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고 다시 쌓기 #39

DAY 039

by Sangchun Kim

1. 매일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난다 = 성공


어제 일찍 누워서 5시에 일어났다. 너무 일찍 일어났길래, 누워서 페이스북이나 봐야지 하고 켰는데 총선 결과에 대한 환호성들이 뉴스피드에 올라와있었다. 자고 일어나니 세상이 바뀐 듯한 느낌을 받았다.


2. 삼시세끼 먹는다 = 성공


아침 선식, 점심 백반, 저녁 백반. 어제 한 끼 안 먹는 게 있어서 간식으로 아이스크림도 먹었다.


3. 매일 30분 이상 운동한다 = 성공


석촌호수를 한 바퀴(2.5km) 뛰었다. 오랜만에 뛰니까 상쾌하다. 이제 뛰기 좋은 날씨다. 내일은 백팩에 러닝화와 운동복을 가지고 가서 퇴근할 때 뛰어와야겠다.


4. 주말중 하루는 밖에 나가 사람 만나기 = 특이사항 없음


5. 주변 환경 정갈하게 유지하기 = 성공


잘 치우고 자세도 바르게 유지했다. 누나가 세탁기 돌려놓고 치사하기 지것만 널어놨길래 빨래도 내가 널어줬다. ㅉㅉㅉ


6. 눈치보지 않고 내가 믿는 가치에 집중하기 = 성공


오늘 일이 이 항목에도 포함되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적어본다. 우리집 고양이가 아프다. 백혈병이다. 그간 온갖 검사 다 받아봤는데 병명도 못 밝혀내다가, 오늘 건대 병원에 가서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보통 백혈구 수치가 2만 몇천만 나와도 많은 거고, 3만 넘으면 위험한 건데, 얘는 11만이 넘는다며 의사들도 놀랐다고 한다. 그리고 수명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했다.


가장 속상한 건 돈이다. 돈 앞에서 망설여지는 스스로가 제일 비참하다.


불쌍한 새끼.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 저 작은 고양이가 왜 저렇게 고통받아야 하는 걸까. 잘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검사를 해보고 약을 받아보기로 했다. 남은 생이라도 망할놈의 꼬깔좀 벗고 편하게 있다 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다. 치료는 사실상 힘들다.


누나한테 카드를 줬다. 이것까지 하면 내 연봉의 4/6을 고양이한테 쓴 것이다. 사업도 초기고 돈은 돈이라 솔직히 나한테는 1년 생활비를 넘는 큰 돈이다. 그래서 솔직히 망설였다. 그게 제일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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