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를 선택할 수 있다면

이상혁, 열 번째 이야기

by 이상혁

안정적인 직장에서 퇴사를 결심하고 세계여행을 떠난지 삼 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후회를 안고 일상생활로 돌아간다. 우리는 흔히 무언가를 선택하고는 그때 다른 선택을 했었더라면 하며 그날의 선택을 후회하곤 한다. 하지만 반대의 선택이었다면 어땠을까. 세계여행을 꿈 꾸지만 향후 경력 단절이 무서워 꿈을 접은 채 살아간다. 그러고는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도전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살아간다. 이 역시 후회하기는 마찬가지다.


후회를 인생에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안고 사는 우리가 큰 선택을 앞두고 하는 행동은 조언을 구하는 것이다. 적어도 나보다는 오래 살았다거나 경험이 많은, 혹은 이미 겪어 본 사람의 조언. 혹자는 남의 말은 듣지 말라고 말하지만 이것은 조언을 그저 조언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말이다. 이들은 내가 하려던 선택과 반대 의견을 들을 경우 크게 흔들린다. "그거 내가 알아봤는데 어렵겠더라." 혹은 "내 지인이 하는 거 보니 안 되겠더라."와 같은 카더라 조언자를 만났을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이들에겐 조언 속에서 참된 조언을 구분하는 안목이 필요할뿐더러 가족이 아닌 이상(혹은 가족이라도) 조언자는 결코 내 인생을 책임져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간혹 가다간 마치 내 인생을 책임져주기라도 할 듯 본인의 조언과 다른 선택을 할 경우 어차피 듣지 않을 거면 뭐하러 조언을 구했냐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으니, 이거 조언을 구하는 일도 참 쉬운 게 아니다.


하여 "조언은 그저 조언일 뿐이지."하며 조언과 별개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결단력이 필요하다. 살아온 환경이 모두 다른 세상 속에서 그에게는 끔찍한 경험이었을지라도 나에게는 버틸만한 어려움일 수 있지 않은가.


결국 선택과 책임이다. 시도조차 않거나 혹은 힘든 시기를 버티지 못하고 포기하는 것은 내 선택이며, 훗날 다가올 다른 미래는 내가 감당해야 할 책임이다. 하지만 꼭 그렇게 포기했다고 해서 후회할 필요는 없다. 넘어져서 생긴 상처는 서서히 아물 것이고 그걸로 하여금 더욱 단단해지기에.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가끔은 뒤돌아 볼 줄도 아는, 우리는 그런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죽기 전 해보지 못한 것에 후회가 남을까 아니면 실패한 것에 후회가 남을까.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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