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구, 여자 인생이 그렇다 그지?
여자라서 참 힘들다 그지?
어쩌겠냐 우리 운명인데,,,,
어쩌다가 어머님이 하는 말들이 나는 너무 싫었다.
어머님이 그냥 툭툭 하신 말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어머님이 아니라 그 누가 이런말을 한다고 해도 싫어 한다.
어릴때 부터 그랬다.
할아버지가 오빠와 나를 차별하여 용돈을 줄때 나는 싸가지 없이 그 돈을 다시 돌려드렸다.
그리고 방문을 잠그고 엉엉 울었다.
남자와 여자, 아들과 딸을 구분하며 무심결에 오빠는 만원, 나는 5천원을 준것이다.
뭐 거기까진 괜찮았다.
그런데,,,, 나랑 10살이나 차이나는 남자 사촌동생에게도 5천원을 주는 것이었다.
그때 내 나이 15살, 그 동생 나이 다섯살 이었다.
왜 그랬는지,,, 나는 그 돈을 받고 싶지 않았고,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야 한다는게 싫었다.
그래서 오천원을 당돌하게 돌려드렸다.
결혼 후에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남자라서 일을 마치고 돌아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마누라의 밥상을 기다리고 있다면
나는 그냥 분식집 밥을 시키면 시켰지 밥을 하지 않았다.
남자라고 빨래통에 빨래를 담는 것만 하고, 여자인 내가 빨래 돌리고, 널고, 정리까지 해야 한다면 그건 더 죽어도 싫었다.
아이들이 말을 하기 시작하고, 뭔가할 수 있을 때부터
"아들아, 빨래 돌려놨으니까 엄마랑 같이 이거 하자"
"엄마, 나 힘들어. 나 어린이잖아"
이런말이 들릴때마다 나는 버럭 했다.
(사실 나는 기본적으로 나긋나긋 해서 버럭따위는 없다. 평소와 같은 말투지만 표정만 바뀐다)
어쨋든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이 집의 구성원으로써 이 일을 마땅히 해야할 뿐
이 일은 엄마의 일도 아빠의 일도 아니라고 가르쳤다.
밥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다.
숟가락을 놓고, 밥을 퍼오고, 밥상을 차리는 것 정도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해도 되지 않는가?
어머님이 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아버님이 해도된다.
아니면 우리 남편이 해도된다.
그런데 너무 당연히 여자일이 되어 버릴때 나는 할말이 많다.
여자 남자로 따지면 내가 남자보다 10배는 일을 더 한거 같은데
왜 집에오면 집안일도
밖에가선 돈버는 일도 잘 해야하고
아이들도 잘 키워야 하는지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그 어떤 것도 강요하는 사람은 없고, 우리 스스로 그 환경을 만들어 간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 그냥 내 마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여자니까 그래야지' 라는 투의 말을 할때면 나는 화가 나곤 했다.
많이 예민해졌고, 일부러 남편에게 아들에게 더 많은 요구를 했다.
남자와 여자를 구분짓자면
여자는 남편의 월급만 바라보고 집에서 애나 키우고 있어야 하나?
분명 그건 아닌데 ,,,, 그렇지 않은가.
이렇게 이런 글을 쓰면서도
나는 남편오기 전에 어떤 반찬을 꺼내놓을지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다.
세상에 남자와 여자가 창조되고, 남자할일 여자할일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행복한 부부생활, 가정생활이 되기 위해서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은
어떠한 구분과 룰이 아니라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시간이 많이 지나 이제 나는 남편에게 따뜻한 밥한끼와 맛있는 반찬을 차려주고 싶다.
그 또한 우리 남편이 내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대단하다고 자랑스럽다고 인정해주기 때문에 변화된 내 모습이 아닐까?
부부란, 가족이란
이렇게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기만 해도
같이 협력해서 오래오래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낮에, 차한잔 했던 A언니가
그렇게 남편욕을 하는걸 보니
내가 이 이야긴 꼭 해주고 싶었고, 그래서 글을 쓰다보니
주절주절 오늘도 두서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