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의 인생설계 시스템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의 인생설계 시스템 / 이영권 지음 / 이원종 서평/ 살림
문득 3년 전 이맘 때의 일이 떠오른다. 당시 한 출간기념회에 참석을 했는데, 같이 모인 사람들 중 바둑학과에 막 입학한 학생을 알게 되었다. 바둑이 취미인 나는 말로만 듣던 바둑학과 학생을 만난 것이 무척 반가웠다. 기력이 아마 5단이라고 밝힌 그 학생을 부러워하면서, 앞으로 기회가 되면 종종 가르침을 달라는 부탁까지 했다. 기력이 2급인 나로서는 세 단계의 핸디를 주고(석 점을 깔고) 두어야 그 학생과 동등한 조건이 되었을 것이다. 무려 20년 넘게 바둑을 두어온 내가, 짧으면 1~2년, 길어야 5년 정도 바둑을 공부해왔을 그 학생에게 세 급수나 떨어지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숨길 수 없는 현실이었다. 그렇다면 그 20년이란 시간을 통해 바둑 실력 이외에 무언가 다른 가치를 얻었던 것인가. 그렇지도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남은 것이라곤 오로지 2급이라는 기력 뿐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성공은 시스템' 이라고. 오디오 강의 테잎 한 개만 들어도 누구나 단숨에 빠져들만큼, 성공학에 있어서 최고의 명강사라는 타이틀을 가진 저자는 기회가 될 때마다 사람들에게 이야기했을 것이다. '성공은 시스템이다.'
시스템. System. 시스템이란 말을 안 들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언뜻 듣기에 당연한 것 같기도 한 이 말은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해를 못 하고 있는 말이다. 알면 하지 않을 행동들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IMF가 터지고 그 여파로 힘들어 하던 시절, 1998년 겨울에 나는 신림동의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당시는 우리나라에서 프로 게이머라는 직업을 탄생시킨 '스타크래프트'가 한창 유행을 일으키고 있던 시기이기도 하다. 한번 게임에 중독 되면 빠져나오기가 너무 힘들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자꾸만 게임방법을 묻는 고객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는 '스타크래프트'를 배워야 했다. (사실 이것은 합리화일지도 모른다. 못 이기는 척 즐겼을지도...)
역시나 우려했던 대로 나는 역사상 유례없는 최장수 게임에 빠져들었고, 근무 시간에조차 게임을 하기도 했다. 결국 6개월 정도를 채우고 아르바이트를 그만 두고 나니, 졸지에 취미가 하나 더 늘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초보 수준이라 생각했던 나의 실력이 어느 모임에 가더라도 1,2위를 다툴 정도로 이미 고수가 되어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아주 기본적인 것만 하는데도, 상대는 마치 자멸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게 혹시 져주기라도 하나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 이유는 시간이 더 지나고 나서 알게 되었다. 그 pc방에 주로 오던 고객들 중에는 이후 프로게이머나 게임해설자로 활동하게 된 사람도 있을 정도로, 내로라하는 고수들이 모였던 것이다. 실제로 그 후 유명 프로게이머들의 이름을 내세운 pc방들이 신림동 곳곳에 생기는 것을 봤다. 그들의 게임방식을 자연스럽게 습득했던 나는 왜 별 힘을 들이지 않고도 게임을 지배할 수 있었는지 알것 같았다. 어린 나이에 고수가 된 그 바둑학과 학생도 마찬가지 심정이었을 것이다.
성공은 시스템이다. 우리는 정말로 이 말을 이해하고 있을까. 그 위력을 실감한 적이 있을까. 96년 강릉 잠수함 침투 사건 때, 대부분의 무장공비를 사살했던 특전사 부대는 원래부터 뛰어난 사람들의 집합이었을까. 그때 일반 부대원들은 제대로 조준해서 쏠 정신조차 없었다.
누구는 1년 만에 당구수 300을 치는데, 왜 누구는 몇십년 동안 200의 당구수를 유지하며 줄기차게 당구장을 드나드는 것일까. 저자는 또 다시 말한다.
그냥 열심히 하는게 아니라, 제대로 잘 열심히 해야 한다고.
'제대로, 잘'이 의미하는 것은 당연히 시스템이다. '능력의 차이는 2배, 시스템의 차이는 20배' 라는 말이 그저 과장되게만 느껴지는가?
성공은 시스템이다. 이것은 어느 순간 갑자기 튀어 나온 말이 아닐 것이다. '성실'과 '유능'을 두 기둥으로 하는 저자의 성공철학이 이미 많은 강연과 오디오 테잎과 책을 통해 전파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실천을 못 한채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열심히 살고는 있지만 성공하는 삶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그를 보며 오래도록 숙고한 후에, 바로 이 '시스템의 인식과 실천'이라는 결론이 나왔으리라. 일단 자기만의 시스템에 올라타기만 한다면 그 다음부터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성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1.인생에 가치를 부여하는 시스템이란 무엇인가,
2. 자기만의 시스템을 구상하고 만드는 창의구상력,
3. 시스템을 실행하고 유지하기 위한 실행통찰력,
이렇게 크게 세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중간중간 저자가 여러번 강조해 왔던 목표, 습관, 신뢰, 멘토, 커뮤니케이션 등에 대한 개념 재정립과 더불어 이 책에서 새롭게 제시된 발상, 구상, 창의력, 불확실성, 통찰력, 콘셉트 등의 주제들에 대해 음미해 본다면 각자의 시스템에 큰 힘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몇번 쯤은 시스템 속에서 무언가를 이루어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혹은 시스템에 올라타지 못해서 실패를 겪기도 했을 것이다. 그것이 어쩔 수 없는 강압에 의한 것이거나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에 관한 시스템이었다면, 지속적으로 시스템이 유지되어 성공의 경험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인생과 성공에 있어서의 시스템은 누가 억지로, 대신 만들어 줄수 없다. 자신의 목표에 맞는 '자기만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고 그 유지와 실천도 결국 자기의 몫이다.
한 때는 무언가 결심한 것을 꼭 '매일 지켜야만 하는가'하는 의문을 가졌다. 주말이나 휴일에는 하루 쯤 쉬어주는게 더 인간적인 것 같기도 해서. 하지만 그렇게 하는게 차라리 매일 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는 것을 여러번 경험했다. 그 이유를 저자는 이렇게 밝힌다.
"물론 하루쯤 늦잠을 잔다고, 물건을 구입한다고 하늘이 무너지거나 세상이 끝나는 일은 없다. 그러나 시스템은 무너진다. 한 번 어기기 시작한 약속을 두 번, 세 번이라고 어기지 못 하겠는가." (본문 30p)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여러번 반복해서 습관으로 만드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매일 반복하는 것은 너무나 힘들다. 그래서 생각한 말이 있다. "一休如三退(일휴여삼퇴 : 하루를 쉬는 것은 삼일을 뒤로 가는 것과 같다)" 정 지키기 힘들면 고민하지 말고 하루는 쉬되, 그대신 삼일을 까먹을 각오는 하라는 말이다. 그러면 그동안 해 온것이 아까워서라도 쉬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지 않을까. 단순하지만 누구나 실천하지는 못 하는 성공의 비결을 다시 한번 깊숙이 심어 놓고 되새겨 볼 것이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결심한 일을 꾸준히 실행할 뿐입니다."(본문 241p, "어떻게 그렇게 자기관리를 잘 하십니까? "라는 물음에)
글쓴이 : 이원종
저자이자 독서경영 전문가로 활동 중인 이원종님은 중앙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이지리더 독서경영 연구소 대표와 오간지프로덕션 북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명지대, 한성대, 오비맥주,인천/안산 CEO아카데미 등 주요 기업체 특강 등을 통해 ‘책만이 살 길이다’, ‘독서경영을 바탕으로 한 성공의 길’ 등의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주)세계화전연구소 성공칼럼니스트, YES24 스타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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