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책 작업 완료, 예약 판매 시작 + 작은 선물 증정, 응원과 감사함
1.
사람의 얼굴과 표정, 맵시가 첫인상을 결정하듯, 책도 표지와 제목이 책의 첫인상을 결정한다.
그래서인지 출판사는 처음 계약할 즈음부터, 책 제목과 표지의 중요성에 대해 내게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리고 나 역시 - 전혀 살 생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홀린듯이 - 제목과 표지가 매력적인 책을 사본 적이 있는 사람이기에, 이는 책을 만들기 시작할 때부터 꽤 고민했던 부분이다.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다들 여행 분야 책들처럼 표지로 사진을 넣을까 했지만, "과연 사진 한 장이 어떻게 내 책의 내용을 다 나타낼 수 있단 말인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자 고민이 깊어졌다.
흔히 말하는 단순한 여행기가 아닌, 그곳에서 만든 내 삶이 녹아있는 글.
부에노스아이레스 생활기, 아르헨티나 사회의 단면을 관찰한 기록, 아르헨티나 곳곳을 여행한 뒤 써 내려간 기행문까지. 이 모든 내용을 나의 생각 및 경험과 함께 버무려 지은 나의 첫 책.
여기에 한 두장의 사진 표지로는, 이 내용을 제대로 나타내기 힘들 것 같았다.
아르헨티나의 다채로운 모습과 내 에세이를 함께 나타내기 위해서는, 차라리 예쁜 일러스트 표지가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여기에 내가 원하는 시안을 아르헨티나에서 가져온 책 레퍼런스와 함께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였다.
그리고 내 책이 (여행에세이류의 책 치고는) 글밥이 많고 책이 두꺼운 편이라, 더이상 표지 비용으로 발생하는 인쇄 단가를 올리지 않기 위해 일러스트가 나을 거라는 판단도 있었다.
이후 최종 탈고를 마무리 한 뒤에, 출판사로부터 드디어 표지 작업 시안을 네 개 정도 받았다.
내가 원한 느낌은 마지막 시안이었고, 여기에 며칠 동안 출판사와 연락을 주고 받으며 끊임없는 작업과 피드백을 통해 원안을 대폭 수정하였다.
아래는 그 결과물이자 최종적으로 낙점된 표지이다.
출판사에서는 표지 작업과 함께 보도자료 시안을 보내주었다. 보내준 자료에서 오탈자와 문장 내용의 오류를 잡고(아무래도 나라와 지역명 등이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한 편이 아니다 보니,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정리하여 출판사에 다시 보내는 작업을 두어번 거쳤다. 이 보도자료 내용은 향후 출판사 홍보나 인터넷 서점의 소개글 등으로 올라간다고 한다.
2.
출판사 최종 탈고 후에, 편집자님께서 사진까지 모두 넣은 최종 내용을 PDF로 모아서 보내주었다.
여기에서 나의 점검, 그리고 인쇄 전 출판사의 점검까지 모두 끝나면 실제로 인쇄소로 넘어가고, 일주일 뒤에는 진짜로 책이 나온다고 하니, 이 점검은 초판 인쇄 들어가기 전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작업이라고 했다.
'두 달 동안 내부 수정을 다섯 번이나 거친 원고를 다시 보는 작업'이기 때문에 내용 PDF 점검은 쉽게 끝나리라 여겼는데, 생각 이상으로 틀리거나 맞지 않는 내용이 많아서 꽤나 당황했다. 내가 미쳐 잡아내지 못했던 오탈자도 있었고, 책 디자인 작업에서 오류가 난 경우도 있었고, 폰트의 가독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었으며, 스페인어 표기에 오류가 있거나 내용 서술과 옆에 있는 사진이 맞지 않아 독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페이지들도 있었다.
내 머리와 가슴으로 잉태하여 낳게 될 내 자식인 내 첫 책에 대한 책임감을 크나큰 가지고, 이것저것 마음에 들지 않거나 잘못된 부분, 오탈자 등에 전부 주석을 달거나 동그라미 표시를 해서 메모를 달았다. 부디 출판사 편집팀 및 디자인 팀에서 전부 놓치지 않고 잘 봐주시기를 바란다.
개인적인 일로 연휴부터 다른 지역에 가 있느라 정신이 없었고, 마감 마지막 날 숙소에서 비몽사몽 졸음을 참아가며 늦은 새벽까지 작업한 후 겨우 보냈다.
3.
다음 날, 출판사 담당 편집자님께 아래와 같이 반가운 카톡을 받았다.
작가님, 다름이 아니라 <반대라서 더 끌리는, 아르헨티나>의 예약판매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에 예약판매 링크를 전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예약 판매 링크
교보문고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6420946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46123860
알라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3481042
그리고 출판사에서 전달을 다 못한 것인지, 저 예약 판매 링크 정보에는 빠져있지만 -
초판 예약 판매 굿즈로 중남미 감성을 특유의 색채로 잘 담아내시는 일러스트레이터 아바로떼스베 Abarrotes "B"님과 협업하여 아르헨티나 리무버블 스티커를 함께 증정하는 이벤트도 하고 있다.
예약판매 링크 공유를 하며, 인스타그램에 아래와 같이 글을 올렸다.
실제로 "솔직함이 눈부셔서 싫다, 꼴불견이다"는 이야기까지 들어본 사람이 나다.
나는 그렇게 누구도 되기 쉽지 않은, '진짜'가 되기 위해 차라리 그 말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자 했다.
내가 들어본 저 말처럼, 내가 부지런히 쓴 문장을 책으로 엮는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 내가 가진 생각과 나의 일부를 가감없이 세상에 내보이는 작업이라는 생각을 머릿속에 꼭꼭 박아둔 채 -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정말 열심히 썼다.
이미 이런 나를 잘 알고 있기에 - 멀리서부터 응원해 주며 나의 3년 생활을 궁금해 했던 - 주변의 고마운 사람들에게는, 내가 지구 반대편에서 깊숙이 경험한 세계와 내가 만들고 다듬은 기억의 조각들을 아낌없이 선보이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새로 만나게 될 독자들에게는, 내 책과 글을 통해 아르헨티나라는 나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거나, 더 나아가 미래에 한번 방문해 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도록 하는 작은 초대장이 되길 바란다.
약 열흘 뒤, 세상에 나와 빛을 보게 될 내 책을 기다리며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