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SNS만의 특성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연말과 연초에 스케줄이 바빠서 오랜만에 글을 쓰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인도네시아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몸풀기 충분히 진행했으니, 올 해는 본격적으로 인도네시아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해 보겠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카카오가 전격적인 인수를 결정해 화재가 되었던 ‘Path’에 대해서 소개해 드립니다.
2015년 5월 인터넷에 이슈가 되었던 뉴스가 하나 있었습니다.
아래는 다음카카오의 보도자료 중 일부입니다.
인도네시아 3대 인기 SNS 중 하나인 ‘패스’는 전년 대비 2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하며 1000만이 넘는 월평균이용자수(MAU)를 확보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서비스이다. 다음카카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인구 2억 5천만명의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의미 있는 모바일 플랫폼을 확보함은 물론,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을 위한 새로운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지지부진했던 카카오톡의 성과에 카카오가 과감한 결정을 내린 장면이었습니다.
제 지난 칼럼인 ‘동남아 진출을 꿈꾸는 분들에게 3’에서도 타임머신 부분에 언급되었던 사례입니다. 지금부터 Path라는 서비스는 어떤 서비스인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의 대표 인터넷 서비스들의 활약상을 한번 체크해 보신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누군가가 인도네시아에서 정말 Path가 잘 되니?라는 질문을 받으면 꼭 대답해 줬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고급 식당에 가면 젊은 친구들은 사진을 찍어서 빨간 화면의 SNS에 올리고, 일반 식당에 가면 사진을 찍어서 파란 화면의 SNS에 올립니다.” 아주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제가 경험한 대부분의 상황에서 이 공식이 적용되는 경우를 확인했습니다. 2012년 정도부터 갑자기 나타나기 시작한 빨간 화면은 Path이고, 파란 화면은 누구나 다 아시는 페이스북입니다.
Path를 대표하는 단어 2가지를 알려 드리면 ‘폐쇄형 SNS’, ‘Smart Journal’입니다.
폐쇄형 SNS의 시작은 옥스퍼드 대학의 던바 교수의 연구와 이론을 바탕으로 합니다. 소셜 네트워크가 집중적인 서클 구조를 가지기 위해서는 150명의 친구 집단이 가장 적당하고, 신뢰 있는 친구관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50명이, 좋은 친구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15명, 최고의 친구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5명이면 충분하다는 이론에 의거해서 만들어진 서비스가 Path입니다. 오픈 시에는 친구의 숫자를 50명으로 제한했지만, 향후 150명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그 다음은 Smart Journal입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자신의 일기를 쓰듯이 포스팅을 하고, 친구들의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초반의 관심에 비해서 전반적인 확장세가 주춤해지는 동안, Path는 유달리 인도네시아에서만 강세를 보입니다. 이 부분이 아마 카카오가 Path에 관심을 가졌던 부분이라 볼 수 있습니다. 왜 하필 인도네시아에서 Path가 강세를 보였을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과 의견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래서 Path가 잘 되었습니다’라고 Path의 내부 인원이 아닌 제가 이야기하기에는 아쉽게도 통계 수치가 부족합니다. 다만 제가 통계자료로 확인해 드릴 수 있는 부분은, 인도네시아 인터넷 사용자의 경우 대부분이 페이스북 사용자이고, 3~4개 정도의 SNS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인도네시아 인터넷 사용자의 특징은 매우 SNS 친화적이라는 것입니다.
좀 더 주관적으로 Path를 바라본다면, 지금은 정체기에 들어선 것이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염려가 있습니다. 2013년만큼 식당이나 Mall에서 빨간 화면을 붙잡고 있는 사람이 많이 보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정확한 통계자료는 물론 아닙니다. 한국 지인이 대부분인 저에게는 Path란 들어가봐야 아무 일도 없는 서비스이기에 더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Path에 대한 제 의견은 오래전 Tech in Asia의 기사를 빌어오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그냥 한 때 Trendy 했던 SNS가 아닌, 대세 SNS로 지속된 성장을 보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Indonesian youth simply like to enhance their interactions with friends, colleagues, even their own parents in new ways. So when an app becomes trendy, everyone installs it to see what their friends are saying there. But by the same token, if it becomes passe, that’s when it’s going to get uninstal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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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hallenge for Path, and other emerging social apps, is to retain all these Indonesian users once it has got them and to prevent itself from being discarded when the next trendy social media site comes along and people’s friends start to move there.
–Tech in Asia “Does Path Have a Future in Indonesia?”
Path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과 제 의견을 알려 드렸고, 지금부터는 Path User들의 특징을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유달리 Path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Path User들이 인도네시아 내에서 High-end(상위계층) 20~30대 여성일 경우가 많다는 가정에서부터 출발합니다. 경제적 상위계층의 20~30대 여성이 얼마나 매력적인 타깃인지는 따로 부연설명은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든다면 이커머스 관점에서만 본다고 해도, 신용카드 발급률이 5%가 되지 않는 인도네시아에서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는 상위계층의 가치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에서도 가장 소비 지출이 활발한 20~30대 여성은 최고의 고객으로 환영받습니다.
여기서 왜 제가 Path의 사용자 중에 상위계층 20~30대 여성이 많다는 가정을 했을까요?
SNS에서 1년의 여러 통계를 기본으로 연말에 전체적인 트렌드를 발표하는 일반적인 기사입니다. Path가 발표한 내용을 먼저 살펴보시죠.
자카르타 식당, Mall, 발리의 주요 Spot 중에서 1년 동안 가장 많이 언급된 장소들을 뽑아 놓은 것입니다.
인도네시아에 좋은 곳들이 참 많습니다. ^^ 인도네시아 살지 않으시는 분은 위 장소가 그냥 좋은 장소구나 하시겠지만, 현지에 사시는 분들은 조금 다르게 느낄 수 있습니다. Path 사용자가 일반 인터넷 사용자라고 본다면, 위의 결과는 조금 이상한(?) 결과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장소가 보통 일반적으로 유명한 장소가 아니라, 인도네시아 내에서 High-end급으로 분류가 될 장소가 위 표에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식당 부분 1, 2, 3위인 Union, SkyE, Social House는 이 비유가 적당할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편하게 가서 밥 먹을 수 있는 그런 식당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 식당들이 인기투표를 해서 1위가 된 것도 아니고, Path의 유저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식당이라는 것입니다. 위의 결과만 본다면, Path의 유저는 상당한 상위계층 사용자들이 모여있다는 결론을 내리기에 결코 모자람이 없습니다. 왜 Path에 상위계층 사용자가 많은가에 대한 질문을 하신다면, 이것 역시 트렌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나는 일반 페이스북 쓰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라는 생각과 한두 명씩 상위계층이 모이다 보니 그런 커뮤니티가 형성된 건 아닐까 미루어 짐작해 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위의 도표가 말해 주듯이 Path의 사용자층은 분명히 상위계층의 사용자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럼 많은 분들이 Path에 광고하면 좋겠는데 생각을 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Path는 현재까지는 광고를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탐이 나는 사용자층이 모인 서비스인데, 페이스북의 광고를 피해서 온 Path 사용자의 특징을 고려해 광고는 한동안 진행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몇 년 전 카카오에 인수되기 전 Path의 수익모델은 가상제품 판매와 유료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Path를 인수한 카카오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이 서비스를 이끌어 갈지, 어떻게 수익을 만들어 낼지 궁금해집니다.
이제까지 Path의 전반적인 서비스 컨셉과 Path만이 가진 특별한 User의 특성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Paht의 경우 최근에는 뉴스 기사도 부족하고, 분석자료도 많이 부족해서 제 개인적인 느낌과 최대한 밖으로 들어난 사항을 바탕으로 분석을 해 봤습니다. 일반적인 커뮤니티와는 조금 다른 형태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서비스 임은 분명합니다. 인도네시아의 SNS와 커뮤니티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심도 깊게 지켜보셔야 할 서비스일 것 같습니다.
다양한 한국 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특히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여러분들 많이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열심히 글 쓰는 걸로 한국업체의 좋은 성과를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