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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madic Kim May 18. 2022

인플레 걱정때문에 비트코인을 산다? 정말 그래도 될까?


물가가 미친듯 치솟고 있다. 치솟는 물가때문에 삶이 더 팍팍해지고 힘들어지니 누구나 해결책을 구하게 되는데 역시 가장 먼저 생각나는건 '투자'일 것이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한창인 지금 과연 투자를 해도 되는걸까? 심지어 위험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비트코인을 투자해도 되는걸까?

  

사실 작년 초부터 언급됐던 인플레이션. 이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는 모습을 보이자 크게 혜택을 본 투자자산이 있는데 바로 코인이 그것이다.


작년 5월경 비트코인은 역대 최악의 하락을 겪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중국발 위험때문이었다. 당시 류허 중국 부총리는 “암호화폐 채굴과 거래 행위에 대해 좀 더 단호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래야한 개인의 위험을 사회로 전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하며 암호화폐 규제를 단행했고 이로 인해 비트코인은 1달만에 36% 이상 폭락하는 하락장을 겪어야 했다.



참고기사: 비트코인, 5월에만 36% 폭락…10년만에 최악


그러나 8월부터 바로 반등하며 3개월만인 10월에 역대 최고점에 도달했는데 그 원동력이 된 것중 하나가 바로 '인플레이션'이었다. 당시 7월 말 8천만원대에서 3천만원 초반까지 크게 하락한 비트코인. 시장에서는 대폭락이 온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일부 투자자를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해 비트코인을 투자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는데 바로 그 때부터 11월까지 비트코인은 크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즉,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비트코인을 선택한 것이다.



<8월 이후 상승장을 이끈 인플레이션>


참고기사: 美베테랑 전략가 "인플레이션 헤지에 좋은 조합은 비트코인+금"


사실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시기에 헤지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인데 이는 달러의 성격에 근거한다. 달러는 피아트 머니(Fiat Money·법정통화)로 갈수록 발행량이 늘어나는 인플레이션 화폐이다. 기본적으로 미국 연준(FED)는 매년 2%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하는데 이는 매년 달러 발행량을 늘리겠다는 말과 같다. 그리고 이는 자산가격의 상승, 물가상승과 같은 말이기도 하다.


사실 어느정도의 인플레이션은 모두를 만족시킨다. 물가가 상승하면 기업의 마진이 높아지고 마진이 높아지면 임금이 높아지게 되고 임금이 높아지면 소비가 늘어 기업의 마진이 높아지는 그런 '부의 상승 사이클'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인플레이션이 심해질때이다.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 양극화가 심해져 사회가 불안해지고 저소득층의 불만이 매우 높아지게 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리가 인상되면 시중에 유동성이 줄고 기업의 투자도 줄어 성장이 저해되고 이는 결국 가정 소득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각 개인과 기관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방법을 선택해야 되는데 인플레이션이 심할 수록 큰폭의 하락을 만회할 수 있는 '위험자산'을 고민하게 되고 바로 이것이 비트코인인 것이다. 그리고 만약 이 논리가 맞다면 2022년 역대급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지금 우리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작년에 맞던 논리가 지금은 독이 될 수 있는데 이는 현재 상황이 작년과 여러면에서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유동성'이 있다.


작년 폭락당시 비트코인이 하락한 이유는 중국발 규제, 테슬라 비트코인 결제 거부등의 코인시장 내부적 문제때문이었다. 사실 외부적 환경은 더없이 좋았는데 이는 각국 정부가 여전히 많은 양의 자금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개인 및 기업 모두 투자할 자금이 넉넉했고 이 때문에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코인투자를 서스럼없이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매우 다르다. 2022년 3월 미국 정부는 0.25%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5월에는 0.5% 빅스텝 금리인상에 이어 양적긴축(시중에 유동성을 흡수)을 시행해 작년과 다르게 시중의 유동성을 빠르게 빨아들이고 있다.


보통 자산의 가격이 올라갈라면 미래전망을 보고 들어오는 투자자금과 인플레이션 헤지 자금이 같이 들어와야 하는데 유동성이 줄어들다 보니 현재는 투자자금이 빠르게 줄고 있다. 물론 헤지 자금이 들어올 수 있지만 투자자금이 없으니 자산가격 상승에 한계가 분명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부터 채권투자 기관들이 인플레이션 헤지 투자로 비트코인을 선택한 것도 이제는 크게 부담이 된다.



참고기사: 美 채권왕 "5월까지는 비트코인이 금보다 매력적"


위의 기사에서 신채권왕이라 불리는 건들락은 올초 비트코인 투자가 5월 FOMC전까지 좋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투자로서 비트코인이 매력적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채권투자자들의 비트코인 같은 위험자산 투자가 많아지자 10년물 채권금리가 3.2%까지 급등했는데 바로 이것이 이제는 큰 부담이 된것이다.


<10년물 채권금리>


채권금리 3.2%는 2011년 이후 최고치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채권 금리가 어느정도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는 수치이다. 즉, 채권투자자들이 지금 채권에 투자한다면 3%가 넘는 수익률의 채권을 싸게 매수할 수 있으니 굳이 비트코인에 투자를 하지 않아도 '헤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유동성 감소로 인한 투자자금 이탈에 더해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들의 이탈까지 고민해야 되니 비트코인의 상승은 더 어렵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참고기사: 바닥 찍은 채권시장?…‘고금리’ 채권으로 눈 돌리는 투자자들


즉, 유동성이 앞으로도 계속 줄어든다고 보고 채권 금리가 현재 임계점 근처 어딘가에 있다고 본다면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과거와는 다르게 비트코인 투자를 공격적으로 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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