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며느리가 되고 싶은 걸까

by 워킹맘 놀부며느리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유별난 며느리다. 아니 좀더 정확히는 어머니도 나도 서로 유별나다

갑자기 내가 어떤 며느리가 되고 싶은건지 궁금해졌다.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봐온 어머니는

정말 세상에 없는 시어머니가 되었다.

결혼 초반에 남편 욕을 하도 많이 해서

돌아보면 얼마나 힘드셨을까 싶은데...

아들둘을 키워보니 너무나 이해가 잘 되더라.

우리집 며느리가 우리 아들욕을하면 나는 피가 거꾸로 솟을것 같은데

우리어머니는 세상 아주 선한 마음으로 나를 끌어안아주고 위로해주셨다.


어느날 어머니 아들이랑 못살겠다고 아들 데려가라고 연락드렸을때 어머니는 두말없이 찾아 오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미친짓이다.

그런 며느리가 어디있을까... 누가욕해도 그때의 나의 행동은 정말 잘못되었다.

그런데 그게 가능했던 건 우리가 어릴때 철없을때 결혼했다는... 정말 단지 그 이유로 나는 여러 행동을 했다.


사실 나를 아는 지인들은 절대 나의 행동을 두고도 욕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끔 온라인 상에서 댓글이 악플이 남겨진다.

나는 어느날 악플을 받고 '참 온라인에서 사람 한명 댓글로 죽이는건 일도 아니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남의 집 이야기를 글로 구구절절 다 풀겠는가.


오늘 그냥 문득 부모님들을 생각하며 지금의 내 감정을 남기고 싶어서 오랜만에 브런치에 들어왔다.

누가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남겨주면 힘이 나는건 사실이지만 가장 좋은건 이 마음을 다시 들여다 보는 나 자신의 성장이다.


이상하게 나는 도대체 어떤 며느리가 되고 싶은건지 ... 의문이 들었다

빠듯하게 살아가다가 어머니 아버님이 아프다고 하시면

내가 좀 더 챙길걸 잘할걸 싶다가도

어머니가 애써 챙겨드린 몸에 좋은걸 아껴드시다가 아버님만 챙겨드린걸 알고나면 화가 났다가...

금전적으로 힘들때 도움을 주지 못해 안타까워 하시는 어머님을 보면 같은 여자로서 안쓰러웠다가

우리 엄마라고 생각하면 안아 드리고 싶었다가...

어머니가 세상에 없으면 나는 어떻게 되는거지? 이런생각도 들었다가...

갑자기 나이가 드시는 어머니를 보면... 눈물이 핑 나기도 한다.


그런데 더 중요한건 나도 며느리라서 그런지 가끔은 섭섭할때가 있었다.

일일이 말할 순 없지만

섭섭했던 이야길 친정엄마에게 하니 엄마가 그랬다.


'니가 딸이 될 수 없듯, 시어머니는 엄마가 될 수 없어'


나는 그 말이 조금 야속하게 들렸지만

시어머니와 나 사이에는 격이 필요하고 벽이 필요하다는걸 깨달았다.

그때 내가 세운 철칙

줄때는 그냥 주고, 받을건 생각말자.


그렇게생각하니

어머니에게 받는것이 더 많은 입장으로선 하나도 서운할 것이 없었다.


나는 요즘 어떤 며느리가 되고 싶은건지 생각해본다.

착한 며느리가 되고 싶은건지

딸같은 며느리가 되고 싶은건지

아니면 그저그런 며느리가 되고 싶으건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눈물이 핑 - 도는걸 보니 나도 이제 늙어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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