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브랜드를 시작하면 반드시 사고는 발생한다.

핵심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가' 이다.

by 심상보

브랜드를 시작하면 크고 작은 사고가 무조건 발생한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준비해야 하지만, 아직 시스템이 정착되기 전이므로 사고는 필연적으로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다만 같은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사고가 일어난 상황과 포인트를 체크하고,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장 흔한 사고는 생산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고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샘플과 다른 원단으로 인한 사고다. 이색(異色)은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초기에는 이색을 잡아낼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생산 공정에서 이색을 발견하게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재단을 하려고 원단을 깔고 보니 롤마다 색상이 다르거나, 심한 경우 좌우의 색상이 다른 경우도 있다. 색상이 틀어지면 부자재를 모두 새로 맞춰야 하고 생산 스케줄도 다시 잡아야 하므로 큰 문제가 된다.

하지만 이색이 발생했다면 그대로 진행할 수는 없다. 해결 방법은 메인 원단으로 최종 샘플을 만들어 확인하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사고는 날 수 있다. 다만 이색이 난 원단으로 그대로 제작해 버리는 최악의 상황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두 번째는 거래처가 납기를 지키지 않는 경우다. 패션 제품은 여러 협력업체가 동시에 작업을 진행해 완성된다. 선작업을 담당하는 거래처에서 납기를 어기면 연쇄적으로 공정이 밀리고 전체 스케줄이 무너진다. 그래서 공장들은 선작업이 완료되어 입고된 이후에 작업을 진행하길 원하지만, 모든 공정을 그렇게만 운영할 수는 없다. 신용은 지켜져야 하지만 소규모 생산 업체의 특성상 일정이 조금씩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

해결 방법은 스케줄에 여유를 두는 것뿐이다. 예를 들어 5일까지 받기로 했다면, 실제 운영 스케줄은 7일쯤 받는 것으로 다음 거래처의 일정을 잡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이 반복되면 습관이 되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다른 대안은 많지 않다.

세 번째는 재고 관리 사고다. 소량 생산을 할 경우 원단과 부자재의 최소 생산 수량이 기획 수량과 정확히 맞지 않는 일이 잦다. 그 결과 원단 수량에 맞춰 생산량을 조정하면 생산 수량이 늘어나 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또, 사이즈별 수량 배분을 잘못해 특정 사이즈만 대량으로 남는 경우도 생긴다. 심한 경우에는 스케줄을 맞추지 못해 시즌을 통째로 놓쳐 아이템이 그대로 재고가 되기도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하게 지켜야 할 원칙은 기획한 수량을, 정해진 시점에 만드는 것이다. 다른 이유가 생기더라도, 예를 들면 거래처가 가격을 조정해 준다 하더라도 수량을 늘리거나 납기를 연장하는 선택은 하지 않아야 한다.

네 번째는 소비자가 구매하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다. 흔한 경우로는 물 빠짐이나 과도한 수축이 있고, 드물게는 부착물이 떨어지거나 프린트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소규모 생산의 특성상 충분한 웨어링 테스트를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사고가 발생하면 무조건 교환이나 환불로 대응해 소비자의 불만을 최소화해야 한다. 교환이나 환불로 해결이 되지 않을 정도라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제품을 회수하는 것이 좋다.

문제가 된 제품은 다시 생산하지 않게 되겠지만, 이러한 사고 자체는 늘 발생할 수 있다. 이 문제를 소비자의 책임으로 돌리는 순간, 브랜드 이미지는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그 외에도 수출입 서류 문제나 표기 오류 등 행정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모든 분야에 전문가를 둘 수 없는 상태에서 다양한 아이템을 생산하다 보면 이런 문제는 불가피하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빠르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더 큰 문제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피리엔콤마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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