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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상보 Oct 19. 2021

전성기

BTS도 오징어 게임도 우리나라의 엔터테인먼트가 세계에서 인정받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세계에서 인정받는 우리나라 음악이나 영상이 아주 괜찮아 보이지는 않는다. 

비틀스보다는 부족한 것 같고, 왕가위의 영화보다는 어딘가 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

나는 왜 그렇게 느낄까?

곰곰이 생각해보고 내린 결론은 

'지금 이시절이 나의 전성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도 전성기가 있었다. 주변으로부터 인정받았던 때와 시기는 비슷하지만, 그보다 내가 세상을 가장 풍부하게 받아들이고 느끼는 대로 감정이 폭발하던 그 시절이 나의 전성기였다.

전성기에 느꼈던 최고의 음악, 영화, 음식, 장소 등 감각의 대상은 나에게는 지금까지 최고로 남아 있는 듯하다.

지금도 여러 세대의 다양한 전성기가 지나가고 있다.

지금이 최고의 전성기인 줄 당사자는 잘 모르겠지만 넉넉히 나이를 먹은 어느 날 현재 최고라는 것들을 제쳐두고 자신이 경험한 과거의 어떤 것을 들먹인다면 그때가 그 사람의 전성기다.

어떤 시절이나 주도하는 세대가 있다. 최소한 개개인에게 최고의 전성기는 인생에 한번뿐이다. 지금이 전성기인 사람은 그 시절을 가장 찐하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전성기가 아니라도 체념할 필요는 없다. 누군가의 전성기를 위해서는 전성기를 받쳐줄 역사가 필요하고, 전성기를 증명할 지나간 누군가의 전성기가 필요하다. 

어느 시절을 전성기로 살고 있는 세대는 일부지만 나머지 세대도 그 시절 위한 중요한 역할이 있다. 

시절은 계속 바뀌고 전성기의 주인도 바뀐다. 전성기를 맞은 사람은 최선을 다해 그 시절을 살아야 하고, 아직 전성기가 아닌 사람은 전성기를 준비하고, 전성기가 지난 사람은 전성기인 사람에게 박수를 치면 된다. 자신의 전성기를 추억하며......

다만 안타가운 것은 지금이 전성기인 줄, 당사자는 모른다는 것이지만......

그 시절 머리가 빠개지는 느낌을 주던 왕가위의 영화와 배우 장국영, 양조위.

사진출처: movi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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