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함을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본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정보들은 지루함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지루함을 다른 자극으로 대체한다. 이렇게 지루함을 대체한 정보들은 내가 능동적으로 찾고 공감하는 정보가 아니므로, 나의 ‘정신적 습관’, 즉 공감을 소모시킨다.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는 시대는 공감을 소모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지루함이 사라진 사람들은 ‘딴생각’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딴생각’은 새로운 생각의 시작이다. 딴생각을 할 수 없으니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도 사라진다.
패션은 지루함에서 시작한다. 지루함을 느낌으로써 딴생각을 하고,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 사람들의 지루함을 해결해 왔다.
하지만 지금의 패션은 다르다. 새로운 패션을 만들어도 ‘공감’ 없이 지루함을 채우는 정보로 소비된다. 지루함을 채우는 정보로서 패션은 잠시 대중의 열렬한 호응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그것을 축적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지는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