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손사래

어중간한 삶 속에서 자신을 지키는 법

by 작가 글리쌤


“당신 멋있어요. 그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노력했군요.”
“제가요? 제가 뭘요. 이룬 것도 없고 자괴감만 밀려오는걸요.”
“그래요? 그럼 당신을 존중해야죠. 발언 철회할게요. 당신은 멋대가리 없어요.”




취준생 시절 명확한 꿈이 없어 불안한 마음에 자격증만 수십 개 취득했다. 뭔가 이거라도 열심히 하면 취업에 유리하지 않을까 안도감을 내쉬면서 말이다. 결과적으로 누구나 딸 수 있는 자격증은 취업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그저 이력서에 쓰인 한 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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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미래와 관련 없는 자격증까지 취득하며 시간낭비를 했다는 생각에 또 다른 ‘시간 때우기 도전 거리’를 찾는 하이에나가 되는 반복이 이어졌었다. 그런 나를 두고 주위 사람들은 ‘제대하고 철들었다’, ‘바쁘게 목표를 향해 다가가는 사람’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효율성 없는 노력에 힘을 가하고 있는 자신을 ‘노력파’라고 인정할 수 없었다. 누가 칭찬을 하더라도 미간은 살짝 금이 갔고 그저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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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계속 자신을 부정할 수밖에 없다. 작은 성취도 금방 잊고 또 다른 도전에 실패했을 때는 깊게 상실감을 느낀다. 물론 방향성 없는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인생에 큰 도움이 되지는 못했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 도서관으로 향하던 나의 노력까지 배반할 필요는 없었다. 다른 사람이 인정하겠다면 못 이기는 척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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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인정해도 타인이 인정하지 않으면 그건 그거대로 또 좌절을 겪을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며 시시콜콜 모든 상황에서 자신을 인정하지 않고 지나친 겸손이 따라붙는다면 자신의 가치는 어디서도 재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인정하지 않으면, 나를 인정하던 타인도 금세 내 말에 동조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무너짐의 미학> 연재는 몰아서 업로드되거나 차근차근 연재됩니다. 중단될 수도 있겠네요.

포기도 최선도 아닌, 어중간한 삶을 지향하는 이들을 위해. 집필과 라이 킷은 양분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