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패턴이 필요하다. 패턴은 옷을 만드는 설계도다. 패션디자인을 공부하면 패턴 수업은 반드시 거치게 된다. 하지만 학교나 학원에서 배운 수준만으로 실제 산업에서 사용하는 패턴을 제대로 뜨는 것은 매우 어렵다.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패턴 역시 하나의 기술이기 때문에 그 수준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션사들은 대부분 자신이 최고의 패턴사라고 말한다. 브랜드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누가 정말 패턴을 잘하는 사람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실력이 좋다더라”라는 말을 듣고 패턴을 맡기게 된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시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능한 한 빨리 진짜 실력 있는 패턴사와 일해야 한다. 한 번 소비자에게 외면당한 브랜드는 다시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브랜드를 외면하는 이유는 가격이나 스타일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입기에도 편하고, 관리하기도 편해야 소비자는 계속 그 브랜드를 찾는다. 그리고 이 ‘불편함’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패턴이다.
패턴은 디자이너가 원하는 형태를 구현하면서도 편안하고, 생산성이 나오도록 떠야 한다. 그런데 이 중 하나를 만족시키면 다른 하나는 불만족스러워지기 쉽다. 예를 들어 기본 다트를 하나 없애면 어딘가에서 형태가 무너지고, 형태에 초점을 맞추면 착용감이 나빠진다. 이 모든 요소를 동시에 고려해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최고의 패턴이다.
거래하는 패턴사가 실력 있는지 확인하려면 몇 가지 기준이 있다.
첫째, 디자인에 대한 해석을 잘하는가이다. 충분한 경험이 있어야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형태를 구현할 수 있다. 경험이 부족한 패턴사는 결국 자신이 해본 스타일의 패턴을 뜨게 된다. 특히 요즘 유행하는 쉐입(일명 ‘간지’)을 표현하지 못한다면 지속적인 작업은 어렵다.
둘째, 디자이너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가이다. 디자이너가 치수를 정하고 실제 옷 샘플을 제공하더라도, 패턴을 뜨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치수가 변경되거나 원단 차이로 인해 쉐입이 달라질 수 있다. 이때 그 상황을 디자이너에게 정확히 설명하고, 디자이너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디자인의 초점을 제대로 이해하는 패턴사가 실력 있는 패턴사다.
셋째, 봉제를 완성한 샘플이 디자인대로 ‘그림처럼’ 나와야 하며, 동시에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 만약 불편하다면 그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불편함의 원인을 봉제 문제로만 돌린다면, 그것은 실력이 부족한 패턴사다.
착용 시 불편함을 체크할 가장 중요한 부위는 어깨와 소매 뒤쪽이다. 사람의 신체 중 가장 움직임이 많은 부분이 팔이며, 그 연결 부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옷의 편안함을 결정한다.
마지막으로 옷이 앞뒤로 들리지 않아야 한다. 옷이 몸에 걸쳐지는 기준점은 오직 어깨다. 따라서 옷의 ‘놓임’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 옷이 앞이나 뒤로 들리게 된다. 원단의 무게와 두께를 고려해 패턴을 떠야 이런 현상이 생기지 않는다. 하의 역시 허리에 고정되어 아래로 떨어지기 때문에 앞뒤 쏠림이 없어야 한다.
어깨에서 자연스럽게 떨어지지 않으면 옷은 무겁게 느껴지고, 이런 옷은 잠깐 입을 때는 몰라도 오래 입으면 반드시 불편해진다.
패턴은 정말 어려운 작업이다. 성질이 서로 다른, 그리고 늘 새로운 원단으로 복잡한 형태를 안정적으로 봉제할 수 있게 만드는 고도의 기술 작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력 있는 패턴사를 만나는 것은 일종의 행운이기도 하다.
다만 패턴사마다 잘하는 스타일과 아이템이 다르기 때문에, 내가 만들고자 하는 브랜드의 방향에 맞는 패턴사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