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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상익 Feb 28. 2019

(서평)『인생, 너무 어렵게 살지 마세요』

인생이라는 기적

인생, 너무 어렵게 살지 마세요 - 인생이라는 기적 
이태형 지음 / 국민북스/ 이원종 서평



1994년 첫 개봉 이후 22년이 지나 재개봉되었던 ‘포레스트 검프’는 여러 논쟁거리에도 불구하고 종종 삶의 의미와 가치를 일깨워주는 영화로 불린다. 낮은 지능과 신체적 약점을 갖고 태어난 포레스트에게 그의 어머니는 이런 말을 했다.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은 거야. 네가 무엇을 고르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거란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 비례해 공감이 깊어질 만한 말이다. 포레스트가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씩씩하게 헤쳐 나갈 수 있었던 건 현명한 어머니의 가르침 덕분이었을 것이다. 






오랫동안 언론계에 몸담았던 저자는 혜민 스님, 이해인 수녀님, 고은 시인 등 우리 시대의 멘토라 불릴 만한 명사 12명을 인터뷰하여 그들이 말하는 삶의 지혜를 전한다. 이미 시간이 지나서 세상을 떠난 사람도 있고, 지금 이 순간까지 병마와 싸우고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모두 나름대로 행복한 삶이 뭔지, 진정한 사랑이 뭔지 깨달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다들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을 간직한 맑은 얼굴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또 배우고 있습니다. 앞과뒤를 계산하지 않고 자신에게 정직한 사람이 결국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서 앞선다는 것을. (7쪽)





책의 첫 머리에 나오는 말이다. 보통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 깨닫게 되는 이런 말의 뜻은, 결국 정직하게 쌓아온 노력만이 보답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게 조금 빠를 수도 있고 느릴 수도 있다. 원했던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게 되는 보답일 수도 있고, 전혀 생각지 못한 다른 형태로의 보답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포레스트가 신체적인 핸디캡을 안고도 순수하고 정직하게 세상을 헤쳐 나가다보니 어느새 큰 성공이란 행운이 따랐던 것도 영화에 나오는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누군가 기적이라 부를 만한 성과는, 정직하게 열심히 쌓아온 것에 대한 선물처럼 다가오는 것이다. 지금까지 보상을 못 받은 노력이 있다면 분명 수십 수백 배 더 큰 보답으로 돌아올 거라 믿어야 한다. 그래야 계속할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계속하는 것은 힘이 된다, 영화 <잉투기>



혜민스님한테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입니까?" 라고 물었더니, 스님은 0.1초도 주저하지 않고 이렇게 대답했다. 


"바로 내 앞에 있는 사람." 
"그럼 지금은 저네요."
"네." (21쪽)


스님을 인터뷰한 저자는 그의 인생관이나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했을 텐데 정작 스님은 사람이 중요하지 사상이나 생각의 고결성이 더 중요한 것은 아니라 한다. 이 책의 제목인 "인생 너무 어렵게 살지 말라"고 하는 말은 혜민 스님이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다. 그는 30대의 어느 봄날에 갑자기 세 가지를 깨달았다고 한다. 


1. 세상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다.
2.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자신을 좋아해줄 필요가 없다. 
3. 남을 위해 한다는 대부분의 행위들이 실제로는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를 깨닫고 나니까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지를 알게 됐다는 것이다. 나 자신도 주위의 모든 사람을 좋아할 수 없듯이 주위의 모든 사람 역시 나를 좋아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인생을 어렵게 사는 이유는 그런 말이 안 되고 필요하지도 않은 바람 때문이다. 초점을 자신의 행복에 맞추면 싫어하는 사람들도 언젠가는 자신을 좋아하게 될 거라는 조언이다. 





이해인 수녀님은 10년 전에 암수술을 받았고 지금도 여전히 투병중이다. 하지만 사진 속 얼굴은 너무나 맑고 평온해 보인다. 저자는 그녀의 시집 '민들레의 영토'를 읽고 나서부터 오랫동안 수녀님을 만나고 싶어 했다. 그러다가 30년 만에 만나게 되어 인터뷰까지 하게 된 것이다.  수녀님은 그런 얘기를 듣고 나서 사진 한 장을 선물하며 이렇게 얘기했다. 


"뜻을 갖고 계시니까 결국 저를 만나게 되잖아요. 기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작더라도 마음에 품은 뜻이 이뤄지는 것이 기적입니다. 박완서, 김남조, 김광균 선생님은 모두 저의 그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한때, 그런 분들을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대단한 분들이잖아요 그런데 어느 날 이분들을 친구처럼 만나게 되었어요. 그것이 저에게는 기적이었습니다. 순수하게 갈망하고 뜻을 지니면 결국 이뤄지는 것 같아요." (51,52쪽)




진짜 그렇다. 

뜻을 품고 순수하게 갈망하면 결국 이루어진다.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적어도 몇 가지는 이루어진다’고 말하고 싶다. 뜻을 품었는데 안 이루어지는 게 있었다면, 이미 이룬 다른 것들은 잊어버리고 못 이룬 것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분명히 있다.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기적 같은 일이 지금 이 순간 별 것 아닌 현실이 되어 있는, 그런 일이. 






글쓴이 : 이원종

저자이자 독서경영 전문가로 활동 중인 이원종님은 중앙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이지리더 독서경영 연구소 대표와 오간지프로덕션 북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명지대, 한성대, 오비맥주,인천/안산 CEO아카데미 등 주요 기업체 특강 등을 통해 ‘책만이 살 길이다’, ‘독서경영을 바탕으로 한 성공의 길’ 등의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주)세계화전연구소 성공칼럼니스트, YES24 스타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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