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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상보 Jul 06. 2021

순환

우리는 지구 생물의 일원으로 지구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차가운 겨울이 지나면 또다시 봄이 찾아온다. 새로운 봄이지만 항상 익숙한 그 봄이다. 시간은 계속 흐르지만 세상은 항상 그대로다.

어린 시절 나는 반복되는 계절에 의문이 있었다. 1년이 지나면 세상은 제자리로 돌아오는 건가? 아니면 어른들이 세월을 계산하는 60 갑자처럼 60년이 지나면 같은 세상이 다시 시작되는 건가? 예수 탄생을 기준으로 역사를 서술하는 서양의 시간은 시작이 있고 따라서 끝도 있지만, 60년이 지나면 같은 해가 돌아오는 동양의 시간은 시작과 끝이 없는 것인가? 세상은 항상 그대로인가? 흘러가 버리는 것인가?

계절의 변화에 따라 파종 시기를 역관이 정해주던 과거엔 분명, 사람이 자연의 변화에 맞춰 살았다. 계절이 돌아오면 똑같은 일을 했고, 환갑이 지나 부모가 죽으면 자식은 부모가 하던 일을 물려받아 똑같이 했다. 

그런데 몇십 년 전부터 익숙한 계절이 돌아오지 않는다. 예전에 없던 황사가 계절의 변화를 알리고 '몇십 년 만에'라는 수식어가 붙은 폭염과 폭우가 매해 발생한다. 자연의 순환을 방해하고 이전에 없던 기상이변을 만든 것은 사람이다. 자연에서 얻은 자원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 본래 성질을 변화시키면서 이상기후가 발행하기 시작했다.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기후 파괴, 경작과 목축으로 인한 생물 다양성 훼손, 그리고 분해되지 않는 폐기물, 이 모두가 자연의 순환을 방해하고 훼손한다.

올해 유엔 온라인 브리핑에서 안토니오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사무총장은 "인간은 자연을 상대로 너무 오랫동안 인간 스스로 자멸하는 전쟁을 벌여왔다."라고 말했다. 인간이 자연에게 행한 착취를 스스로 되갚지 못한다면 결국 멸종이라는 대가를 치를 것이다.

자연 훼손 중에서 가장 심각한 기후변화의 원인은 탄소 배출이며, 탄소 배출의 인위적인 증가는 사람이 만들었다. 기후변화를 멈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람의 생활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인류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21세기 내에 자연 훼손으로 발생한 질병은 매년 약 900만 명의 인류가 조기 사망할 수 있고, 매년 100만 종 이상의 식물과 동물이 멸종할 것으로 유엔은 UNEP(UN 환경 프로그램) 보고서에서 예측하고 있다.

현재 지구의 상태는 말기암과 같다. 암은 사람이다. 우리가 제거되지 않으려면 스스로 개선해야 한다. 개선에 실패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인류와 동식물은 멸종할 수 있다.

코로나로 세상이 멈추니 자연환경은 갑자기 회복되었다. 황사가 사라지고 맑은 하늘이 며칠씩 이어졌다. 사람들은 인류가 배출하는 탄소가 얼마나 환경을 파괴하는지 알게 되었다. 고작 7%의 탄소배출량이 줄어들었는데… …

그러나 이제 코로나도 이겨내야 하는 대상이 되었고, 이전에 허영이 가득한 삶도 찾아야 하는 목적이 되었다. 다시 탄소 배출량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다.

지구는 원래의 모습을 잃고 균형이 깨지면 원래로 돌아가려고 할 것이다. 지구 역사에서 일어났던 대량 절멸 사건들은 지구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몸부림의 결과다. 인류 문명의 발달은 지구를 원래의 모습에서 점점 멀어지게 한다. 이상기후 현상은 지구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전조다. 화석연료 사용, 유전자 변형과 대량 사육, 폐기물 등은 이 시점을 당길 것이다. 우리는 지구 생물의 일원으로 지구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7월 1일에 방영한 KBS 환경 다큐멘터리의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는 제목만으로 평생 패션산업에 몸담은 나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모두가 아름답고 행복하게 입고 즐기며 순환될 수 있는 패션제품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사진 출처: ksta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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