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애도 과정
노트를 읽다가 내가 작년쯤 쓴 글을 발견했다.
당시에는 이별의 아픔으로 힘들어하고 있었는지, 그걸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 지에 대해 나름의 정립을 해둔 글이었다.
지금 와서 꺼내보다 당시의 내가 귀엽게 느껴진다고 할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저 무덤덤한 일이 됐는데, 당시에는 벗어나고자 발버둥 쳤던 기억이 있다.
과거의 나처럼, 이별의 아픔을 겪고 있을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옮겨 적어보는 글.
그리고 나도 언젠가 또 겪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기도 하다.
물론 피하고 싶은 상황이지만, 또 다른 이별이 온다면, 이 글을 지침서 삼아 꺼내 읽어야겠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현재 상황에 대한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헤어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면의 혼란스러움 때문이다.
직전까지만 해도 세상에서 가장 가깝던 사람과 남이 돼있다는 것 자체가 믿을 수 없는 설정 이긴 하다.
그래서 우리는
"내가 잘못하지 않았더라면 괜찮지 않았을까"
" 언제 그랬냐는 듯 곧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자기 의심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상황 판단이 흐려지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 그리움의 실체이다.
그리움의 실체는 "그 사람"이 아니다.
그와 함께한 정서,
내가 주고받았던 감정,
사랑을 받는 나 자신이다.
결국 "그 시절에 행복했던 나의 모습"이 그리운 것인데, 우리는 상대방이 그립다고 착각하게 된다.
이럴 때 우리는 이별한 사람에게 참지 못하고 연락을 하는 실수를 하게 된다.
하지만 연락은 "절대"도움 되지 않는다.
이는 단순 그리움이라는 감정이 불러일으킨 행동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그리움은 해소되지 않는다. 정도가 줄어들 뿐, 평생을 나와 함께할 동반자이다.
우리가 어릴 적 추억을 그리워하는 것처럼, 누군가와 함께 보낸 시간들도 희미해질 뿐 기억에는 이미 새겨져 있다.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연락을 한다면, 오히려 감정의 진창으로 다시 빠지게 된다.
흙탕물이었다가 애써 맑아진 물에, 다시 돌을 던져 지저분하게 만드는 격이다.
연락을 하는 이유가 단순 그리움 때문이 아닐 수 있다.
"상대방도 나를 그리워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확인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 역시 나를 그리워하고 있다고 해도, 결국 헤어진 관계는 또 같은 문제로 부딪히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사람이 달라지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는 쉽다.
그러니 장밋빛 미래를 그리기보다는, 과거에 힘들었던 나를 떠올리며 그리움을 참아내야 한다.
위 상황을 이해했다면, 이제는 극복 방법들을 하나씩 실천할 차례이다.
감정의 회복과 더불어, 현실에서도 전환을 해줘야 우리는 마음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다.
먼저 "기록하기"이다.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기록해 보자.
너무 보고 싶은 날에는 노트를 꺼내 보고 싶다고 적고, 상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노트에 풀어내자.
적는 것도 일종의 표현인데, 감정은 표현하면 약해지는 특성이 있다.
반대로 꾹 참고 역 누르면 강해진다.
그러니 마음속에 떠오르는 감정들을 표현하고 풀어내자.
그리고 나 자신에게 전하는 메시지로 기록할 필요가 있다.
다음과 같은 문장들로 내 마음속 흔들림을 다스려보자.
"당시의 나에게는 이별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과거로 돌아가도 내 결정은 변하지 않을 것이고, 지금 느끼는 그리움은 감정일 뿐, 진실이 아니다"
"다시 돌아가도 같은 이유로 힘들어질 것이다"
다음으로는 감정의 분산이다.
감정은 다른 에너지도 분산할 수 있다.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강한 에너지이기 때문에, 창조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위에 기록하기와 같은 맥락인 글쓰기, 여행, 운동, 또 새로운 분야에 대한 공부가 있다.
감정은 잊는 게 아니라 작아지는 것이다.
그리움이라는 감정의 자리에 다른 감정들이 자리를 채우면 그리움은 자연스럽게 작아지고, 잊히게 된다.
감정을 곱게 보내는 것 역시 사랑을 끝내는 하나의 과정이다.
소중했던 사람과 함께 감정을 나누는 시간이 소중했던 것처럼,
나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려서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역시 소중하다.
이별 속에서 느껴지는 슬픔을 고통이라 여기기보다는,
소중했던 사람을 떠나보내는 과정에서 마땅히 겪어야 할 애도 과정이라 여기자.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내게 소중했던 사람을 온전히 떠나보낼 수 있고, 그 사람의 행복을 빌어줄 수 있다.
그리고 우리의 내면도 한층 성장하게 될 것이다.
그리움을 어리석은 방법들로 극복하는 것은 지양하자.
마음의 허기를 채우는 것은 더 큰 공허를 낳을 뿐이다.
이별을 겪고 있는 모두가 마음을 회복하고, 다시 일상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길!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