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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과장 May 05. 2020

삼성의 수수께끼

Source : Economist


기업세계에서도 복잡한 지분관계, 독재적인 창업자, 종교적인 기업문화 등 삼성은 가장 신비한 회사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1938년 창업해서 청과물과 건어물 팔던 회사에서 이제 대한민국 수출 규모의 1/5를 차지하는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삼성 그룹에서 보석 같은 존재인 삼성전자는 수년동안 스마트폰, 반도체, 텔레비전의 세계 최대 판매자이며, 시가총액은 $270 bil.(280 조원) 규모이며, 74개국에서 31만명의 직원들을 보유한 회사입니다. 삼성을 소개하는 “삼성의 등장” 이라는 책은 삼성의 ‘하면 된다’ 정신과 과도한 업무몰입, 정치적 개입, 오랜 기간의 가문 내 대립을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어떻게 많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어떻게 성공을 일궈냈는지 다루지 않았습니다.


삼성의 수수께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삼성의 제국을 이해해야 합니다. 북한의 리더인 김정은이 4월에 사라지기 전에, 삼성의 회장인 이건희는 훨씬 이전에 병원으로 사라지고 보이지 않습니다. 2014년 이후 74세의 이 기업인은 그 동안 한 번도 볼 수 없었습니다.


가족을 제외하고 그가 얼마나 아픈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건희 회장의 후계자인 이재용은 정경유착으로 재판을 다시 앞두고 있습니다. 이재용은 이사회에 몸담고 있지 않고, 삼성전자의 지분을 직접적으로는 아주 일부만 소유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삼성그룹 회사의 지분과 가족 재단의 지분을 통해 삼성전자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만약 이재용 부회장이 유죄로 판결나면 누가 삼성그룹을 대표할지 알 수 없습니다. 

한국의 재벌기업의 문화는 눈을 뜨고 놀랄만합니다. 삼성의 등장의 책 저자는 삼성의 문화를 군대, 마초,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문화라고 설명합니다. 


1980년 비료 제조업체에서 트랜지스터 제조, 반도체 제조회사로 거듭나면서, 삼성 가문은 직원들을 16시간 연속으로 근무하게 하는 등 가혹하게 몰아쳤습니다. 


1995년엔 이건희 회장은 겉만 번지르르한 제품을 만든 기술진을 부끄럽게 하기 위해 14만개의 제품을 불로 태워버렸습니다. 500억원에 해당하는 물건들이 다 재로 소진되었습니다. 책의 저자는 그 외에도 자신들을 포장하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상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은 여전히 뛰어난 재능을 가진 대학졸업자들이 일하고 싶은 기업입니다. 


가장 큰 수수께끼는 이 냉정한 환경에서 탄생한 기업의 성공입니다. 몇 년 동안의 어려운 시기를 보내면서 삼성은 반도체 사업에서 일본 경쟁사를 따라잡았습니다. 첫번째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2년 뒤인 2011년에 삼성의 갤럭시는 애플의 아이폰 판매대수를 넘어섰습니다.


이렇게 빠르게 가능한 건 삼성의 대담함 때문입니다. 삼성의 경쟁자인 애플과 소니 역시 삼성 부품의 고객입니다. 삼성은 사업다각화를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했습니다. 모바일폰과 다른 제품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매출 부진을 겪을 때, 메모리 사업이 단단하게 받혀줬습니다. 


락다운으로 인해 클라우드 서버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메모리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2020년까지 더욱 다각화를 하겠다는 이건희 가문이 결정한 10년 후,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삼성 바이오로직스를 한국에서 3번째로 가치있는 회사로 바꿔놓았습니다.


한 때 삼성전자에서 일했고 지금은 투자회사인 Bernstein에서 일하는 마크 뉴먼씨는 창업자 패밀리에 대한 충성심과 신처럼 받드는 것이 삼성의 힘의 비밀요소라고 주장합니다. 서구 사회에서 그렇듯 회사의 경영진들은 어디에 돈을 쓸 지 늘 다툽니다. 


하지만 삼성은 경영진에서 한 번 정하고 나면 즉시 투자금이 현업에 투입됩니다. 이런 삼성의 대담하고 전략적인 배팅은 결실을 맺고는 합니다. 삼성 자동차와 태양광 패널은 예외입니다.


삼성의 경영진 또한 이제 삼성전자 외 다른 무엇이 필요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 모든 삼성의 강점에도 불구하고 아직 싸워야 하는 두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더 이상 반도체, LCD 스크린의 대표업체가 아니라 더욱 고마진을 얻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에서 승리를 얻고싶어 합니다.


애플이 스마트폰 뿐 아니라 그들의 고객에게 웨어러블, 와처블, 리스너블 등 다양한 제품군들을 제공하면서 올리는 이익은 삼성의 이익을 초라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삼성은 애플에게 대항할 수 있는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개발하기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에게 운영체제를 맡겼습니다. 


삼성은 소프트웨어 대신 고마진을 얻을 수 있는 후보로 비메모리칩과 바이오제약쪽을 타겟으로 정했습니다. IOT 시대에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삼성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문화를 기르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두번째 문제는 중국입니다. 중국은 이제 개척해야 할 시장 뿐 아니라 맞서 싸워야 할 경쟁자로 부상했습니다. 작년 삼성의 중국 스마트폰 매출은 두자릿 수에서 1%미만으로 떨이지고 샤오미의 스마트폰의 시장점유율은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와 앱 관점에서 샤오미가 삼성보다 더 뛰어납니다. 


삼성은 소니의 시가총액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만 우울감이 삼성을 배회하고 있습니다. 창업주 가문이 여러가지 이슈와 씨름하고 있는 동안, 삼성은 전략적 배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제조업 외의 사업기회를 찾는 것과 중국 회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는 일 말이죠. 


전진을 위한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삼성 정도 규모의 다른 회사들이 그랬듯이, 창업주 가문은 경영을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는 것입니다.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이며 삼성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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