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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과장 Nov 11. 2019

손정의 회장은 실패하는가?

Source: Economist


회사와 재무적 투자자들이 곤란에 빠질 때는 유사한 특징들을 가질 때가 많습니다

높은 부채와 이해하기 어려운 재무상태, 왜 투자했는지 알 수 없는 자산들, 현실을 직시할 줄 모르는 관리자들 등입니다.


위의 상황들은 소프트 뱅크에게 딱 맞아떨어집니다. 손정의 회장에 의해 설립되고 세워진 이 기업은 11월 6일 위워크를 구제하면서 6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손정의 회장은 아직 저평가된 좋은 기술력을 가진 회사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도쿄에서 밝혔습니다. 하지만 소프트 뱅크는 손정의 회장의 자신만만한 발언을 뒷받침할만한

현금흐름이 부족하다는 약점에 직면할 것입니다. 소프트 뱅크는 축소될 것이고 어쩌면 해체될지도 모릅니다.


손정의 회장은 어떻게 기술이 세상을 바꿀 것이고 그의 회사는 300년 넘게 존재할 것이라 예언하면서 기인으로 취급받았습니다. 

장기간의 사업 확장을 통해 소프트 뱅크는 이제 금융회사가 아닌 회사 중 5번째로 부채가 많은 회사입니다. 장부상으로는 1,660억 달러의 부채, 보유 현금분을 제외하면 1,290억 달러 규모입니다.

이 부채는 은행과, 투자자, 일본의 가정으로부터 충당되었습니다. 지금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회사는 미국의 Sprint, 영국의 Arm 등이 있습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비전 펀드에 막대한 돈을 투자했습니다. 비전 펀드는 막대한 자금력을 가지고 테크 유니콘 기업들을 쇼핑했습니다. WeWork, Uber 등 최근 부침을 겪고 있는 회사들을 포함해서요.


소프트뱅크라는 회사는 재미있는 회사입니다. 손정의 회장은 회사의 설립 목적을 자주 바꾸었어요. 1981년에는 소프트웨어 유통회사로 창립했습니다. 2000년에 손회장은 중국의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인 알리바바에 투자를 하는 영리한(혹은 운이 좋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지금도 알리바바의 지분을 24% 보유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미국의 통신회사인 Sprint에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2016년 손회장은 피봇을 결정하고 비전 펀드를 만들어서 팬시한 tech 회사들을 사들였습니다. 이 펀드의 투자금은 외부 투자자들이었지만 소프트뱅크에 의해 운영이 되었죠.


이런 행보의 결과는 우리에게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소프트뱅크는 대규모 기업집단인가? 벤처캐피털 회사인가? 손정의 회장은 소프트뱅크 주주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가? 비전 펀드의 투자자를 위해 움직이는가?


애널리스트들은 긍정적으로 봤을 때 소프트 뱅크는 테크 업계의 버크셔 해서웨이(워런 버핏의 회사)이다 라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소프트뱅크의 주주들은 그 의견에 대해 미적 찌근 합니다. 소프트 뱅크의 주가는 5년 동안 그대로이거든요. 신용평가기관은 그동안 소프트뱅크에 관대했습니다. 5년 동안 20억 달러의 현금흐름을 소진했는데도 거기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소프트뱅크를 바라보는 간단한 방법은 여러 자산을 가진 부채를 지닌 지주회사라는 관점입니다. 자산에는 Arm, 알리바바의 지분도 있고, 비전 펀드도 있고, 스프린트도 있습니다. 손회장은 이 지주회사는 재무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왜냐면 손회장은 소프트뱅크는 법적으로 지주회사인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자산의 부채의 부분에만 책임이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 규모는 앞에 설명한 1,290억 달러가 아닌 410억 달러 정도 일 뿐입니다. 


반면 지주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자산의 지분가치는 2,470억 달러로 부채가치의 6~7배 정도입니다. 그중 절반은 알리바바 지분의 가치입니다. 다시 말하면 지주회사가 보유 지분을 다 청산한다면, 지금 채무는 아주 쉽게 갚을 수 있는데 소프트뱅크를 안 좋아할 이유가 있을까요?라고 손회장은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 주장은 귀가 솔깃하지만 몇 가지 결함이 있습니다.

먼저 지주회사는 재무투자자와 펀드에게 배당과 수수료의 형태로 이자를 지불할만한 충분한 수익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 이자비용을 지불할 정도의 수익은 있지만 그 마진은 간당간당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두 번째 걱정거리를 만들어 냅니다. 회사가 투자한 회사들의 성과가 좋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투자한 회사의 지분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위워크의 이야기는 다들 아실 거니, Arm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2016년에 소프트뱅크가 310억 달러를 주고 산 Arm은 왕관에 박힌 보석처럼 취급되었습니다. 하나 최근 분기의 Arm 전년대비 매출은 하락했고 영업실적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세 번째 주의해야 할 사항은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회사와 펀드는 부채가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비전 펀드는 400억 달러 정도의 부채성 증권(CB나 RCPS)들이 아직 쌓여있습니다. 또한 소프트뱅크가 법적으로 채무는 없을지라도, 그 펀드와 회사를 구제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위워크 상황이 그런 상황이죠. 소프트 팽크는 65억 달러를 위워크에 다시 집어넣었으니까요. 소프트뱅크는 직원들이 비전 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돈을 대출해줬다는 보고도 있었습니다. 손회장 역시 본인 소유인 소프트뱅크 지분 22.5%를 지키기 위해서 개인대출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부채가 겹겹이 쌓여있는 기업구조는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외부요인으로 압박받을 때 그 기업의 끝은 예측할 수가 없으니까요


손회장은 1,000억 달러 이상의 규모인 두 번째 비전 펀드를 설립하여 사업 확장을 통해 헤쳐나가려는 듯합니다. 비전 펀드 2를 통해 수수료를 얻을 수 있고, 현재 보유자산을 팔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면서 통제권은 계속 지켜나가고요. 


하지만 위워크 실패로 인해 시장은 이제 손회장의 판단력과 소프트뱅크의 벨류에이션에 대해 엄청난 의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소프트뱅크가 취할 당연한 경로는 긴축재정입니다. 비전 펀드 휘하의 회사들의 영업손실을 줄여나가고 더욱 많은 자산들을 매각해야 합니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Sprint를 T-mobile과 합병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손회장은 경영권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소프트뱅크에서 손회장의 비전은 한 명이 수십 조원과 연관 기업들을 다 책임지고 이끌어 나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만약 그 비전이 여전히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분들은 아직도 어리석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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