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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ghee Shyn Aug 19. 2015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

워킹맘에게 테라피 같은 영화

영화를 보던 날 저녁...
최근에 회사의 달라진 분위기나 업무 강도, 새학기 유치원 적응하면서 여러 이슈~가 많았던 딸 덕에 다소 지쳐있었습니다.

계속되는 자정까지 야근에, 금요일은 너무 지쳐서, 칼퇴근을 결심했지요. 퇴근시간  넘어서까지 계속 처리가 지연되는 업무와 울리는 전화, 코 앞에서 자꾸 부르는 코워커들, 저의 빠른 퇴근에 약간은 불안해 하는 발주사와 후배직원의 부름 등등, 뭐 여러 이유로 인해 예정한 시간을 한참지나 퇴근.

금요일 교통체증으로 인해 운전만 한시간. 거의 혼자남은 아이를 미안해하며 집으로 데려가 배고파하는 아이의 간식 만드느라 땀뻘뻘. 유치원서 배워온 글자로 카드를 쓰는 아이와 한 껏 공작시간 보내고, 그 사이사이 디즈니주니어 만화영화로 유도해 설겆이 빨래 청소하고 나니...
코피가 터졌더랍니다.

"엄마 코오오피~! 근데 엄마 나도 전에 코 깊게 파서 코피난 적 있어요.. 엄마 코 그만 파요..."  그말에 웃음터지고 다시 힘나고,

아이 재우고, 어제 갑작스런 저의 야근에 일 접고 서둘러 퇴근했던 남편 늦는다네. 미안미안.

뜨건 물에 샤워하고, 자정 넘어 한숨 돌리려, VOD에서 찾은 최신 영화가 바로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    

이 영화,


결혼해서 아이 낳고, 그 아이가 너무 사랑스러워 미치겠고, 살림도 똑 부러지게 잘하려는 욕심도 있고, 일도 너무너무 재미있고, 열정도 있지만, 시간이 늘 없어 허덕이는 엄마들!


꼭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15초에 한번씩 나오는 여러 시추에이션들을 보며, 공감하다 웃고 고민하고 그러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치유와 위안을 받을 수 .


저랑 싱크로율 97.7%이라 보면서 계속 빵빵   ... 나만 이렇게  사는게 아니구 .



#1. 새벽 1시 출장에서 돌아온 케이트는 


다음날 딸아이 유치원의 쿠키세일행사를 잊은 것을 자책하면서 가게에서 사온 파이를 홈메이드 파이로 둔갑시키기 위해 집에서 만든 그릇에 담고 밀대로 밀고 슈거파우더를 뿌리고 있다.    


#2. 케이트는 새벽 4시에 깹니다.  


엄마들의 60%이상이 밤잠을 제대로 못잔다고 한다.  왜냐면 밤에 자면서 리스트 만든. 시댁에 전화하고, 새해 가계부 쓰고, 베이글 사야하고, 아침 딸 아이랑 유치원에 나란히 있던 그아이는 남자야 여자야...등등...


#3. 엄마의 긴 출장에 제대로 삐친 딸아이 


에밀리를 일종의 '뇌물'로 공략합니다.

그것은 만화영화 틀어주기!

#4. 베이비시터가 늦는 시각,


샤워도 못하고 아침 아이들 팬케이크 만들고 있는 케이트... 남편에게 샤워 시간 만큼만 좀 있어 달라고 부탁부탁합니다. 안그러면  그만 둔다고 협박합니다.


#5.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유치원 선생님한테 또 지각이라고 혼납니다.


#6. 두발로 걸어다니는 괴물(Monster)들!

 

  , 워킹맘을 주눅들게 만드는 전업엄마들..쿠키세일행사에 체지방 0%의 외모를 하고 끝내주는 홈메이드 쿠키 한접시를 들고 등장합니다. 그리고 워킹맘 엄마들을 향한 그들의 뒷담(  )


#7. 지각 안하려면 하이힐 신,


열나게 달려야 합니다. 직장 상사한테 걸리면 애 핑계 말고 공공연하게 말하기 힘든 핑계 잘 만들어 대는 재치가 필요합니다.


#8. 일이 떨어집니다. 헉 합니다.


하지만 대답은 웃으며 " OF COURSE I CAN!"


#9. 야근하다가 복도에 나와서 


...   자장가 부릅니다.

#10. 아들의 첫 순간을 함께 하지 못 


 . 출근 전 엄마 손을 내내 잡고 못 놓는 딸아이 손을 서서히 놓으며 출장갑니다. 면서 계속 웁니다.   

#11. 직장내에서   


 보고 살림하는 신경 안써도 되어서 절대 시간이 많은 동료들의 묵언의 '경쟁력 없는 너 언제 나가나 보자' 비아냥하는 특히 얄미운 남자들의 시선이 불편합니다.


#12. 픽업을 제시간에 못해서 일하다 맨발로


뛰어나가는 케이트를 보고

후배동료가 이야기 합니다.


"죄수도 아니고..."


#13. 밤에 안 졸린데 자는 것이 아까워 


노트북 켜놓고 회사 일하면서,

빨래 갭니다.


늦은 시간이지만 끝까지 봤습니다.


왜냐면, 사실 이런 여러 매일의 투쟁 아닌 투쟁을 하는 워킹맘들에게 뭔가 PERFECT한 답을 찾는 것은 불가능한 일에 가까운데요, 왠지 결말에는 답을 영화가 제시해 주지 않을까 하는 바램 때문이었을 거에요.


하지만 영화도 사실 워킹맘이 How to LIVE에 완벽한 답을 주진 못했지요.


허나, '최적화 된' 답은 준 것 같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케이트와 남편의 대화가 그 희미한 최적의 답을 제시합니다.


케이트 :
내가 회사 안다닌다면 훨씬 좋겠지.
하지만 일이 없으면 난 내가 아니야.

내 곁에 당신이나 벤, 에밀리가 없으면 사는 것은 의미가 없어...
그래서 회사에서 이렇게 말했지..

'전 제 일을 사랑하고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왔어요.
하지만 일 때문에
가족을 버릴 수 없어요.

그런 제가 못마땅하시면
해고하세요.
제가 그만두진 않을 거에요.
절대로. 제 스스로는 포기 못해요. '

이제 파이... 앞으론 가게에서 산 파이라고
당당하게 말할래! 내가 당신을 미치게 만드는 만큼 미치도록 당신을 사랑해...  

리처드 :
자 이제 내차례인가  읽어야 되는 거지.
(수첩 꺼내고..) 에밀리 발레복 구입, 카페트 교체, 복근강화기 구입, 벤 언어치료 참여..

케이트 :
(남편의 할일 목록을 보며...)
첫줄에 "케이트와 나"... 내가 열심히 노력한다 해도 계속 엉망일꺼야..

리처드 :
(담담하게) 둘이 같이라면 괜찮잖아..



일, 나를 대체할 누군가가 없을 정도로

똑부러지게 최선을 다하세요.  

그리고 아무도 토 달 수 없을 때,

당당히 말하세요. '나에게 가족은 중요하다고.'


케이트는 자기 이름으로 만든 연금펀드 만들고 나서, 주말에 당장 출장가라는 보스에게


"아이랑 눈사람 만들어야 해서 못가요.

자르려면 자르세요.

하지만 저는 일을 정말 사랑해요.

성과를 냈잖아요.."


자신감 있게 이야기 합니다.


보스는 케이트의 말에 동의하고

월요일날 출장가라고 이야기 합니다.


...   ! 

   !



남편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많은 부분을 분담이라 생각하지 말고

'' 하세요.

케이트를 대신해 여러 일을 하던 남편 리처드의 수첩 그 리스트의 첫줄은 "케이트와 나"라고 적혀있었습니다.


비록 해야 할 산더미 같은 가정의 일이 있어도, 그 일은 와이프 혼자의 일도 아니고 남편혼자 일도 아니고, 누가 하던 그것은 그들에게 우리의 일 이라고 생각하며 함께 해 나가세요. 그게 안 된다면 둘 중의 하나를 포기해야 겠지요. 일이던 가정이던... 리처드와 케이트는 실제로 마지막 장면에서 서로 출장 스케줄을 빡빡하게 나눠가면서, 또 딸아이의 생일파티를 하면서 서로를 바라보면서 웃음을 나눕니다. 


그러니 야근일정이나 출장 일정 잘 나눠보세요. 싸우지 마시고~ ( !!!)



인정하세요, 살림 육아 등 모자란 부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마세요.   엄마들이랑 경쟁하려 하지 마세요. 쿨하게 인정하세요.       . 1+1    . 


  직접        . 다만 가족에 대한 사랑과 신뢰, 관심... 이런 것은 근간을 흔들지 마세요. 그 사랑하는 마음은 세계 최고가 되세요! 후회하지 않도록!



현실성은 좀 없습니다.


일단 그런 의지를 가진 엄마는 세상에 있더라 하더라도, 매일 야근에 출장에 버티면서 파트타임 대학생 베이비시터 써서 두 아이 초대 홈파티까지 훌륭하게 치룰 키울 정도로 강철체력 가진 엄마는 세상에 없습니다.


홍삼 100박스 먹어도 저건 힘듭니다. 아무리 봐도.. 저렇게 성공한 사업가이면서도 가정적이어서 아이들을 대신 잘 챙기면서 와이프를 전적으로 이해하는 남편은 세상에 없습니다.(게다가 잘생겼네..;;;)  


영화를 보면서 남편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잊고 있던, 남편이 티 안내고 해 왔던 여러 배려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기 때문이지요.


영화에 나오는 케이트 남편 정도는 아니더라도 조용히 나를 응원하고 배려해 줬던 것이 갑자기 뭉클하도록 감사하게 느껴졌었더랍니다.


그래서 새벽 2시 밖에 있는 남편에게 뜬금없는 Thank you 전화도 했더라지요... ^^;;;  


(   ?!)


마지막은 훈훈하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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