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술관은 노 키즈 존 이어야 할까?’라는 주제의 게시물을 보았다.
그리고 주제에 대한 내 견해를 간단하게 작성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대답은 확고한 ‘아니오’다.
유럽에서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방문했을 때, 아이들을 쉽게, 많이 볼 수 있었다. 심지어 단체로 원복을 입고 유치원에서 견학온 듯한 아이들도 보았다. 작품을 구경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바닥에 앉아 놀기도 하고 작품 앞에서 장난치는 아이도 있었다.
미술관을 방문한 다른 관람객들은 특별히 아이를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은 무심히 작품에 집중했다.
아마 그들도 어릴 적 이런 문화 속에서 자라오지 않았을까.
이들에게 미술관은 일종의 놀이터다. 주말이면 편한 옷을 입고 노트 한 권을 챙겨 미술관에 방문한다. 좋아하는 작품 앞에 자리를 잡고, 가져온 노트를 꺼내 그림을 그린다. 마땅한 의자가 없으면, 양반다리도 서슴지 않는다.
이러한 장면은 유럽 어느 미술관을 가도 흔히 볼 수 있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예술을 접했던 그들에게 '예술'은 누구보다 친근하고 가까운 존재일 것이다.
'예술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풍부한 사회'는 우리가 배워도 좋을 문화처럼 보였다. 문화예술에서 아이를 대하는 작은 태도의 차이가 그 아이들이 성장한 미래 사회에서 큰 변화를 만들기 마련이다.
사람은 결코 혼자 살아갈 수 없다. 다른 사람이 생산한 음식을 먹고, 다른 사람이 생산한 물건을 사용하며 누군가 일군 단체로부터 생활할 수 있는 비용을 얻는다. 우리는 애당초 생물학적으로 사회를 구성하고 집단을 이뤄 살아가는 동물이기에,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하고 서로 배려해야 하는 건 당연한 자연의 이치다.
노키즈존을 선언하면 당장의 이점은 있겠지만,
아이에게 예술 문화를 개방하고 함께 알아가며 문화와 예술에 대한 흥미를 심어주는 게 사회에서 올바른 어른의 자세라 생각된다.
아이가 없는 사람일지라도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포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물론 아이를 둔 부모도 자녀에게 타인을 위한 배려를 교육한다면 우리는 보다 좋은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예술은 특정부류만 누릴 수 있는 전유물이 아닌,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문화가 되어야 한다.
문화와 예술에 대해 자신의 관점을 공유하고 토론할 때, 우리는 더 깊이 사유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 우리가 더 가치 있는 사람으로서 사회에 기여할 때, 비로소 사회는 더 성장할 수 있다.
미술관의 노키즈존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문화와 예술은 사회를 구성하는 모두가 차별 없이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그래서 우리가 진정 해야 하는 일은 어른이 문화예술을 잘 누리기 위해 아이를 배제할 것이 아니라 아이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라고.
나는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