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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상보 May 16. 2021

사람은 자연을 보호할 수 없다! 2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니 날벌레들이 나타난다. 그래도 예전만큼 많지는 않다. 하염없이 부채질을 하며 파리, 모기를 쫓아야 했던 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벌레가 거의 없다. 그런데 벌레도 생명체다. 사람과 같은 생명체! 사람은 사람을 제외한 모든 생명체를 몰아내고 지구에 터전을 닦았다. 나무를 베어내고 집을 짓고, 숲을 밀어내어 밭을 일구었다. 야생동물을 몰아낸 들판엔 가축을 길렀다. 현대 사회는 아주 효과적으로 사람과 사람 외의 생명체를 분리했으며, 주변에는 사람에게 필요한 반려동물과 화초들만 남겨 놓았다. 농장과 과수원에 있는 생명체는 사람이 잡아먹기 적당한 만큼만 살려 놓고, 살을 찌우는데 방해가 되는 다른 생명체는 약을 뿌려 죽였다. 사람이 밀어내고, 몰아내고, 죽인 생명체가 자연이다.

오래전에 죽은 생물들은 화석연료가 되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과 석유화학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자연에서 물질을 채취하여 물건을 만들고 도시를 건설했다. 문명이 시작되고부터 사람들은 계속 자연을 착취했다. 자연은 사람들에게 항복했을까? 나는 자연이 참아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속가능성의 포괄적 의미는 사람과 자연 사이의 균형 잡힌 상호작용이다. 근본적인 성질이 유지되는 범위 안에서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져야 한다. 그런데 자연의 일부인 사람은 자연을 쫓아내고 물질을 채취하여 원하는 물건을 만들고 욕심을 채웠다. 사람은 한 번도 자연과 균형을 맞추려 노력해 본 적이 없다.

물질문화를 문명이라고 한다. 문명은 자연에 반한, 사람의 제작물을 총칭하는 것으로 결국 사용가치가 한계에 도달하 쓰레기가 된다. 사람은 자연에 반하는 문화적인 생활을 위해 계속 도구를 만들 것이고 도구는 폐기물이 된다. 그중 일부는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쌓인다. 그러니까 사람이 지구와 함께 오랫동안 존재하기 위해서는 쓰레기를 천천히 만드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씨스피러시' 주장처럼 사람이 물고기를 계속 먹는  어업은 계속될 것이고 해양 폐기물의 절반에 달하는 어업 폐기물은 계속 증가할 것이다. 유엔환경계획(UNEP) 따르면 지금 추세면 2050년에는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폐기물 무게가 물고기 무게와 같을 거라고 한다. 사람들이 지금처럼 해산물을 계속 먹는다면 폐페트병  개로 티셔츠를 만들어도 좀처럼 바다는 복구되지 않을 것이다.

오가닉 코튼을 이용해서 의류 제품을 만들면 친환경 제품이라고 한다. 제대로 된 오가닉 코튼 제품은 일반 제품에 비해 화학비료와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아 토양을 보호하고 수로를 오염시키지 않으며, 하천이나 빗물 등 자연 용수를 사용하여 물 과다 사용을 억제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엄청난 양의 면제품을 오가닉 코튼으로 만든다면 윤작 농법을 사용하기 위해 많은 농지가 필요하니 산림을 개간을 할 수밖에 없고, 재배를 위한 용수가 모자라니 관개 농업을 할 수밖에 없다. 목화를 재배하기 위해 세계에서 4번째로 큰 면적을 가지고 있던 호수 '아랄해'가 사라졌다는 사실은 너무나 충격적이다. 티셔츠 한 벌을 만들기 위해 소비되는 물의 양이 한 사람이 한 달 동안 사용하는 물의 양과 비슷하다는 것도 믿기 싫은 사실이다.


지속가능성의 근본적인 의미가 무엇이냐는 어느 분의 질문에 '지구의 현재 상태를 유지하거나 복구하는 것이다.'라고 대답하면서 '인류와 지구가 균형 잡힌 상호작용으로 환경이 유지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란 의문을 스스로 하게 된다. 지금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지구를 착취하던 인류가 이제 와서 지구를 위해 얼마나 노력할 수 있을까?


나는 어려서 '사람은 자연보호 자연은 사람보호'라는 표어를 들으며 자랐다. 당연히 사람과 자연은 상호 협력할 수 있는 사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보다 사람이 자연을 보호해줘야 하는 주체인 것처럼 생각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것이 얼마나 오만한 생각이었는지 점점 더 확실해진다.

사람은 자연을 보호할  없다. 자연은 희생정신을 갖고 있거나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 생각이 전혀 없다. 사람이 자연에 가하는 위해가 도를 넘으면 자연은 분노할 것이다. 지금 일어나는 기후변화는 자연이 분노를 일으킬 전조다. 환경과 친해야 한다는 친환경이란 말은 자연 입장에서 어이가 없을 것이다. 자연은 한계가 오면 사람의 생존과 상관없이 반응할 것이다. 지구를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해서!


자연의 일부인 사람은 자연을 보호할 수 없다. 그렇지만 인류는 발전하며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그래서 좋은 디자인이 필요하다. 자연과 함께 오랫동안 세대를 이어 가기 위해, 모든 제품은 쓰레기가 되지 않고 오래 사용하는 방향으로 디자인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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