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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May 25. 2023

'좋은 것'과 '더 좋은 것' 사이

우리의 선택은 bad와 good이 아니다


몇 해 전 누군가가 성경에서 닮고 싶은 인물이 있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많은 이들이 예수님의 열한 제자 중 한 사람을 말하거나,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 혹은 완전한 의인이었던 노아, 그리고 하나님과 동행하였던 에녹을 선택했다. 내 차례가 왔다. 순간 나도 위대한 선지자 중 한 사람을 말할까, 아주 잠깐 고민도 했다. 나는 작은 소리로 내 마음속 깊이 품고 있는 그녀의 이름을 말했다. 마리아.      


성경에서 마리아는 흔한 이름이다. 나의 그녀는 예수님의 어머니가 아니라, 마르다의 여동생 마리아다. 예수님께서 마리아의 집에 방문했을 때, 언니 마르다와 동생 마리아는 둘 다 바빴다. 마르다는 손님을 대접할 준비를 하느라고, 마리아는 그분의 발치 앞에 앉아 이야기를 듣느냐고.      


“마르다야, 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나 몇 가지만 하든지 혹은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   

  

여러 가지 일로 분주했던 마르다에게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마리아가 선택한 “좋은 것”은, NIV 영어 성경에서 “What is better”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녀의 선택은 “더 좋은 것”이었다. 예수님을 대접하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분의 발치 앞에 앉아서 그분의 음성을 듣는 것이, 그날에 더 좋은 일이었다. 그녀에게는 선택의 지혜가 있다. 이것이 내가 마리아를 닮고 싶은 이유다.    


  

매일의 삶 속에서 찰나와 같은 순간마다 우리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나는 자주, 내 선택 앞에 후회의 고배를 마신다. 그리고 가끔 선택 이후에 따르는 책임이 두려워서 머뭇거리기도 한다. 이제 나는 내 인생 앞에 놓인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지려고 한다. bad와 good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 앞에는 “좋은 것”과 “더 좋은 것” 사이의 선택지가 놓여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조금 더 용기를 내보자. 나와 당신의 선택은 좋은 것이고, 때론 더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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