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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킹맘 놀부며느리 Sep 18. 2023

결혼은 처음이니까, 잘 살아보거나 끝내거나

결혼은 처음

잘살아볼게요. 노력해 볼게요


어쩌면 그날의 선택이 가장 현명했고 멋있는 선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결혼했지만 열여덟 같은 남편을 보며

미웠고 원망했다

애들이고 뭐고 당장 끝장을 낼 것처럼 하다가

10일을 혼자 전국으로 돌아다니며 일을 하다가

결론을 내렸다.


잘 살아보기로.


머리를 비우고 나를 보니

우리 가보였고 남편이 이해됐다

그 사람이라고 내가 썩 좋기만 했을까 생각해 보니

미안했고 또 미안했다.

그래서 싫었던 부분을 이해해 보기로 했다.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집으로 와서 얼굴 보고 이야기하자고.

10일을 떨어져 지냈는데
얼굴 보자 하니 남편이 헐레벌떡 달려왔다
남편은 내가 왜 화가 그렇게 많이 났는지 알리가 없었다. 모든 걸 룰없이 허용하다가
한방에 터져버린 나의 말을 이해할 수 없는 건 당연했다

열일곱에 만난 오빠랑 스물다섯에 결혼이란 걸 하고

우리 부부가 애들 키우는 부모가 될 때까지

수도 없이 고비를 맞이했고

때로는 이게 끝인가 싶은 고비도 많았다.

그런데 이렇게 그 고비를 넘기고 보니 잘했고 또 잘했다 싶다


나이가 들어 우리의 과거를 이야기하면

우리가 얼마나 함께 나눌 것이 많을까

얼마나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 많을까

감사하고 싶은 순간이 많을까


나는 결혼이 처음인데

너무 다 아는 것처럼 잘난척했던 걸까?


그런 반성이 되는 날,


오랜만에

일주일출장중인 남편생각하며

글을 써본다


더 행복하자. 우리.

지나보니 알겠다 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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