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과장 Oct 29. 2015

영어 이야기 #3

영어 무슨 책으로 공부하나요?

영어 공부를 하겠다고 굳세게 마음먹고 다들 어디로 가시나요? 혹시 서점으로 가지 않나요? 저도 예전엔 종로에 있는 대형서점에 많이 갔었습니다. 서점에 가보면 다양한 종류의 영어 서적들이 가득하고, 이 책들만 읽고 나면 영어의 고수가 될 거 같은 기분도 많이 들었고요. 그렇게 꼭 제 손에는 영어책 한 권을 사들고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영어 관련 책들은 종류가 더 많아졌어요. 토익, 토플, 영어 소설, 잡지 등 종류가 있는데 이런 책들은 각각 어떤 좋은 점이 있고 우리는 그걸 활용하면 좋을까요?



토익 서적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늘 포진해 있는 책이 있습니다. 해*스 토익 책 RC  /LC입니다. 이 책이 베스트 셀러에 진입하고 아직까지 버티고 있는 걸 보면 대단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대학생 때 토익 시험 치기 전에 시험 유형을 파악하기 위해 이 책을 봤던 기억이 나는데 비단 이  책뿐 아니라 토*토등 다양한 토익 교재가 있지요. 그럼 이 토익 교재가 좋은 점은 무엇일까요?


일단 기초적인 문법에 대한 개념을 잡아 줍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토익에 들어가 있는 문법의 개념만 익혀도 웬만한 텍스트를 읽어내는 데 크게 문제가 있을까 생각이 듭니다. 문장 성분, 절/구란 무엇인가? 관계대명사, 동명사 정도만 개략적으로 이해해도 영어 쓰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의 읽기는 수월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술저널이나 이코노미스트 등 부가적인 문법이 들어가 있는 매체의 경우에는 부족할 수 있지만 많은 경우에는 이 정도 문법으로 충분합니다. 단지 알고 있는 단어의 수가 부족해서 문법 실력이 떨어져서 텍스트를 읽어내지 못한다고 착각할 수도 있지요. 


두 번째는 비즈니스 관련 어휘에 친숙해질 수 있습니다. 토익 자체가 비즈니스 상황에 기초한 영어의 실력을 묻고 있는 시험이기 때문에 비즈니스 메일에 볼 수 있는 단어와 표현이 자주 나옵니다. 직장인 들 특히 영업이나 물류 관련 직무로 일하는 분들은 토익 지문만 봐도 업무적으로 활용 가능한 경우가 꽤 많이 나옵니다. 다만 재무나 기획 등 이런 직무에 있는 분들은 토익 내 지문이나 어휘와는 다른 결의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리고 간단한 메모렌덤의 형식도 자주 접합니다. 비즈니스 상황 상 발생하는 경우나 Notice에 대해서 친숙하게 접할 수 있지요. 하지만 딱 그 정도입니다. Notice나 메모랜덤 정도의 내용만 전달할 뿐,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그에 준하는 중요한 텍스트를 담아내는 수준의 표헌과 어휘는 토익에서 접하기는 어렵습니다.

간략히 정리해보면, 토익을 통해서는 기초 중의 기초 문법과 비즈니스 관련 단어 및 문서 형식을 접할 수 있고 그걸 체득할 수 있는 점 정도가 있네요. 아쉬운 점은 다양한 방면의 어휘를 접할 수 없다는 점과 텍스트를 깊게 해석할 수 있는 능력-소위 “critical reading”이란- 길러지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토플서적

토익 다음으로 많이 접해보는 영어 시험 서적은 토플 서적이 아닐까요? 

그럼 이 토플 서적은 미국 대학으로 시험 보러 가는 사람 많이 공부하는 책일까요? 기본적으로는 이 말이 맞지만, 사실 토플 서적은 영어 공부할 때 기초체력을 닦아주기 좋은 책입니다. 제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약간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전 대학교 때 전공이 맞지 않아 전과를 잠깐 생각했기 때문에 토플을 준비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토플을 공부한 경험이 나중에 영어 공부를 수월하게 했고, 토익 시험도 딱히 그리 공부하지 않고 높은 점수를 받았거든요.


그럼 토플 서적은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을까요?


일단 토플은 미국의 대학에 가서 전반적인 기초 과정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다 보니 다양한 분야의 단어 실력을 요구합니다. 따라서 토플 서적 안에는 여러 학과의 어휘가 자주 나오면서 자연스레 익혀야 하는 역량이 필요하고요. 그럼 이런 단어들이 과연 쓸모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물론 영어 국가에서 물건을 사거나 길을 물어볼 때 같은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이나 기초적인 영어회화를 하는데 이런 단어들이 필요는 없겠지요. 하지만 본인의 영어를  그다음 차원으로 옮겨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단어가 축적되지 않고서는 절대 올라갈 수 없습니다.

대신 토플 공부를 하다 보면요 튜브를 보면서 접할 수 있는 캐주얼하거나 재미있는 표현을 접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현재 세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에 관한 영어적 표현이나 영어로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지를 접하기도 어렵고요. 요즘 미국 대선 후보를 검증하는 공화당, 민주당의 TV 토론이유튜브에 다 올라오는데 여기 나오는 토론 내용 안의 현재 쟁점이 되는 사항은 어느 정도 토플의 어휘들과 거리가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토익, 토플 책이 아닌 다른 영어 책들은 어떤 책들일 까요?



영어공부 방법론 서적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등 이런 책들 혹시 보지 않으셨나요? 예전에 “영어 공부 xxx 하지 마라”라는 책이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영어 공부 방법론 책입니다. 이 영어공부 방법론 책 과연 영어학습자에게 도움이 되는지 궁금하지 않으셨어요?


간단히 말해보자면 사 람마 다다르지 않을까 합니다. 약간 무책임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이 방법론 자체가 결국 일반론이 아닌 책을 쓴 사람의 경험이 녹아 들어간 방법론이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때 다 달랐던 각자의 공부방법이 있듯이 영어에도 각자에게 맞는 공부 방법이 있다고 강하게 믿습니다.


첨언은 할 수 있는데, ‘공부에 왕도가 없다’라는 말에는 적극적으로 동의하나 방향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상한 방향으로 길을 계속 걸어가면 이상한 곳에 와 있을 수 있는 거죠. 많은 영어공부 방법론 책이 있지만 그 방법론이 다 나에게 맞는 방향을 제시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틀리지 않는 방향을 제시하는 방법론 책은 일반적인 얘기만 할 확률도 많습니다. 그 책에 나와있는 방법들을 도전해보지만 그게 절대적인 방법은 아니기 때문에 본인과 맞지 않다고 생각하면 즉각적으로 바꾸시면 됩니다.



패턴 정리 서적

30일에 끝내는 동사 패턴 / 100개 문장 패턴 완벽 정리 등 패턴을 정리한 책들도 있습니다.

영어에서 변화가 가장 심한  것 중 하나인 동사와 전치사를 같이 묶어서 그 패턴을 외우게 하는 책도 있고, 문장을 외워서 패턴을 정리한 책들도 있습니다. 두 가지 유형 중 그래도 문장을 외우는 게 동사와 전치사/부사 패턴을 외우는 것보다는 낫다고 봅니다. 


말을 한다는 것은 하나의 생각을 주어, 동사, 목적어 등을 사용해서 문장을 완결하는 것이 실제 언어를 사용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지, ‘동사+전치사’의 패턴만 외운 상황에서 주어와 목적어를 생각해야 하고 연결하는 건 비효율적인 메커니즘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문장을 외울 때에도 한 문장만 외우는 것이 아니라 두 명이 대화하는 문장을 외우는 것이 더 좋습니다. 에세이나 논문에 들어간 문장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의 좋은 회화 문장을 암기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두 사람의 대화를 다 외우는 것이 context를 다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며 이 역할 저 역할 다 해볼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하고요. 


위에서 제가 문장을 외우는 것은 좋다고 했지만 문장 패턴을 외우는 것이 좋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패턴이라는 게 문장의 5 형식이라는 것 외에 영어 문장 패턴이라는 게 존재하는 지 일단 저는 궁금합니다. 물론 주어와 동사는 선제적으로 나오지만 그 외에 문장의 목적어 수식어 등은 후술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그 후술 되는 형태는 임의적이고 자유로워 굳이 그 패턴이라는 걸 외워야 하는 지 궁금하고요. 


영어 실력이 늘다 보면 어떤 목적어를 설명하고 나서, 그 뒤에 관계대명사를 붙인다던지 아니면 분사로 설명한다던지 자기도 모르게 계속 계속 뭔가를 덧붙여나가는 상황을 겪습니다. 즉, 단어와 기본적 문법이 받혀준다면 내가 원하는 형태로 문장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데 굳이 패턴을 외어야 하는지 개인적으로는 의문점입니다.



어린이 영어 동화책

영어 방법론도 아니고 시험 서적도 아닌 제 기준에 좋은 영어 교재가 있습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영어 동화책입니다. 영어 동화책은 일단 영어 초보자에게 유리합니다.


영어 표현이 쉽습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책이기 때문에 책의 주제가 추상적이거나 어려운 개념이 들어가고 그 개념을 활용하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내용은 쉬어요. 단지 그 표현이 오히려 더 생소할 수는 있겠지만 단어나 표현만 알고 나면 이해가 바로 되거든요.


또한 책의 대부분의 문장 표현 자체가 인물들의 행동을 묘사하고 있고, 그 묘사하는 표현들이 실생활에 바로 적용 가능한 표현들이라서 좋은 영어 표현들이 쌓여있는 보물창고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스토리가 쉬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에 모로는 문장 표현이 나와도 일단 넘어가고 책 읽는 재미도 생겨서 성취감도 주기 때문에 영어 초보자들에게 더 유리하지 않을까 해요. 


영어 동화책에 나오는 문장들만 지속적으로 외우고 나간다면 초보자들이 중급자로 올라서는데 더 효율적인 경로를 제공하는 게 아닐까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지금 실제로 제가 이 방법을 제 아내에게 활용하고 있는데 효과가 있어요. 토익을 공부할 때는 졸리다고 하는데 같이 영어 동화책을 읽어나갈 때는  재미있어하며 책을 더 오래 붙잡고 있어요. 제 아내는 일본어를 공부한 친구라 이제 영어를 직장인의 숙명으로 다시 공부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해야죠.  먹고살아야 하니….



영어 매거진

영어 스터디 모임 공고를 들여다 보면 이코노미스트 스터디 모임 혹은 영어 신문을 가지고 공부하는 모임들이 꽤 있습니다. 이런 스터디 모임들이 사용하는 영어 매거진은 공부 교재로 어떤 장점들이 있을까요?


보통 영어 매거진 중 많이 선택하는 잡지는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입니다. 많은 분들이 고급 교재로 활용하는데 사실 만만치 않은  주간지입니다. 일단 나오는 단어는 영국 사람들이 많이 쓰는 단어와 표현이 많으며 기사에 채택된 단어 역시 수준이 높습니다. 

또한 문장의 설명 메커니즘이 영어적 표현이긴 하지만 직설적이기 보다는 간접적 서술도 꽤 있고요. 이코노미스트를 읽다가 다른 경제지인 ‘파이낸셜 타임스’나 ‘월스트리트 저널’을 읽어보면 같은 주제지만 내용이 더 쉽게 이해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문장에 함의를 담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그 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철학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럼 이코노미스트나 파이낸셜타임스 등 그 해당 분야의 좋은 영어 매거진을 읽다가 보면 자연스레 해당 분야의 배경지식이 많이 쌓입니다. 세상을 떠도는 가치 있는 정보의 80% 이상은 영어라고 보셔도 무방한데 그 가치 있는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경로인 거지요. 


두 번째로는 고급 어휘나영어적 사고 프레임에 자주  노출됩니다. 위에 언급한 이코노미스트나 파이낸셜 타임스의 기사들은 고급인력이 고쳐 쓰고 고쳐 써서 뽑아낸 간결하고 효율적이고 명확한 문장들로 쓰여 있습니다. 이런 문장들을 외울 필요는 없지만 사실 외우지 않는 걸 추천합니다. 초기에는 의욕적으로 외우지만 나중엔 지쳐서 보기 싫어지니까요. 차라리 계속 읽으면서 좋은 표현과 고급 어휘에 노출되면서 글을 써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글을 쓰다 보면 자연스레 눈에 익었던 단어들과 표현이 문장에 올라오거든요. 


다양한 문장과 고급 어휘를 늘려가는 건 영어 실력을 지속적으로 늘려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언어라는 건 내 생각을 전달해주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나의 생각을 shaping 해주는 framework이기도 하거든요. 영어로 의사소통할 때 쓰는 내 도구가 좋은 성능을 가진 도구가 아니라면 나이에 비해 더 유아적인 방식으로  의사소통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영어로 말할 때 답답함을 느끼는 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답답한 경우가 아니라 대부분 무슨 단어를 써야 하는 지 몰라서 답답한 경우가 많거든요. 이 외에도 많은 영어 관련 서적이 있습니다.

대략적으로 영어 관련 책들이 뭐가 있는 지, 그리고 그 책들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장점들을 적어봤는데 읽어보시고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영어이야기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