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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현 Aug 18. 2022

어떤 색의 바다로 뛰어들 것인가

[코드스테이츠 PMB 13기] | '발란'으로 알아보는 시장 조사




레드 오션이나 블루 오션 같은 단어는 경영/경제 용어임에도 크게 낯설지 않을 만큼,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단어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레드 오션은 경쟁률이 높고 치열한 시장을, 블루 오션은 경쟁이 거의 없는 새롭고 독창적인 시장을 의미한다. 


이 두 가지를 조합한 퍼플 오션(Purple Ocean)이라는 용어도 있는데, 기존의 레드 오션에서 발상의 전환을 통하여 만든 새로운 가치의 시장 혹은 그러한 경영 전략을 뜻한다.


오늘 분석해 볼 명품 판매 플랫폼 '발란'은 과연 어떤 색의 바다를 헤쳐나가고 있는지 열심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발란의 직접적인 시장 규모는?


1) 국내 명품 시장


먼저, 국내 명품 시장은 약 17조 원 규모로, 세계 7위의 거대한 시장이다. 2020년 성장세가 약간 주춤했지만, 같은 기간 시장 규모가 20% 가까이 줄어든 *글로벌 명품 시장에 비하면 오히려 선방한 셈이다.

(*글로벌 명품 시장 규모 : 2019년 약 3,544억 달러 -> 2020년 약 2,869억 달러)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 먼저 '보복 소비'의 여파다.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인해 억눌렸던 스트레스를 명품 소비로 해소하는 것이다.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면서 여행 경비로 지출될 금액이 명품 구매에 사용된 영향도 있다. 


두 번째로 'MZ세대'. 명품 구매를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가치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 MZ세대의 성향이 비대면 소비 트렌드와 결합해 명품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그런데 국내 명품 시장 리서치 도중, 발란의 직접적인 시장 규모를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으로 좁혀서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큰 이유는 국내 명품 시장 고객의 소비 행태 때문이었다. 


오픈서베이의 <명품 쇼핑 앱 트렌드 리포트 2021>에 따르면, 명품을 구매하는 고객 10명 중 6명은 여전히 오프라인 채널에서 명품 브랜드를 구매한다. 구매 채널 또한 백화점 > 아웃렛 > 대기업 쇼핑몰 > 명품 전문 쇼핑몰 >면세점 순으로, 여전히 오프라인이 명품 구매의 주요 채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2)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의 규모는 2021년 기준 약 1조 7천억 수준이다. 아직 전체 명품 시장의 10분의 1 수준이지만, 이커머스 시장의 확장과 명품 전문 쇼핑몰들의 인지도 증가 등에 힘입어 성장세는 오히려 더 가파르다. 신세계 등 오프라인 구매 채널을 선도해 온 대기업들과 '무신사'와 같은 패션 커머스 플랫폼들도 속속들이 온라인 명품 시장에 참전하고 있다.


나 역시 그동안 명품이나 향수,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구입할 때 주로 백화점이나 아웃렛을 이용했지만, 최근 발란이나 신세계의 'S.I.VILLAGE'등을 통해 구매하는 빈도가 늘었다. 이유를 생각해보면 오프라인 매장까지 가기가 번거롭다는 점이 가장 큰 것 같다. 온라인으로 후기나 사진을 확인하고 바로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도 많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MZ세대가 새로운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발란의 잠재적인 시장 규모는?



1) 국내 중고 명품 시장


언뜻 아주 동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명품 시장은 잠재적으로 중고 명품 시장과 많은 부분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는 명품을 구매할 때 상품과 함께, '브랜드'라는 가치를 구매한다. 특히 MZ세대의 경우 소비 행위 시 자신의 신념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미닝 아웃' 소비를 지향한다. 자신의 가치와 신념에 부합하는 제품과 서비스, 브랜드를 구매하는 것이다. 그래서 신품이냐 중고품이냐보다 (상품에 유의미한 훼손이 없다면) 내가 어떤 브랜드를 가지게 되느냐에 더 가치를 두게 된다. 뒤에 설명하겠지만, 발란의 경쟁 플레이어 트렌비는 중고 명품 판매 대행 '트렌비 리세일' 서비스를 론칭해 1년 만에 1000% 이상 성장하는 등 이미 시장의 가치를 확인했다.



중고 명품 온라인 거래 현황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에 따르면 국내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약 4조 원 규모이며 이 중 명품에 해당하는 럭셔리 중고 패션이 4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이미 1조 6천억 원에 가까운 시장 규모에 샤넬,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빠르게 중고 명품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발란의 경쟁업체는?


현재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내 발란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트렌비', 그리고 '머스트잇'이다. 오픈서베이가 제공한 리포트에 따르면 3개 플랫폼의 이용자들 모두 이용 경험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며, 그들이 제공하는 감성적 이미지 역시 거의 유사하다고 한다. 공통적으로 ‘트렌디한/유행을 선도하는’, ‘신뢰할 수 있는’, ‘고급스러운/세련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위 공통점 외 각 플랫폼의 차이점과 '트렌비'와 '머스트잇'만이 갖고 있는 특장점을 위주로 분석해보려고 한다.



1) 트렌비




트렌비 앱을 이용하던 중 바로 눈에 띄었던 것은 '트렌비 리세일' 기능이었다. 구매뿐 아니라 개인이 중고 명품을 판매할 수 있는 카테고리를 추가해 비즈니스를 확장한 것은 타사와의 확실한 차별점으로 보인다. 트렌비가 직접 상품을 수거하고 홍보에서 판매, 입금까지 거의 전 과정을 담당해 절차가 번거롭지 않다는 것도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단, 고가를 지불하고 구매했을 명품 특성상 적절한 가격, 정확히는 '판매자가 적절하다고 인식하는 가격대'로 견적을 받고 판매할 수 있는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트렌비' 앱 내 화면


또한 다른 플랫폼 대비 '이용이 편리하다'는 답변의 비중이 높았고, 이를 반영하듯 MAU 증가세가 가장 가파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명품 플랫폼 MAU 비교



2) 머스트잇




머스트잇은 타사 대비 앱 설치자의 10대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10대 남성 고객의 증가율이 가장 컸다고 하는데, 본인을 가꾸는 데 과감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 남성이 증가하면서 명품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이 줄어든 것이 주원인으로 보인다. 다만 10대의 경우 3050 소비자보다 구매력이 낮아 객단가 또한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30대 이상의 고객층의 유입을 늘리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머스트잇의 영업이익이 3사 중 가장 낮은 것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온라인 명품 쇼핑몰 설치자 연령대




시장의 잠재 고객군은?



| '가치소비'에 거리낌이 없는 10대 '그루밍족'



그루밍족 관련 설문조사 결과. 출처 : 잡코리아



'VIB'라는 신조어가 있다. '매우 소중한 아이(Very Important Baby)'의 축약어로, 낮은 출산율로 '한 명만 낳아 잘 기르자'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아이를 위해 고가의 소비도 마다하지 않는 부모 혹은 그런 현상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10대들의 구매력이 과거보다 상승했고, 기껏해야 30~40만 원 대 노스페이스 패딩에 만족했던 10대들은 가디건 한 장에 100만 원 이상하는 톰브라운, 몽클레르 등의 브랜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


거기에 외모를 가꾸기에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는 남성 그루밍족, 특히 10대 남성 그루밍족이 늘어나면서 이미 뷰티업계에서 10~30대 남성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그렇기에 빠르면 5년, 늦어도 10년 후부터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 잡을 10대 그루밍족을 타겟으로 선정해, 타 플랫폼보다 나은 고객 경험으로 그들의 'First Pick'을 선점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채널은?



1) 3050 직장인 커뮤니티


구매력을 갖춘 것은 물론이고, 쇼핑이나 명품 구매에 대한 의지는 있으나 시간적/체력적 제약으로 오프라인 채널 방문을 망설이거나 꺼리는 직장인 커뮤니티가 있다. 현재 명품 시장의 주 타겟층이기 때문에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 신도시 지역 맘카페


일산, 동탄과 같이 소득 수준이 높은 신도시 지역의 맘카페를 모니터링하며 고객 니즈를 확인할 수 있다. 살림, 육아를 포함해 다양한 정보 공유의 목적으로 개설된 카페들인 데다, 지역 특성상 일정 수준 이상의 구매력을 보유한 유저의 비율이 높을 것이므로 니즈 파악에 도움이 될 것이다.



3) 유튜브/인스타그램


그 외에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의 매체를 통해 자사와 경쟁사의 고객 리뷰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고객센터 내의 VOC나 유저 리서치를 통해서 고객 니즈 파악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마치며



예상했던 것보다 또 과제 퀄리티가 좋지 않다..! 느낀 점은 시간적인 여유를 좀 더 두고 '앱을 많이 써봐야겠다'였다. 이번에 자료 조사와 함께 3사의 앱을 요리조리 써보면서 UX/UI 측면에서 고민을 해보다 보니(아직 아는 바는 많이 없지만), '이 버튼은 왜 여기에 배치를 했지', '화면을 이렇게 보여주니까 불편하네(거지같네)' 같은 감상이 떠오르기도 했다.


이것을 인사이트로, 또 과제로 풀어내려면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한다..! 시간을 더 투자하려면 남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 금요일과 주말 사이 어떻게 시간을 활용하면 좋을지 고민해봐야겠다.


또 오픈 서베이 리포트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명품을 단순히 '나'를 위해서 사는 것으로만 좁혀서 생각했는데, 가방이나 가죽 잡화의 경우는 선물 용도로 구매하는 비중도 꽤 높았다. 이런 관점을 힌트로 삼아서 제품을 더 말랑말랑하게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겠다. 




*코드스테이츠 PMB 과정을 수강하며 과제로 작성한 내용입니다. 사실과 다르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자유롭게 피드백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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