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중간한 삶을 지향합니다.
“나잇값 좀 해”
“네. 나잇값 측정은 대체 어디에서 하는지 알려주시겠어요?”
가끔 강연 프로그램을 본다. 매 번 바뀌는 강연자가 출연해 15분 동안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로 진행된다. 매회 같은 강연자가 아니기에 내용도 다르다. 그들이 추구하는 인생 관념도 다를 수밖에 없고. 이번 회에는 누군가가 엄청 열심히 살아야 되고 포기하지 말아야 된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회에 출연한 강연가는 그저 마음대로 도전하고 하고 싶은 대로 살아가라고 한다. 열심히 해서 성공한 사람은 열심히를 외칠 것이며, 다소 곤궁하게 살지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사람은 자신을 따라 해 보라고 한다.
난 그들이 말하는 이분법적 삶이 아닌 어중간한 삶을 택했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백수가 될 테니 누구한테 아쉬운 소리 하지 않게 할 만큼은 하고, 그렇다고 이상 세계에 살 것처럼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한 달 내내 스트레스받으며 일을 하기는 싫고. 어찌 보면, 누가 보면 대충 사는 것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다가도 갑자기 무너지는 내가, 또다시 원상 복귀하는 나에게 환멸을 느끼는 것이 반복될수록, 조금은 나를 놓아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어떤 특정 계기나 동기가 없는 한, 그 동기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 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일쑤다. 그렇게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돌아가는 모습에 지치다 보니 이제는 굳이 스트레스받지 않기로 선언했다. 망가질 때는 망가지고 망가짐이 지겨울 때 다시 돌아오기로. 이랬다 저랬다 하는 자신에게 일희일비하지 않기로.
“네, 그래도 난데 어쩌라고요”
<무너짐의 미학>은 포기할 수도, 마냥 열심히 살 수도 없는 '어중간러' 들을 위해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