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후에도 유행할 스타일 예상 일곱번째(군복)

by 심상보

카키색 군복



군복은 의복의 기능성을 극대화한 옷이다. 생존을 전제로 설계된 군복은 특정 시대가 요구한 최상의 조건을 반영한, 당시 기준으로 가장 완성도 높은 기능성 의복이었다. 외부 환경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활동성을 유지하며, 상황에 따라 은폐가 가능해야 했기에 군복에는 보호색이라는 개념이 필연적으로 포함된다. 이로 인해 카키색이 대표적인 색상으로 자리 잡았다.



군복의 또 다른 특징은 기능적 구조이다. 수납을 고려한 다수의 포켓,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패턴, 상황에 맞게 조절 가능한 디테일은 모두 실전에서 검증된 요소들이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은 이후 유틸리티 웨어, 고프코어(Gorpcore) 스타일로 확장되었지만, 그 근간에는 여전히 밀리터리 디자인이 존재한다.



카키색과 대비를 이루는 포인트 컬러로는 주황색이 자주 사용된다. 이는 시인성과 긴급성을 고려한 군용 장비의 색상에서 기인한 것으로, 기능성과 디자인의 균형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여기에 밴딩, 스토퍼, 직찍이 등 채결 장식은 야전 장비에서 차용된 디테일로, 군복 특유의 실용적 이미지를 강화한다.



최근에는 가벼운 원단을 활용해 텐트 구조를 연상시키는 디테일을 적용하거나, 활동성과 보호 기능을 동시에 고려한 후드 디자인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투복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하되 야외 활동에 적합한 요소를 결합함으로써, 기존 밀리터리 웨어를 확장한 새로운 야전 스타일이 제안되고 있다.



군복 스타일 디자인은 역사적인 의복의 이름을 그대로 차용해 레플리카 형태로 제작되기도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이러한 방식은 한계를 지닌다. 100년 후의 밀리터리 패션은 과거의 군복을 그대로 재현하는 레플리카가 아니라, 군복이 지녔던 이미지와 기능적 사고를 기반으로 발전한 유틸리티 웨어와 고프코어의 진화된 형태로 남게 될 것이다.






카키색 군복-1.PNG

사진은 장 폴 고티에 하우스의 첫 번째 게스트 디자이너로 초청된 사카이(Sacai)의 아베 치토세(Chitose Abe)가 선보인 2021년 컬렉션이다.







카키색 군복-2.PNG

사진은 홍콩 디자이너 브랜드 햄커스(HAMCUS)의 테크웨어 아우터와 액세서리다.







카키색 군복-3.PNG

사진은 덴마크 디자이너 토비아스 비르크 닐센(Tobias Birck Nielsen)과 그의 팀 Iso.Poetism의 컬렉션이다. Iso.Poetism은 2023년 컬렉션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카키색 군복-4.png

사진은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Central Saint Martins) 2020년 졸업 컬렉션이다.






카키색 군복-5.png

사진은 준지(Juun.J)의 2017년 컬렉션이다.





피리엔콤마

이전 20화100년 후에도 유행할 스타일 예상 여섯번째(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