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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반대라서 더 끌리는, 아르헨티나』세상에 나오다

출간 이후 열흘이 지나고 슬슬 써보는 지난 이야기와 근황

by Angela B



1.

2주의 예약판매 기간을 거쳐 2025년 5월 16일, 심혈을 기울여 만든 내 첫 책『반대라서 더 끌리는, 아르헨티나』가 정식 출간이 되었다. (사실 예약판매 기간에도, 실제 책 원고가 인쇄소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크고 작은 오류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매일 밤잠을 잊은 채 수정 작업을 했었다.)


그렇게 공들인 책이 정식으로 세상에 나온 뒤 열흘 가량이 지났는데, 그간에 있었던 우여곡절과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하나씩 서술해보고자 한다.

기쁜 마음으로 써 내려간 인스타 업로드용 사진




2.

원래 정식 출간일날 책이 모두 예약판매 분만큼 각 인터넷 서점에 입고가 완료되어 주말에 발송이 되어야 했으나 그렇지 못했다. 나를 믿고 예약판매 도서를 구매한 사람들 중 - 교보문고와 예스24를 이용한 경우 - 모두 발송 지연 문자를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 그 주말 동안 주변에서 어떻게 된 거냐고 친척과 친구, 주변 지인들에게 십수번 연락을 받았고, 그 와중에는 나더러 "사기 당한 거 아니냐"고 상처가 될 만한 거친 말을 마구 쏟아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 역시 그 이유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지만 그래도 그저 '죄송하다'고 대답하기 바빴고, 그렇게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주말 동안 온갖 문의로 너덜너덜 해진 상태에서 월요일을 맞았다.


나 역시 아무것도 알지 못해 화가 난 상태에서 출판사에 계속 연락을 했고, 저녁이 되어갈 무렵에서야 담당자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원인은 인쇄소에 물량이 몰린 탓이었고, 이 출판사 뿐만이 아니라 다른 출판사들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사실 지금이 대선 정국인 것까지 생각해 본다면 인쇄소가 바쁜 건 크게 놀라울 일이 아니긴 하다). 이렇게 이유라도 알고 나니 다행이었고, 그날 저녁에 책을 구매했다는 주변인들에게 이러한 사정을 설명한 카톡을 돌리고, 인스타그램에도 스토리로 소식을 올려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했다.


화요일에 드디어 인쇄가 모두 완료되었다는 연락을 받았고, 수요일에 출판사가 집으로 보낸 책들을 받았다. 그렇게 정확히 5일 정도 인쇄 및 입고가 늦어지는 소동 끝에, 내 이름 석 자가 저자로 쓰인 책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난 이제 진짜 정식 작가다! :D 짝짝짝!



드디어 갖은 우여곡절 끝에 내 손에 들어온, 첫 아이나 다름 없는 내 첫 책!


원래 계획상 6월 말쯤 출간 예정이었으니, 생각보다 한 달 이상이나 먼저 나온 셈이다.

그만큼 밤낮 없이 내 자신을 갈아넣은 것도 맞지만, 그렇기에 독자분들을 빠르게 만나게 되기도 했다. (그러고보면 세상사는 시간이 지나면서 다 수평을 이루는 듯 하다.)

이렇게 내가 생각하고 경험하며 빚어낸 세계의 일부를 책의 형태로 내놓는다는 것은 매우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만큼 설레기도 한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 주변 곳곳에 피어난 장미꽃들로 둘러싸인 나날들.

또 다른 나의 탄생을 축복해주는 것만 같은 장미꽃들처럼, 내가 가진 또 다른 형태의 가능성도 아름답게 피어나는 중인 것 같아 매우 기쁘다.




3.

지난 목요일,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나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첫 출간 파티가 있었다.

오랫동안 꾸준하게 연락을 주고받고 지내며 나를 지켜봐주고 응원해주는 소중한 인연들인데, 우리가 만나기 전에 모두 무사히 책을 받게 되어 너무나 다행이었다!



첫 사인회 ㅋㅋㅋㅋㅋ 그리고 내 주변의 고마운 이들을 위해 제작한 사진 엽서와 직접 쓴 손편지도 증정 완료! 출간 축하한다며 예쁜 꽃바구니도 받았다. 정말 행복했던 밤.



모두들 퇴근 후 갓 택배를 받아 왔던지라 글을 읽지는 못했지만, 생각보다 책이 두껍다며 목차만 봐도 가벼운 마음으로 넘기는 책이 아닌 것 같다는 말을 해 주었다. (여기에 덧붙여서 아르헨티나 종합 인문학 도서 같다는 이야기를 해 준 친구들도 있었는데, 사실 그게 내 의도에 가장 적합한 해석이다. 다른 친구들에게는 "네가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았구나"라는 말도 들었다 ^^ㅋㅋㅋ)


금요일과 토요일 또한 나를 볼 겸 사인도 받을 겸 멀리서 차를 몰고 달려와 준 손님들이 있었다.

아르헨티나에 대한 깊은 맥락을 아는 이 분들과도 책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남겨주신 덕담은 영원히 잊지 못할 거에요. 약속처럼 3년 뒤에 꼭 다시 만나요!



일요일에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한 친구들을 만나 책 사인회와 선물 증정식을 가졌다.

내가 살아온 궤적을 모두 알고 있는 오랜 친구의 의미. 시간이 꽤 지나도 나에 대해 한 치의 의심없이 올곧게 응원해주는 이들의 존재 덕에,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스스로에 대한 신뢰조차 흔들릴 때마다, 다시금 신발끈을 질끈 동여매고 달려갈 수 있도록 내게 믿음을 보내준 고마운 사람들, 이들 덕에 책 출판이라는 인생의 버킷리스트이자 작가라는 새로운 자아를 갖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따뜻함으로 온 몸이 데워지는 듯한 느낌의 주말을 보냈다.




4.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뿌듯한 시간을 보내고 이번 주 출근을 시작했다. 동료 선생님들 중에서도 내 책을 빠르게 구매한 분들이 계셨고, 우리 반 교육가족 분들도 궁금하다며 몇 분이 구매하셨다고 한다. 그 중에 어떤 선생님께서는 내게 직접 찾아와 "글 구성이 탄탄하지만, 생각보다 술술 읽히고 재미있어서 매력있다"라는 평을 남겨주셔서 몸둘 바를 모를 정도로 감사했다. 그들 모두에게 사인과 함께 내가 준비한 선물을 보냈다.


그리고 오늘 오후에는 또 다른 선생님께서 내게 "책을 읽었는데 페이지마다 내가 전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것 같다. 꼭 다음에 아르헨티나로 가보고 싶다"라는 설레고 예쁜 평도 남겨주셨다.


글과 문장, 그리고 이들이 하나로 합쳐진 책이라는 매개체로 나의 생각과 의도를 전할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기쁘다. 내가 만든 세계와 이를 통해 아르헨티나를 접하는 사람들이 지구 반대편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나의 문장에 공감하며 언젠가 그곳을 가보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면 정말이지 그걸로도 나는 성공한 사람이다.


오늘은 여러 경로로 알고 지낸 지인들에게 전국 각지로 택배를 보냈고, 이번 주에는 첫 서평단 모집을 실시한다. 다음 주에는 서평단에게 책 택배를 보낼 것인데, 이분들께서 보다 전문적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글을 읽어가며 내가 담아온 지구 반대편 세계의 조각에 대해 널리 알려주시기를 바란다.




5.

다음 달에는 지역 독립서점에서 인생에서의 첫 북토크가 잡혀 있고, 방학 시즌 전후로 또 다른 북토크나 행사들을 하나씩 진행해 볼 예정이다. 그리고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또 다른 지구 반대편 나라들의 이야기들을 하나씩 더 풀어보려고 한다.


이야기꾼으로의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 지구 반대편 중남미의 이야기, 아르헨티나가 궁금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장소라면, 언제든지 기꺼운 마음으로 달려가려고 한다. (관심이 있다면 불러주세요!)

¡VAMOS!



+

이번 일을 통해 내가 느낀 전반적인 출판업계에 대한 감상은 시간이 좀더 흐른 뒤에 자세히 풀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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