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고 다시 쌓기 3주차 경과보고

by Sangchun Kim

1. 매일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난다 = 7일 성공


평일 5일간 잘 일어나고, 주말엔 9시간 이상 자지 않았다. 사실 9시간 푹 채워서 자려고 했는데, 이제 6시간 30분 자면 저절로 눈이 떠진다. 일요일엔 낮잠을 푹 잤다.


이번주도 늘 8시 30분에 일찍 출근했다. 지각을 안하니까 이렇게 좋다.


2. 삼시세끼 먹는다 = 7일 성공


잘 챙겨 먹고, 못 먹으면 빵이나 선식으로 챙겨 먹었다. 이거 다 쓰고 엄니가 사오신 연어회를 먹으면 7일 성공이다.


3. 매일 30분 이상 운동한다 = 3일 성공, 2일 예외휴식, 2일 휴식


목요일은 스페이스 공감 빌리 카터 공연을 보러 가서 운동을 쉬었다. 사람 만나는 약속은 평일이라도 우선순위를 두기로 해서 예외휴식이 적용됐다. 금요일은 11시까지 야근해서 운동을 할 수 없었다. 화요일엔 감기 때문에 몸이 너무 엉망이라 쉬었고, 토요일은 그냥 종일 영화나 보면서 푹 쉬고 싶어 걸렀다.


어쨌든 5일을 채우긴 했지만 점점 쉬고 싶은 날이 많아지고 있다. 이제 봄이 오니까 가급적 백팩에 러닝화와 운동복을 가지고 다니며 퇴근할 때 뛰어와야겠다.


4. 주말중 하루는 밖에 나가 사람 만나기 = 성공


토요일에 서울숲에서 열린 '봉사경매파티'라는 곳에 가봤다. 돈 대신 시간으로 물품을 낙찰받고, 그 시간만큼 봉사활동을 하는 파티였다.


'최대 8시간 투자해서 괜찮은 물품이 나오면 딱 한 개만 낙찰받자'라는 전략으로 가만히 앉아있었다. 헐.. 근데 여기 분위기가 최소 유니세프라 그거 가지곤 새콤달콤 하나도 못 받는다.


정신 차려보니 35시간을 써서 아프리카에서 온 천 한 필을 낙찰받고 좋아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이날 루돌프 모양으로 전구가 반짝이는 DIY장식품에 달려든 150시간의 불나방도 보았다.


요즘 토요일밖에 시간이 없어서 다음주 토 6시간은 '노을공원시민연합'에 가서 나무를 심고, 그 다음주 토 6시간은 '공원의친구들'에 가서 공원환경을 가꾸는 봉사를 하기로 했다. 나머지 23시간은 금액으로 환산해 두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참여하신 분들은 다들 좋은 분들 같았다. '공원의친구들'에서 오신 환경운동가 분과 "왜 공원에서 봉사활동을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놓고 같이 이야기를 나눠봤을 때 알 수 있었다.


어떤 디자이너분은 "공원은 우리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간이기에 스스로 가꾸는 게 모두의 이익"이라는 사회경제학적 관점의 답변을 하셨다. 옆의 대학생 분은 "공원봉사가 혹 육체노동자의 일자리를 뺏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된다"는 세심한 답변을 하셨다. 나는 "공원에 예쁜 여자가 많다"고 답했다. 우리중에 쓰레기가 있는 것 같다.


경매에서 프리드링크로 나눠준 음료에 꽂혀서 오는 길에 종류별로 사왔다. '앨리스보울'이란 곳에서 만드는 신선한 과일+야채 생즙이었는데, 숲 근처로 피크닉 갈 때 들러 사가면 딱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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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경매는 4월에도 계속된다. 관심있으신 분은 요기.
http://gong-zone.com/detail/9


5. 주변 환경 정갈하게 유지하기 = 성공


잘 치우고, 잘 닦았다. 어지르지 않으면 치울 일도 없다. 예전 같으면 던져놓고 귀찮아서 안 치웠을텐데, 요새는 귀찮아도 다시 돌아가서 그때그때 치운다. 역시 이게 훨씬 효율적이다.


자세도 바르게 유지했다. 앉을 땐 허리를, 설 땐 무릎을 폈다. 나쁜 습관들은 조금씩 고쳐나가고 있는데, 이게 참 쉽지가 않다. 어쨌든 이제 3주밖에 안 됐으니까 계속 의식적으로 시간을 들이다보면 고쳐지겠지.


6. 눈치보지 않고 내가 믿는 가치에 집중하기 = 성공


이주는 저번주보다 이 항목을 더 잘 지킨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약간 허술하게 사는 게 좋은 것 같다. 너무 완벽하게 잘 보이려는 것보다, 나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심리를 낮춰놓고 나중에 뭔가 잘하는 게 더 득점하는 것도 같고.



3주차에도 패널티는 없었다.

다음주엔 특히 운동을 열심히 하는데 주안점을 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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