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것들은 우리에게 따뜻함을 준다.
익숙한 사람이 건네는 인사, 자주 가는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 즐겨듣는 노래들은 존재만으로 우리에게 편안함을 준다.
하지만 따뜻하고 편안한 것이 반복되는 환경은 우리를 멈추게 하기도 한다.
울타리 안에 있는 동물들은 드넓은 초원을 두고도 울타리 안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 처럼, 우리가 속한 이 환경이 전부라고 착각하게 한다.
그래서 낯선 것들이 주는 자극이 필요하다.
익숙함이 주는 안정감은 우리 삶에 있어야 할 중요한 가치 중 하나지만, 결국 우리 삶의 폭을 넓혀주는 것은 반복되는 무언가가 아니라 새로 알게 된 무언가이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익숙한 것만큼 쉽고 편안한 것은 없다.
나 역시 매번 해오던 익숙한 것들을 하는 게 편하지만, 낯선 것들의 중요성도 알기에 가끔은 의식적으로 낯선 것에 노출되려 노력하는 편이다.
'낯선 것'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왠지 무게감이 느껴지고, 겁이 날 수 있다.
하지만 낯선 것들은 의외로 가까이에 있고, 접하기도 쉽다.
가장 쉬운 실천 중 하나는 가보지 않은 공간을 가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동네는 너무나도 익숙한 공간이지만, 매일 걷던 길에서 방향만 조금 틀어본다면, 들어가 보지 않은 골목을 지나가 본다면 낯선 것들을 만날 수 있다.
나도 낯선 것들에 대한 실천 중 하나로, 지난 주말에는 가보지 않은 카페에 갔다.
잠시 카페에 가고 싶을 때는 늘 집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를 가는데, 이번에는 스타벅스를 지나 10분 정도 더 걸었다.
처음 가보는 길목으로 들어가니 작은 카페가 나왔다.
보통 새로운 장소에 갈 때는 리뷰나 메뉴를 찾아보고 가지만 이번에는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가 봤다.
그런데 그게 꽤 좋은 자극이 돼주었다.
왠지 모르게 지쳐있던 요즘이었는데, 새로운 카페에 온 것만으로 어느 정도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내가 지쳐있던 이유는 매일 반복되는 시간을 보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작은 자극이지만, 새롭다는 이유 덕분에 피로감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이다.
내 동네임에도 처음 걷는 골목길, 그 길에서 만난 낯선 건물들, 그리고 우연히 발견한 카페까지.
'카페'라는 흔한 장소지만 그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이 낯설어서 인지 다양한 감각들이 자극되는 느낌이었다.
그 자극 덕분에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었고, 왠지 막연했던 생각들도 선명해졌다.
이렇게 낯선 장소는 우리에게 뜻하지 않은 선물을 준다.
첫 번째 선물은 바로 '관점의 전환'.
우리의 뇌는 새로운 자극에 민감하다. 평소에 보지 못했던 풍경, 들어보지 못했던 소리, 맡아보지 못했던 냄새는 우리의 감각을 깨워준다.
그래서 평범한 일상에서는 떠오르지 않았던 생각들이, 낯선 곳에서는 자연스럽게 떠오르곤 한다.
낯선 장소가 주는 두 번째 선물은 '두려움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우리가 늘 머무는 공간에는 이미 우리의 걱정과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
책상 위에 쌓인 서류들, 쉬려고 마음먹을 때마다 떠오르는 할 일들, 볼 때마다 신경쓰이게 하는 벽지의 흠집까지.
익숙한 공간은 우리에게 편안함을 주는 만큼 불안감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새로운 장소에서는 다르다. 새로운 장소는 마치 백지와 같다.
그곳에는 아직 우리의 감정이나 기억이 새겨져 있지 않기에, 우리는 자유롭게 사고를 할 수 있다.
낯선 곳에서는 모든 것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낯선 것들을 절대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평소에 가보지 않던 길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렇게 만들어가는 낯선 곳에서의 경험은 단순한 기분 전환을 넘어, 우리의 내면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줄 것이다.
익숙한 환경에서는 여유를 갖기 어렵지만, 낯선 곳에서는 모든 것이 새로운 덕분에 나 자신에 대해서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삶의 여정은 결국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 여정을 같은 길로만 이룬다면 결국 같은 풍경만 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낯선 것을 해보려는 작은 용기를 낸다면 우리는 더욱 풍요로운 여정을 만들 수 있다.
그 여정 속에서 우리는 잊고 있던 자신의 모습을, 몰랐던 가능성을, 그리고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번 주말에는 시간을 내어 낯선 곳으로 산책을 가보는 건 어떨까.
우리는 단지 가보지 않은 곳으로 방향을 틀었을 뿐이지만,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