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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상익 Jan 23. 2019

(서평)『로비스트의 신화가 된 여자』강귀희 지음

초대 미스코리아 로비스트

로비스트의 신화가 된 여자 / 강귀희 저 / 문예당 /이원종 서평


친구가 '이런 사람도 있구나'하는 생각으로 읽어보라고 권해준 책이다. 맨 앞장에 친필 사인까지 받은 걸 보니 직접 받은 책인 것 같은데, 언제 어디서 어떤 인연으로 책을 받게 되었냐는 물음에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초대 미스코리아라는 경력으로부터 '선택받은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삶을 들여다보면서 그간 지나온 삶의 굴곡의 폭 또한 그만큼 컸던 것을 알수 있었다. 저자는 미스코리아로 선발이 되었으면서도 많은 재산가와 권력자들의 청혼에 응하지 않고 진심으로 자신을 알아줄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순탄치 않은 결혼생활을 하다가 결국 두 번의 이혼을 하게 되고, 그 와중에 베트남 전쟁터에 뛰어들어 사업을 해서 큰 돈을 벌기도 했다. 경제적 자유를 제외한 모든 것을 잃고나서는 37세에 자신을 찾기 위한 세계일주를 했다. 그리고 나서 프랑스에 정착하기로 결론을 내리고 유명 패션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기도 했으나, 그녀가 원했던 이상적인 직업과의 괴리감만을 실감하며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채 나이 40을 맞게 된다.


"거울을 마주 대하기도 어려울 만큼 기분이 가라앉는 것은 40이란 나이에 한창 일을 하기는 커녕 아직 출발선에서 출발도 하지 못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153쪽)



하지만 그녀는 절망하며 주저앉지 않았고, 스스로 실패라고 규정한 인생의 전반기를 성찰하며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그 이후, 프랑스 최초의 한국 식당 '르 서울'을 세우게 되었고, 그로부터 얻은 인맥을 통해 프랑스의 회사와 한국의 건설회사를 연결하는 국제 중장비 사업에 뛰어들었다. 마침내는 10여년의 노력을 통해 프랑스 알스톰 사의 로비 총 책임을 맡아 1994년 프랑스의 '테제베'를 한국의 고속철도사업에 유치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런 인생 후반기의 업적들 역시 모두 순탄치 않는 출발로부터 이루어진 것들이다.

'여자와는 사업을 할수 없다'는 편견을 깨고, 그것도 특히 여자가 전무했던 중장비라는 분야에서 당당히 그 이름을 올려놓았을 정도로, 그녀는 항상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아무리 깊은 절망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의 모든 인생을 다 걸고 덤벼들었으니, 운명도 성공이라는 길을 열어주었나 보다.


나보고 그렇게 피말리는 순간의 연속인 인생을, 죽을 고비를 수십번 넘겨야 하는 인생을 살라고 한다면, 차라리 성공이란 것을 포기하고 싶었을 것 같다. 이렇게 인생 후반의 역전극을 써낸 한 삶을 바라보며, 어쩌면 나는 성공이란 말을 너무 쉽게 입에 담고 있는 게 아닌지 생각해본다. 젊은 나이일수록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인생은 마라톤이다'라는 교훈을 보여준 책을 만나서 반갑다. 마라톤이란 것은 끝까지 해봐야 안다는 뜻도 있지만, 수많은 위기와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을 이겨내야 골인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새로 알게 되었다.





글쓴이 : 이원종

저자이자 독서경영 전문가로 활동 중인 이원종님은 중앙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이지리더 독서경영 연구소 대표와 오간지프로덕션 북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명지대, 한성대, 오비맥주,인천/안산 CEO아카데미 등 주요 기업체 특강 등을 통해 ‘책만이 살 길이다’, ‘독서경영을 바탕으로 한 성공의 길’ 등의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주)세계화전연구소 성공칼럼니스트, YES24 스타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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