은 책 중 숙제처럼 느껴지지만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여전히 펼쳐들지 못하는 책이 있다. 그 책들에 대해 늘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이 글을 읽으며 다른 방면으로 생각해본다. '사람은 언젠가 읽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읽을 수 없는 책에서도 영향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내 공간에 자리잡고 있는 책들에 대해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오늘따라 한꺼번에 새책이 들이닥치고 보니, 새로 들어온 책들과 이미 자리잡고 있는 책들의 교환식을 해주어야 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도 다른 물건들과 마찬가지로 고인물이 되면 안된다. 순환을 시켜줘야 한다. 그래야 책도 나도 서로 도움이 된다.



오늘은 책장 정리를 살짝 해주었다. 얼마 전에도 언급했지만 『부자가 되는 정리의 힘』에서 책정리에 도움을 주는 부분이 있었다. 사실 책 정리에 관한 부분 만으로도 그 책을 읽은 보람을 느꼈으니 말이다.



'버릴 것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남길 것을 골라야 한다.'
'책장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들로만 채우겠어.'
책처럼 많은 물건들을 정리해야 할 때는 버릴 것이 아니라 남길 것을 골라야 한다.
『부자가 되는 정리의 힘』 83쪽



그 전까지는 책장을 바라보며 어떤 책을 뺄까 고민했다면, 이제는 일단 한 줄 쫙 빼놓고 그 책들 중에서 남기고 싶은 책을 고른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책을 대하는 나의 마음을 180도 달라지게 해준다. 버릴 것에 집중하지 않고 남길 것을 고른다는 점에서 말이다.



정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있는 것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것을 간직하고 잘 활용하는 것이니, 책 정리도 마찬가지다. 어떤 것을 남길지 고르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오늘은 정말 책장 정리하기 좋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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