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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과장 Dec 12. 2017

'스타트업 생존의 기술'을 읽고

전직 스타트업 CEO인 표철민 대표가 10년간 회사를 이끌어간 얘기를 풀어낸 책이다.

이런 책은 대형서점에 가면 자기계발 쪽이나 창업 섹션에 가보면 많이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이 다르게 다가오는 이유는 하나 있다. 그의 이야기지는 진짜 창업과 스타트업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의 회사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네이버 같은 IT 공룡들에게 인수되지 않았다. 


그리고 인수 뉴스는 검색이 되지만 인수 금액이 얼마였는지는 구글에 나오지 않으니 소위 말하는 대박인지 중박인지 알 길도 없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이 사람이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감내해야 했고, 그 감내해야 하는 어려움이 사실은 대부분의 스타트업 회사들에게 펼쳐지는 일상이라는 것이다. 


그 동안 독서모임에서 창업이나 스타트업 관련해서 읽었던 책인 zero to one이나 스탠포드 스타트업 노트 등 스타트업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에 가까운 회사의 창업담이나 경영 이야기 등이 등장한다. 그런 책들을 읽으면서 느낀 건 이런 경우는 희박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 책들을 쓴 저자들은 지금 스타트업에 들어가는 나이대의 사람보다 먼저 그 시장에 선점할 기회를 얻었다.


 물론 그 시대의 엄청난 경쟁에서 살아남았으니 번영을 누리고 있을 것이다. 이런 회사들 혹은 이런 책만 보면 정말 스타트업이라는 게 눈에 안 들어오다 표쳘민 대표의 몸으로 부딪혀 살아남은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역시 스타트업은 어려운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스타트업 경영에 관한 조언이 담겨있는 책의 중반부 보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이야기 그리고 본인의 모든 것이 담긴 회사를 매각 등 정리하는 이야기와 멤버들 이야기가 담긴 부분 마지막 부분이 더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스타트업은 사람에서 시작하고 사람에서 끝난다라고 이야기 한다. 표철민 대표 역시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풀어놓는다. 특히 같이 어떤 사람들과 창업을 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은 귀담아 들을만 하다. 상호간에 신뢰가 두터이 쌓인 사람, 실력이 있는 사람, 나와 의견이 다르지만 한 팀으로 융합될 수 있는 사람. 


나 역시 지금처럼 답답할때 아무나 만나서 뭔가를 시작하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일단 아무나 만나기도 쉽지도 않고, 누군가에서 소개받아도 사실 서로 이 사람이 나랑 맞을지, 아니면 어느 정도 실력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같이 일을 해보는 경우가 가장 정확하지만 회사에 같이 있지 않는 한 그것도 쉽지 않다. 


최근에 든 생각은 회사에 있었을 때, 창업 경진대회나 아니면 해커톤 같은 프로젝트에 더더욱 적극적으로 참가했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들지만 역시 지나고 나서 하는 생각은 큰 의미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밴쿠버에서 참석해본 해커톤은 좋은 기회였다. 어떻게 팀을 꾸려나가는지, 여기도 말만 늘어놓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그의 이야기 중 마지막 즈음에 있는 문장 하나가 크게 와 닿았다. “바로 내 주변사람들의 합이 곧 나의 모습”이라는 말인데 틀린 말이 하나도 생각한다. 주위에 같이 일을 해볼만한 사람을 못 찾는다던지, 같이 해보고 싶은 사람을 설득하지 못한다던지 결국 다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말해주는 지표일 뿐이다. 답은 내가 더 움직이는 것 이외는 현재 내가 서있는 곳에서 빠져나오게 해 줄 방법은 없을 것이다. 


회사를 나갈까 말까 고민하는 현재 30대 후반에 있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 한다. 50대에 들어서야 접할 수 있는 경영인의 시각을 50대의 관점에서 풀어쓴 이야기가 아니라 젊음과 열정이 담긴 20대의 이야기이다. 1940~50년대 대기업 창업자가 아니라면 그마저도 대부분의 책에서 신화처럼 포장된 이야기가 아닌 진짜 젊은 창업자의 울고 웃은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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