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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훈 Dec 12. 2016

객관적인 시각으로
인도네시아 바라보기

성공적인 인도네시아 진출 방안 1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브런치로 인사드립니다. 한동안 한국 출장도 많고 개인적인 일이 바빠서 브런치 업데이트를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열심히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연제는 '성공적인 인도네시아 진출방안'이라는 주제로 플래텀에 기고를 하고 있는 글입니다. 10회 정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매체에 기고하는 글 브런치에서 보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인도네시아에서 10년 동안 직장생활과 사업을 경험했습니다. 요즘 많은 한국의 기업들과 스타트업이 동남아 시장과 인도네시아 시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필자에게도 인도네시아에 시장에 대한 많은 문의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ICT 시장에서 안정기에 진입해 가면서 시장 진입 장벽은 더더욱 높아지고 있고, 미국과 일본 시장 또한 여전히 한국업체가 진입하기에는 쉽지 않은 시장입니다. 해외진출을 고민하고 있는 업체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동남아 시장에 상당한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남아 시장에 대한 기업들의 많은 관심에 비해, 실상은 동남아 시장에 대한 정보는 제약되어 있고 시장에 대한 이해도는 많이 떨어집니다. 또한 동남아 시장에서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시장 기회를 찾고 있는 업체는 소수로 보이며, 막상 동남아 시장에 대한 기회가 와도 머뭇거리게 되는 게 현실입니다. 


해외 진출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는 현지에서의 조그만 정보라도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여전히 부족하고 시장을 배워가는 입장이지만, 인도네시아 10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는 어떤 나라인지, 인도네시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한국업체에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등의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 첫 번째 꼭지로 오늘은 인도네시아는 어떤 나라인지,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인도네시아에 대한 장밋빛 전망은 실제로는 어떠한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1월 초 필자가 한국 출장을 갔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아침에 있을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TV에는 뉴스를 틀어 두었습니다. 뉴스에서는 마침 기상캐스터가 나와서 일기예보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일기예보에는 오늘 비 소식이 있으며, 날씨가 갑작스럽게 추워지는 관계로 옷을 따뜻하게 입고 가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일기예보를 귀 기울여 듣지 않아서, 그 날 하루 종일 비를 맞고 추위에 떨어야 했습니다. 위에 언급했다시피 필자는 10년째 인도네시아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는 일기예보가 없는 나라입니다. 처음 인도네시아 도착하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일기예보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상당히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만 10년이 지나고 난 이후에는 저도 일기예보와 무관하게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우기와 건기로 이루어져 있지만, 일기의 변화가 심하지 않습니다. 비가 온다는 것도 한국으로 따지면 강남역에서 비가 와도, 역삼역에는 비가 내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우산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도 상당히 드문 나라입니다. 제가 짧은 지면에 이렇게 날씨 이야기를 서두에 꺼낸 이유는 인도네시아가 한국과 많이 다른 나라라는 이야기를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현재 인도네시아 시장은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머징 마켓 중의 하나입니다. 한국의 많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동남아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 동남아 시장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인구와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인도네시아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2억 5천만 명의 인구를 가지고 있는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며, 최근 5년간 연평균 5.9%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무슬림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인구의 87%이며, 전 세계 국가 중에서 가장 많은 이슬람 인구가 있는 나라입니다. 전체 인구의 60.8%가 35세 미만의 젊은 나라이고, 인구의 20%에 해당하는 5000만 정도를 중산층으로 보고 있으며(맥킨지의 경우 2020년까지 중산층 인구가 8,600만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 민족성으로 열정적인 거대 소비시장이라 불리고 있는 곳입니다. 여기까지는 인도네시아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이라면 충분히 아시고 계시는 정보이며, 인도네시아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부분입니다. 저는 이런 장밋빛 전망만을 여러분들에게 이야기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부터는 이 화려한 이면에 숨어있는 인도네시아의 정확한 실상을 이야기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청년 인구가 많은 나라, 빠르게 진행되는 도시화, 열정적인 거대 소비시장 이런 문구들은 제가 처음 인도네시아를 왔던 10년 전에도, 선배님들이 사셨던 20년, 30년 전에도 인도네시아를 이야기할 때 항상 등장하는 전형적인 표현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대해 얼마 전 가디언지에서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Biggest invisible thing on earth”. 실제 인도네시아에서 10년간 생활을 해 온 필자의 입장에서도 인도네시아를 아주 정확하게 표현한 문구라는 생각입니다. 한국에서는 아직도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며, 지도에서 인도네시아를 찾아보라고 한다면 정확히 인도네시아의 위치를 잡아 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한국의 많은 기업과 사람들이 인도네시아 진출에 대한 생각은 하고 있지만, 막상 인도네시아가 어떤 나라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를 가지지 못하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최승욱님 페이스북에서 발쵀 (https://www.facebook.com/seungwook.choe)


저는 인도네시아를 개간되지 않는 농지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최근 5년간 인도네시아는 연평균 5.9%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경제성장률이라는 것은 절대적인 수치를 보여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5년 전까지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다면, 조금의 경제 호전에도 좋은 경제성장률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1인당 GDP가 2만 불이 넘는 한국과 3천 불이 겨우 넘는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률 수치를 같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지난 5년간의 경제성장률보다는 30년간의 수치를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30년간 인도네시아의 1인당 GDP는 5배 성장했습니다. 결코 적지 않은 성장을 보인 국가이지만, 막상 주위의 국가에 눈을 돌려보면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합니다. 중국의 26배, 한국의 10배 성장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상황이며, 같은 동남아권인 태국과 베트남에 비해도 낮은 수치를 보여줍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이 있는 나라임을 감안한다면 지금의 결과는 참담하기까지 합니다. 


많은 분들이 인도네시아의 열악한 인프라, 낙후된 정치 시스템과 부패한 관료들을 더딘 발전의 이유로 꼽습니다. 인도네시아, 특히 자카르타에 다녀가신 분들에게 이곳의 인상을 물으면 똑같이 하시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최악의 교통 정체’. 인도네시아로 진출하시는 분들의 주 사무 공간은 오피스보다 차 안이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더욱 답답한 부분은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어떠한 개선을 바라기도 힘든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인도네시아를 이야기할 때 많이 언급되는 말이 있습니다.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나라’, ‘불확실한 것 하나가 확실한 나라’, ‘법은 있으나, 법대로 되지 않는 나라’. 이런 표현은 인도네시아에서 살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이나 입 밖으로 터져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화려한 수사와 수치들에 숨어있는 인도네시아의 본모습이 이것 일수도 있습니다. 



해외 진출을 고민하고 계십니까? 해외 진출에서 많은 분들이 간과하거나 오히려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의 빡빡한 현실에서 벗어난 여유로운 해외 생활입니다. 해외 생활은 즐거운 추억이 가득한 동남아 해변으로의 여행과는 전혀 다른, 엄연한 현실입니다. 시장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시장에 맞는 전략을 세우고, 마케팅을 기획하는 일만이 해외진출을 위한 필수조건이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비즈니스라도 결국에는 사람이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사업입니다. 인도네시아로 진출하는 기업의 장애물은 새로운 문화를 가진 시장도 다른 생각을 가진 현지인도 아닌 자신에게 밀려오는 문화적 피로감이나 함께 온 가족이 겪게 될 향수병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시장에 대한 조사는 몇 번 그곳에 왔다 가는 것으로는 결코 채울 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충분히 그곳에 살아봐야 합니다. 현지의 사정을 깊게 이해하는 현지의 파트너를 구하는 것도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실제적인 해외 진출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며칠이면 법인을 만들 수 있고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가득한 한국이 아닙니다. 한국에서와는 달리 해외에서의 우리는 다양한 법률적, 문화적 제약을 받는 외국인 일 수밖에 없습니다. 현지의 교육 잘 받고 똑똑하고 그 문화를 잘 이해하는 현지인들과 경쟁을 해야 합니다. 한국과 다른 그 나라만의 제도와 문화를 충분히 공부하고 익히셔야 합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에는 법인 설립에만 3개월 이상이 걸리며, 그 법인 설립 또한 외국인에게는 각종 제약이 가득합니다. 수입이 필요한 업체라면 수입 허가를 받는데 또 3~6개월이 또 걸립니다. 외국인 거주증에서부터 산적한 생활의 문제가 현실로 다가옵니다.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를 드리겠습니다. 한국인이 2~3명 나와서 일 년을 준비하면 몇 억이 쉽게 날아가는 곳이 인도네시아입니다. 동남아 국가의 물가는 싸다는 생각은 버리셔야 합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물가는 더 높은 경제 수준의 말레이시아와 비교해도 높은 편입니다. 비슷한 경제 수준의 베트남에 비해서 훨씬 높은 물가를 보입니다. 과도한 교육비와 의료비는 다른 대안을 찾기도 힘듭니다. 해외에 진출하실 때는 준비과정과 시간을 충분히 가지시고, 최소한의 리스크로 현지에서 사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법인도 준비되기 전에 해외에 나와서 모든 것을 준비하는 것은 대기업이 아닌 이상 무모한 도전에 지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충분히 준비하시고 난 후에 비로소 현지에 자리를 잡기 시작해야 합니다. 사무실을 알아보고, 법인을 만들고, 각종 허가와 서류를 진행하는 것은 한국에서도 충분히 진행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와 해외 진출에 대한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이 글은 10회 정도로 기획된 글입니다. 다양한 해외 진출에 대한 부분과 인도네시아 ICT 시장에 대한 분석, 인도네시아 진출 시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기본적인 부분에 대해서 알려드릴 것입니다. 중간중간에 다양한 분야의 인도네시아 전문가들의 생생한 인도네시아 진출에 대한 이야기와 조언도 들려 드릴 것입니다. 인도네시아에 대한 뜨거운 관심에 비해, 실제 인도네시아로 나오는 업체는 정말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을 원하시는 단 한 분에게라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글이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참조) 성공적인 인도네시아 진출방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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