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PM 신병 훈련소의 기록

라이킷 11 댓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이상현 Aug 19. 2022

진정성이라는 최고의 전략

[코드스테이츠 PMB 13기] | '와이즐리'의 그로스 마케팅 전략 분석

출처 : 와이즐리컴퍼니 팀 블로그

와이즐리컴퍼니는 2017년 설립된 D2C 종합 생활용품 구독 플랫폼이다. 면도기/면도날 구독 서비스로 시작해 최근 두피케어, 스킨케어, 영양제 등 생활용품 전반으로 상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나 역시 면도기를 통해 와이즐리를 처음 접했다. 면도하다 목에 생긴 상처로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추천을 받아 처음 사용하게 됐다. 그렇게 한 1년 잘 쓰다가 경쟁 업체인 L사 제품으로 갈아타게 됐는데, 절삭력이 좋지 않아 면도가 깔끔하게 되지 않는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나중에 와이즐리를 추천했던 지인과 다시 만나 오히려 이번엔 내가 L사 제품을 추천했는데, "한 번 다시 써봐. 와이즐리 많이 좋아졌어"라는 답변을 들었다. 마침 면도날도 떨어졌던 터라 반신반의하면서 간만에 다시 주문을 했는데, 제품 개선이 체감될 정도로 만족스런 절삭력을 경험했다. 그 이후론 와이즐리 제품에 대한, 제품 개선에 대한 확신을 갖고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

'와이즐리'의 그로스해킹(Growth Hacking)

1. 가격 인하가 아닌 '가격 파괴'

와이즐리는 최근 전 품목 가격을 43% 인하했다. 놀라운 점은 이것이 일시적인 가격 할인이 아니라, 영구적인 가격 인하라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어떻게 이런 정책이 가능했을까?

와이즐리 플라이휠 | 출처 : 와이즐리

유통비 절감과 이를 통해 형성한 저비용 구조가, 와이즐리가 고객 만족을 통해 잠재 고객을 '입소문 효과를 내는 핵심 고객(Referral)'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핵심 기반이다.

와이즐리의 철학은 '정직한 가격에' 프리미엄 생활용품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와이즐리는 D2C 모델 채택을 통해 유통비, 광고비 등 제품 자체와 관계없는 비용을 최소화했다. 이를 고스란히 제품 개발 등 고객 경험 개선에 재투자 했고, 만족한 고객의 재구매와 추천이 일어나면서 다시 마케팅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선순환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2. 악플에 제품으로 보답하는 방법

와이즐리는 작년 재밌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기존 제품에 불만을 남겼던 고객에게, 신제품 'Wisely Pro' 제품 키트를 증정하는 것이었다. 또한 제품 패키지에 고객이 남겼던 피드백과 함께, 느꼈던 아쉬움을 해결해주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캠페인 자체도 신선했지만, 와이즐리가 자사 제품에 갖고 있는 자신감과 고객에 대한 책임감을 엿볼 수 있는 액션이었다고 생각한다.

제품에 대한 비판은 물론 고통스럽지만 가장 솔직하고 소중한 피드백이기도 하다. 해당 캠페인은 '당신의 아쉬움을 해결했으니 분명 이번엔 만족할 것이다'라는 확신과, 비판을 남기고 떠났던 고객도 결국 와이즐리의 고객이라는 책임감이 있기에 진행할 수 있었던 고객 집착의 산물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기존 제품에 불만족했던 고객의 신제품 만족도가 90%에 달할 정도였고, 해당 캠페인을 통해 2만명의 고객을 다시 와이즐리로 돌아오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3. 정직함과 진정성을 강조하는 랜딩페이지

2018년 와이즐리 페이스북 카드뉴스 | 출처 : 와이즐리 페이스북 페이지

와이즐리가 처음 주목을 받은 것은 2018년 페이스북 카드뉴스를 통해서였다. '남성 소비자들은 평생 속고 살았다'는 굉장히 자극적인 슬로건이 가장 기억에 남지만, 단일 게시물로 ‘좋아요’ 5만 개, 댓글만 2만 9천 건에 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진정성'에 있었다. 원가가 판매가의 5%도 안 되는 면도날을 아껴쓰고 있는 소비자를 위해 '불합리한 시장을 바꿔보겠다'는 메세지가 통한 것이다.

와이즐리 랜딩페이지를 살펴 보면 이러한 기조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기능보다는 와이즐리가 고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가치'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다. 비합리적인 유통 구조에 기인한 가격 거품을 제거해, 낮은 가격에 좋은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와이즐리의 철학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랜딩페이지를 구성했다. '정직함'과 '진정성'이라는 와이즐리만의 차별화된 특성을 소비자에게 인식시킴으로써, 면도기가 아닌 '와이즐리'라는 브랜드를 구매하고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