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워킹맘 놀부며느리 Feb 06. 2024

아빠가 뇌경색이라니...

아빠, 사랑한다는 말도 못했는데

어느날 오후, 장을보고 있는데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빠가 좀 이상한것 같아. 전화좀 해봐' 

'응'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아빠에게 전화를 했는데

아빠가 횡설수설 하더니 술치한 사람처럼 말을 한다.


'아빠?'

'응'

'지금 말이 왜그래?'

'그냥 좀 그러네,,, 아까 오후 부터...'

'그럼 병원을 가야지. 왜 그러고 있어. 얼른 병원가'


아빠는, 집에가서 쉬면 된다고 말했다.


나는 아빠 닮아 아빠랑 대화할때 자주 짜증을 내지만 이번엔 화를 냈다.

빨리! 병원에 가라고. 지금당장 가라고.


우리 아빠는 평생 시끄러운 곳에서 (대기업공장) 일을 했는데 

귀가 아예 망가진 상태. 잘 들리지도 않아 오해를 사곤한다.

심지어 택시운전을 하시는데 아무래도 아빠가 말이 들리지 않다보니

고객과의 소통이 잘 되지 않아 곤욕을 치를때도 있었다.

이번엔 내 차례.

아빠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듯 병원에 가라고 해도 들리는건지

안들리는건지...

일단 알았다고 하고 끊으셨다. 


나는 정말 2분 단위로아빠에게 전화를 했다. 

병원에는 갔는지. 어쨌는지. 

아빠는 그 와중에도 손님을 태우고 운행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딸의 성화에 못이겨 병원으로 갔고

일하던 엄마도 바로 병원으로 쫒아갔다. 


나는 그 과정에서 너무 정신이 없어 장을 보다 말고 일단 집으로 왔다.


'여보 아빠가 아프대....' 


현실감이 없어서 일단 눈물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엄마가 병원에 가고 검사를 하고 몇시간이 지나자

'경미한 뇌경색'이라는 진단이 나왔고 

여차저차해서 병원에서 뭔가 조치를 취해줄 자리가 아니라서 

그냥 집에 가지 말고 입원한 상태로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엄마도 병원으로 

아빠도 환자로 병원신세를 지게 되었다. 

한 5일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그저 무슨일이 일어날까 무서워 

병원에서 시키는 대로 수액맞고 

약을 받아 먹으며 아빠는 병실을 지킬 수 밖에 없었다. 


우리아빠는 아프면 그냥 죽으면되고 

되는대로 하면된다고 있던 보험도 다 깨고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본인은 안아프고 

운동도 열심히 한다며 자부했는데....


나는 그말을 찰떡같이 믿고 

다른 사람은 아파도

우리아빠는 끝까지 건강할 것이라고 착각 했던 걸까?


경미한 뇌경색 소리를 드고는 나는 너무 혼란스러웠다. 

왜냐하면 4년째 나는 건강해지려고 

건강식품도 열심히 먹고 

우리 시댁에도 그 제품을 공유하고

심지어는 내가 사업까지 하면서 지내고 있는데 

우리 부모님께는 드리는 둥 마는 둥 되는대로 했다는 사실이

너무 가슴 아팠다. 


우리 어머니 아버님은그래도 내가 

한달에 몇십만원치씩 관리하라고 선물로 드려서 

이번 건강검진에서 모든것이 깨끗한 상태셨는데...

갑자기 우리아빠의 날벼락같은 뇌경색 소식이라니...


나는 한 순간 멍해졌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작가의 이전글 삶의 행복 기준은 어디에서 시작하는 걸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