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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Agile

무엇이 나를 살아있게 만드는가 — 시들함에서 활력으로

우울함과 무기력은 단일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by 이상현

“요즘 왜 이렇게 무기력하지?”

해야 할 일은 알고 있고, 특별히 힘든 일도 없지만 마음이 잘 움직이지 않습니다. 어쩌면 당신도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딱히 우울한 건 아닌데, 그렇다고 충만하지도 않은 상태.

심리학자 코리 키스(Cory Keyes)는 이 애매한 상태에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시들함(languishing)입니다.


시들함 - 아프진 않지만 살아있는 느낌도 없는 상태

Keyes는 정신 건강을 단지 질병의 부재로 보지 않습니다. 그는 완전한 정신 건강(complete mental health)을 위해선 세 가지 기능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정서적 웰빙: 기분이 좋고, 삶에 즐거움이 있는가

심리적 웰빙: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감각이 있는가

사회적 웰빙: 의미있는 관계와 소속감이 있는가


이 세 가지가 모두 작동하고 있을 때, 우리는 flourishing 상태에 있습니다. 반대로, 질병은 없지만 이 기능들이 꺼져 있다면 languishing, 시들어 있는 상태라고 봅니다. 셋 중 하나만 무너지더라도 우리는 쉽게 시들해집니다. 그리고 회복에는 단순한 기분 전환이 아닌, ‘삶의 방식 자체’를 재설계해야 합니다.


왜 우리는 자꾸 시들어갈까

Keyes가 강조한 통찰 중 하나는 이것입니다. 시들함은 단지 개인의 의지나 습관 문제만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활력을 설계하지 못한 구조의 문제라는 점입니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자동으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매일 밥을 먹고 잠을 자듯, 정신의 활력도 관리되고 길러져야 하는 영역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조직은 이것을 '개인의 몫'으로 남겨둡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시들어갑니다. 일은 버텨내지만, 점점 무뎌지고, 이전보다 더 공감하지 않고, 더 창의적이지 않고, 더 관계를 피하게 됩니다.


시들함에서 벗어나려면?

이 책이 강조하는 회복의 5가지 비타민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배움 – 기술 습득하고 다른 사람을 뛰어 넘기 위한 배움이 아닌 이전과 다른 사람이 되고, 자신을 새롭게 정의하고, 능력을 확장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

2. 관계 – 양보다 질에 초점을 맞추고, 내가 누군가에게 중요한 사람이라는 대인존재감을 통해 사회적 기여감을 만드는 것

3. 영성 – 받아들이고 연결되는 내면의 힘

4. 목적 – 타인과 세상에 기여하는 삶

5. 놀이 – 일상을 벗어난 순수한 즐거움


우리는 이 요소들을 ‘의도적으로’ 삶 속에 설계해야 합니다. 문제는 이게 혼자서는 정말 어렵다는 거죠. 뇌는 기존의 익숙한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관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입니다.

Keyes는 시들함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의미 있는 감정의 회복

자기 삶을 바꿔보겠다는 주도감

사회적 연결 속에서의 지지와 반영

이건 단기간의 휴식이나 셀프 케어만으로는 회복되기 어렵습니다. 이건 구조의 문제니까요.

그러니까 우리가 필요한 건 회복을 설계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그 구조는 한 사람의 노력보다는, 함께 실험하고 실수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공동체 안에서 훨씬 더 잘 작동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저는 최근 이 내용을 읽으며, 제가 코치로 참여하고 있는 프로그램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AC2(Agile Coach Squared)라는 3개월간의 교육 과정입니다.


AC2는 단지 '성장하자'고 외치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구조를 바꿉니다.

내가 왜 같은 문제를 반복하는지 인식하게 만들고,

함께 훈련하며 일과 삶의 행동 패턴을 바꾸고,

과정 이후에도 연결되는 공동체 안에서 그 변화를 지속할 수 있게 합니다.


많은 참가자들이 처음에는 ‘퍼포먼스를 높이고 싶어서’ 왔다가, 돌아갈 때는 ‘내가 다시 살아난 것 같다’고 말합니다. 교육이 끝난다고 헤어지는게 아니라 커뮤니티에 속해서 계속해서 영감을 얻고, 배우고, 관계를 맺고 비타민을 채우게 됩니다.


시들함이란 이름을 붙이면, 이제 그 상태에서 빠져나올 출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출구는 혼자 있는 방이 아니라, 함께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일 가능성이 큽니다.

혹시 당신도 시들함과 활력의 경계에서 길을 찾고 있다면, AC2가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기수는 8월 19일 공식적으로 시작하며, 정원이 거의 찼고 이제 10석 남짓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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