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가치가 행복이라면

이상혁, 여덟 번째 이야기

by 이상혁

하루는 직장 동료를 집에 태워주던 중 이직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먼저 질문을 던진 쪽은 나였다. "OO 씨는 언제까지 이 회사에 다니실 생각이세요?" 조만간 퇴사를 생각해서인지 다른 사람의 생각이 궁금했었다. 그분은 약간 머뭇거리시더니 이내 입을 떼셨다. "조금 어리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저는 조금 다니다가 돈 많이 주는 곳 있다면 거기로 갈 거예요." 예전의 나라면 어떻게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나는 그분의 말에서 어리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추구하는 가치가 뚜렷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멕시코에 오기 전 정착금을 모으고자 야간 세차장 알바를 한 적이 있다. 나는 사장님과 차 한 대를 같이 닦으며 내 미래 계획에 대해 신나게 떠들기 시작한다. "사장님! 저는 멕시코에 가서 3년 동안 여자 친구도 안 만들 거고요. 사고 싶은 게 있어도 하나도 안 사면서 최대한 아끼고 3년 안에 1억 모으는 게 목표예요!" 그렇게 내 말을 들으시던 사장님은 한껏 들떠있는 나를 보시더니 한 마디 하신다. "왜 그렇게 사는데?"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그렇기에 돈을 좇았다. 돈이 없으면 불행할 것이고, 많아야 행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한 것도 사실이다. 다행인 것은 해외에 살기 시작하고부터 예상치 못한 많은 일을 겪으며 돈과 행복을 구분할 수 있는 안목이 생겼다는 것이다.


인생에 가장 중요한 일 순위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건강, 누군가에게는 명예 혹은 돈이 될 수 있다. 인생의 시기에 따라 그리고 환경에 따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달라진다고 믿는다. 나 또한 돈을 좇다 지금은 '현재의 행복'을 좇지만 언젠가는 명예를 좇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현재의 행복'이라고 표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처음에 행복은 멀리 있다고 생각했다. 일상 속 행복에 감사할 줄 몰랐고, 언제가 될지 모르는 먼 미래에 이상적인 목표를 세워둔 채 비록 현재의 내가 행복하지 못할 지라도 그날에 행복할 나를 위해 당장은 희생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살다 보니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나는 계속해서 현재를 살고 있는데. 그 미래의 나 역시도 현재를 살고 있을 텐데. 그렇다면 내가 그토록 바라는 행복은 언제 오는가.


결국 미래라는 것은 현재의 반복이다. 현재를 희생하여 불행을 감수하고 미래의 행복만을 좇기엔 막연한 현재가 두렵다. 현재의 나에게 충실하며 가까운 미래 혹은 먼 미래를 계획하며 살아가는 것이 조금이나마 권태로운 일상 속 작은 일에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행복은 늘 현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